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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포인트] 미끼, 구사일생, 그리고 부산행 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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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엔투스의 KeSPA컵 4강을 이끌어낸 '미끼' 박상면 선생(?).
안녕하십니까.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입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2015(이하 롤드컵)가 끝나고 난 뒤 리그 오브 레전드 팬들은 잠시 심심하셨을 겁니다. 1년 농사를 마무리짓는 롤드컵이 마무리되면서 1주일 정도 리그가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한국 팀 경기를 돌려 보면서 아쉬움을 달래셨을 것 같네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요즘은 전혀 심심하지 않으시지요? 네이버 리그 오브 레전드 KeSPA컵이 열리면서 무료함을 달래주고 있으니까요. 한국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대회 사상 처음으로 프로 팀과 아마추어 팀들이 함께 대회에 나서는 콘셉트로 진행되고 있는 KeSPA컵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이변과 파란이 넘쳐나면서 '꿀잼'을 주고 있습니다. 아마추어 팀들은 합숙까지 진행하면서 칼을 갈고 나왔고 프로 팀들을 척척 잡아냈죠. 또 챔피언스 서머에서 하위권에 머무르면서 약체로 평가되던 팀들 또한 상위권에 있던 팀들과의 대결에서 승리하는 등 정규 시즌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 핀포인트에서는 CJ 엔투스와 진에어 그린윙스의 KeSPA컵 8강 2세트 경기를 분석해 보려고 합니다. 8강 1세트에서 CJ는 큰 전투 없이 진에어를 몰아붙이면서 완승을 거뒀는데요. 2세트 초반은 1세트와 정반대로 흘러갔고 30분이 넘도록 CJ는 제대로 반격 한 번 해보지 못하면서 그대로 무너질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40분에 펼쳐진 전투에서 대승을 거두면서 역전승을 거뒀는데요. 마지막 2분의 전투를 재구성해봤습니다.

◆5대12, 골드 7,000 차이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7킬 차이는 그리 크지 않은 격차입니다. 경기가 얼마나 진행됐는지, 포탑은 어느 쪽이 더 많이 깨뜨렸는지, 드래곤은 누가 더 많이 가져갔는지 등 여러 변수까지 종합해서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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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와 진에어의 39분대 상황(사진=네이버 스포츠 영상 캡처).

CJ와 진에어의 2세트 39분까지의 상황은 아무리 답을 찾으려고 해도 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2세트 내내 전투를 펼칠 때마다 졌고 그 결과 39분에 킬 스코어는 5대12, 골드 획득량도 7,000이나 차이가 났죠. 주요 라이너들의 레벨에서도 진에어가 앞섰습니다.

그나마 2분전보다는 상황이 조금 나아진 수치였습니다. 진에어가 내셔 남작 사냥을 완료하고 상단으로 밀어붙이던 37분에는 8,800까지 벌어졌으니까요. 진에어가 무리하게 공격을 시작했고 포탑을 끼고 막던 CJ는 '소환' 김준영의 리븐을 잡아내면서 한숨 돌릴 수 있었습니다.

CJ가 만들어낼 수 있는 답은 한 가지였습니다. 드래곤 5중첩을 달성하기 위해 진에어 선수들이 모이기 전에 끊어내는 것이었죠. 다행히 진에어가 37분에 무리하게 상단을 공격하던 중에 김준영의 리븐이 잡히면서 CJ는 중앙 지역으로 밀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This is '미끼' 샤이
드래곤이 출현한 상황에서 CJ는 진에어와 대치전을 치렀습니다. CJ 선수들이 먼저 드래곤과 가까운 곳에 포진했고 진에어 선수들은 3명과 2명으로 나뉘어 옆과 위에서 내려왔죠. 위쪽에서 내려온 '쿠잔' 이성혁의 베이가와 '소환' 김준영의 리븐이 먼저 공격을 시도했습니다. 베이가는 사건의 지평선을 쓰면서 거리를 유지했고 사라질 때 쯤 김준영의 리븐이 치고 들어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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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박상면의 피오라가 진에어 이성혁의 베이가를 공격할 기회를 얻었다(사진=네이버 스포츠 영상 캡처).

김준영의 리븐이 CJ의 미드 라이너 '코코' 신진영의 룰루를 노리자 신진영은 곧바로 궁극기인 급성장을 자신에게 쓰면서 한 번 버텨냈습니다. 일점사를 당하며 체력이 빠진 리븐은 뒤쪽으로 빠졌고 신진영 근처에 있던 '샤이' 박상면의 피오라에게 기회가 왔죠. 이성혁의 베이가를 때릴 수 있는 여지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박상면의 피오라는 이성혁의 베이가에게 달라붙어 두 번 정도 공격을 성공시켰습니다. 하지만 1,000이 넘는 마법력을 갖춘 베이가가 맞대응하면서 체력이 엄청나게 빠졌죠. 이성혁의 베이가는 '앰비션' 강찬용의 렉사이까지 다가오자 살기 위해 존야의 모래 시계를 쓰면서 시간을 벌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뒤로 빠졌던 김준영의 리븐이 달려들어 바람가르기를 쓰면서 박상면의 체력은 급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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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피'로 도망가고 있는 CJ 박상면(사진=네이버 스포츠 영상 캡처).

그림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박상면의 체력은 정말 실낱같았습니다. 미니언에게 툭툭 맞으면 죽을 정도의 체력만 남았죠. 부리나케 도망가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국지전 결과만 놓고 봤을 때에는 CJ의 완패가 예상됐습니다.

하지만 체력이 빠진 피오라가 전황을 바꾸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진에어의 챔피언들 가운데 가장 화력이 좋은 베이가와 리븐의 시선을 끄는 미끼가 됐기 때문입니다.

박상면이 푸른 파수꾼 지역으로 도망가자 진에어 쪽에서 눈치를 챘습니다. 와드가 되어 있던 탓에 위치를 발견한 것이지요. 이성혁의 베이가가 박상면의 피오라를 홀로 추격하기 시작했습니다. 박상면은 꼬리에 불이라도 붙은 듯 열심히 도망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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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면이 시간을 버는 사이 왼쪽에서 펼쳐진 전투에서 승리를 거둔 CJ(사진=네이버 스포츠 영상 캡처).

그러는 동안에 CJ는 4대4 싸움에서 대승을 거뒀습니다. 화력을 맡고 있던 신진영의 룰루, '스페이스' 선호산의 징크스가 진에어의 정글러, 서포터, 원거리 딜러들의 체력을 빼놓았고 뒤늦게 합류한 리븐까지 터뜨린 것이지요.

◆기회는 왔을 때 살려라
박상면의 뒤를 쫓던 이성혁은 뒤늦게 상황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추격을 멈추고 중앙 외곽 2차 포탑을 지키면서 동료들이 살아날 시간을 벌려고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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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면이 도망치는 동안 CJ 선수들이 승전보가 연이어 전해졌습니다. 박상면도 뿌듯했겠네요(사진=네이버 스포츠 영상 캡처).

CJ는 시간을 주지 않았습니다. 징크스의 궁극기인 초강력 초토화 로켓이 남아 있었기에 CJ는 미련 없이 써버렸습니다. 이성혁이 포탑을 지킬 체력을 남겨 두지 않기 위해서였죠. 30% 정도밖에 체력이 남지 않은 이성혁의 베이가는 뒤쪽으로 빼야 했고 CJ는 징크스, 룰루, 브라움을 앞세워 포탑을 철거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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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적 우위를 앞세워 중앙 포탑을 연달아 미는 CJ(사진=네이버 스포츠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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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이동을 통해 합류한 박상면이 자신을 괴롭혔던 진에어 이성혁을 시원하게 두드리는 장면(사진=네이버 스포츠 영상 캡처).

룰루의 도움을 받아 실드를 받은 상태에서 속도까지 빨라진 징크스의 위력은 모두가 알 것입니다. 진에어 선수들 4명이 부활하려면 20초 이상 남은 상황에서 포탑은 속절없이 무너졌죠. 게다가 실낱 같은 체력으로 살아 남았던 박상면은 순간이동을 통해 미니언을 타고 합류했고 홀로 쌍둥이 포탑을 지키던 이성혁의 베이가를 무참히 잡아내면서 기적과 같은 역전승을 마무리지었습니다.

기회는 왔을 때 살리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었습니다. 40분이 넘었을 때에는 교전 결과에 따라 모든 것이 뒤집힐 수 있죠. 박상면이 시선을 끌면서 진에어의 판단을 강요했고 3대4 싸움에서 집중력 있게 한 명씩 끊어낸 CJ 선수들의 집중력이 대단했습니다.

그리고 잊어서는 안될 LoL의 교훈이 있죠. 딸피(체력이 거의 없는 상황)는 가장 큰 유혹이다. 엉뚱한 유혹에 빠지지 마시고 13일과 14일 열리는 KeSPA컵 4강과 결승의 유혹에 빠지는 한 주가 되시길 바랍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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