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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休)] 이스트로 S4 ‘놀이동산 나들이’...①

힘든 리그 일정 속에서 ‘휴’ 아이템을 잡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찰나에 꿀맛 같은 휴가를 받은 이스트로 선수들이 숙소에 남아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쏜살같이 숙소로 달려갔다. ‘휴’ 인터뷰를 하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인 데다 날씨도 화창하다 못해 약간 덥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좋았다. 나들이 하기엔 이보다 좋을 수 없었다.

기자가 도착하니 선수들이 한창 외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유명한 신상호는 흰색 와이셔츠에 넥타이, 브이넥 니트로 한껏 멋을 내고 있었다. 왁스로 능숙하게 머리를 매만지는 신상호는 바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방으로 다시 들어갔다.
박상우는 평소 차분한 성격답게 조신한 옷차림으로 외출 준비를 마쳤다. 신대근 역시 조용히 티셔츠를 이것 저것 입어보며 머리를 만지기 시작했다. 오랜만의 외출이라 그런지 한껏 들뜬 느낌이었다.

모든 준비가 끝났다고 밖으로 나가려는데 신상호가 화장실에 가고 싶다며 다시 들어갔다. 어디를 가나 꼭 늦는 사람은 한 명씩 있게 마련이지만 신상호는 꽤 오랫동안 화장실에서 나오지 않아 다른 선수들의 원성을 샀다.


당초 동대문으로 쇼핑을 가는 컨셉트로 인터뷰를 진행하려고 했지만 준비하는데 의외로 시간이 많이 지체된 데다 거리가 멀어 맛있는 밥을 먹으며 인터뷰를 하자고 의견을 모으고 밥집을 찾았다.

그런데 갑자기 신상호가 “오늘 원래 놀이동산에 가기로 했다”며 아쉬워했다. 선수들이 휴가를 받기 쉽지 않은데 괜히 기자가 놀이동산을 가는 기회를 빼앗은 것 같아 농담반 진담반으로 “그럼 놀이동산에 가자”고 제안을 받아들였더니 신상호, 박상우, 신대근 모두 “좋다”며 반겼다.

원래는 이스트로 'S라인'의 대표주자 신상호, 박상우, 신대근과 인터뷰를 진행하려고 했지만 놀이동산은 사람이 많아야 재미있지 않은가. 그래서 치과에 간 이호준을 긴급 호출해 “놀이동산에 가자”고 제안했고 총 4명의 이스트로 선수들과 갑작스러운 놀이동산 나들이가 시작됐다.

금강산도 식후경. 신상호가 알고 있는 레스토랑이 있다며 앞장섰다. 하지만 신상호가 안내하는 장소 모두 ‘브레이크 타임(식사를 준비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요기를 채울 수 없었다. 박상우는 “그럴 줄 알았다”며 “상호가 원래 잘 모르면서 나서기를 좋아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때부터 박상우와 신상호의 티격태격하는 입씨름이 시작됐다.

결국 서래마을 식당을 뒤지다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는 것은 어떠냐”는 신상호의 제안에 모두 동의하며 택시를 타고 샐러드바가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출발했다. 택시 안에서도 이스트로 선수들의 수다는 끊길 줄을 몰랐다.

날씨도 좋은데 여자친구도 안 만나냐는 질문에 박상우는 “여자 친구가 없다”며 슬픈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 신상호에게 여자친구가 있냐고 물어보니 박상우가 끼어들어 “술 마시고 여자 앞에서 쓰러진 적이 있다”고 폭탄 발언을 했다. 신상호는 “생물학적으로 여자였던 것뿐이지 만약 좋아하는 여자였다면 절대 쓰러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신상호는 “여자친구와 애인을 확실하게 구분한다”며 박상우에게 “자꾸 폭탄 발언을 하면 나도 형에 대해 폭탄 발언을 하겠다”고 협박했다.

택시 안에서 박상우와 신상호는 치고 받는 싸움을 계속했고 신대근은 그런 형들의 모습을 재미있다는 듯 지켜봤다. 차가 밀려 꽤 오랫동안 택시 안에 있었는데 한시도 쉬지 않고 서로에 대해 비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패밀리 레스토랑에 도착한 세 선수는 사진이 잘나오는 창가 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때 이호준에게 “입고 나갈 옷이 없다”며 전화가 걸려왔다. 박상우가 이호준의 옷을 입고 나온 것이다. 아무 옷이나 입고 나오라는 신상호의 말에 이호준은 “형들 옷을 마음대로 입을 순 없다”며 한참 실랑이를 벌였다.

신상호는 “이호준이 생긴 것과는 다르게 무척 소심해 형들 옷을 마음대로 입지 못한다”며 답답해했다. 5분간 신상호가 이호준을 설득한 끝에 형들 옷을 입고 나오기로 합의를 했고 그때부터 세 선수는 메뉴를 고르기 시작했다.

지인들과 자주 온다는 신상호가 메뉴를 고르기 시작했는데 직원 앞에서 “이건 정말 맛이 없다”며 당당하게 말했다. 박상우와 신대근은 “처음에는 놀랐지만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다”며 자주 있는 일이라고 귀뜸해 줬다. 이것저것 고르던 신상호는 결국 스테이크를 하나 고른 뒤 "나머지는 기자님이 알아서 해달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스테이크 3개와 샐러드바 하나를 주문한 선수들은 접시를 들고 음식을 고르기 시작했다. 세트 메뉴를 시켰더니 와인 한 병이 공짜로 제공됐고 모두 와인 한잔씩 하기로 합의를 했다. 신상호는 “물도 와인잔에 마시기 때문에 이런 우아한 생활은 익숙하다”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와인을 마시자 자연스럽게 술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됐다. 박상우는 원래 술을 못했는데 이스트로에 들어와 주량이 소주 1병이 됐단다. 신상호는 술을 잘 마시는 편이지만 그날의 기분이나 누구와 마시느냐에 따라 주량이 천차만별이라고 말했고 신대근 역시 분위기를 맞추는 정도는 마신다고 고백했다.

주사는 누가 가장 심하냐는 질문에 세 선수 모두 박상우를 지목했다. 차마 공개할 수 없어 비밀에 부치기로 합의했지만 추후에 박상우와 술 한잔 하며 주사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이호준이 옷을 입고 식당 안으로 들어오자 식사를 하고 있던 선수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박상우와 똑 같은 옷을 입고 왔기 때문이다. 와이셔츠에 검은 색상의 브이넥 니트를 입고 온 이호준은 박상우를 보고 “왜 똑같이 입었냐”며 분노를 터트렸다. 박상우 역시 “내가 먼저 입고 나왔다”며 같이 분노했다. 같은 옷을 입고 나란히 앉아있는 두 선수를 본 나머지 사람들은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마치 커플티를 입고 나온 연인처럼 단추 하나 푼 것까지 똑같았던 두 선수는 결국 이호준이 외투를 입기로 합의를 한 뒤 싸움을 멈출 수 있었다.



원래 재미있는 선수들이 많은 팀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밥을 먹으면서 끊임없이 이스트로 선수들의 개그본능은 이어졌다. 고기 굽기를 ‘미디움’으로 시킨 신상호는 이호준이 고기를 자르며 “마치 혓바닥을 자르는 것 같다”고 말하자 “원래 고기는 이렇게 먹는 것”이라며 면박을 줬다. 계속되는 혈전과 개그 속에 모두 밥을 어떻게 먹었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였다.

밥을 먹으며 막간을 이용해 설문 조사를 했다. 네 선수들 중 숙소에서 가장 더러운 선수가 누구냐는 질문에 세 선수 모두 가차없이 한 선수를 지목했다. 선수들의 증언에 따르면 경기가 없는 날이거나 스토브 기간 때는 절대 씻지 않는단다. 자신이 더럽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며 “하루에 두 번 씻는 사람이 어디있냐”는 망언을 서슴지 않았던 선수는 누구일지 알아 맞춰 보시기 바란다.

밥을 먹으면서도 박상우와 신상호의 신경전은 계속됐다. 박상우는 “나는 신상호가 정말 싫다”고 서슴없이 고백했고 신상호 역시 “연습생 시절 내가 많이 가르쳐 줬는데 지금 그 은혜를 저버리고 있다”며 맞받아쳤다.



정신 없이 밥을 먹고 놀이동산으로 이동하기 위해 지하철역까지 택시를 탔다. 5명이나 됐기 때문에 박상우, 신대근, 이호준이 먼저 택시를 타고 출발했다. 후에 지하철역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도착해보니 신대근이 택시비를 계산했다. 그래서 택시비를 챙겨 신대근에게 건냈더니 처음에는 사양했지만 두 번 권유하니 덥썩 받았다. 신대근은 “나는 원래 한번만 거절한다”며 매우 만족하는 듯한 웃음을 지었다.

놀이동산도 가기 전에 선수들의 신경전과 개그 본능으로 이미 진이 다 빠진 기자는 앞길이 막막했다. 선수들은 이런 기사의 상태를 아는지 모르는지 놀이기구를 탈 생각으로 어린아이들처럼 신난 표정이었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표를 산 선수들은 버스 카드를 찍고 들어오는 많은 사람들을 보며 “우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기회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지하철을 타자마자 신상호의 개그본능이 살아났다. 신상호는 “우리는 택시 밖에 안타 지하철을 어떻게 타는지 모르겠다”며 지하철 손잡이를 보고 “이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봤다. 나머지 선수들은 그 자리에 있기 너무 창피해 다른 칸으로 모두 건너갔고 신상호 혼자만 반대쪽 칸에 덩그러니 남아있게 됐다. 잘못(?)된 개그가 가져온 ‘왕따’ 벌이었다.



*2편에 계속

사진, 글=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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