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호가 승리의 확신을 가지고 있었던 이유는 초반 벌처로 큰 피해를 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네랄로 막힌 뒷길을 뚫고 드론과 저글링을 잡은데 이어 드롭십까지 준비해 드론을 줄여주며 서서히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영호는 김정우의 히드라리스크 올인 러시만 막으면 이긴다는 생각으로 앞마당에 벙커를 지으며 대비했고 김정우가 히드라리스크를 택하며 공격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준비한 시나리오대로 경기가 흘러가는 듯했습니다.
사실 이 정도 피해를 입은 저그라면 뒤를 생각하지 않고 모아놨던 자원을 모두 히드라리스크로 바꾸고 한 번 들이치고 안 되면 항복을 선언하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입니다. 하지만 김정우는 보통 저그와 달리 히드라리스크를 소수만 압박에 소모한 뒤 중후반을 준비했습니다.
여기에서 테란의 메카닉 전략이 갖고 있는 단점이 드러납니다. 바이오닉 전략과 달리 메카닉은 스캔을 늦게 부착할 수밖에 없고 벌처로 상대 빌드를 확인하지 못할 경우 잉여 구조물과 잉여 병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영호는 저그의 빌드를 읽지 못하며 뮤탈리스크를 염려했고 터렛과 발키리를 준비하며 불필요한 곳에 자원을 소비했습니다. 이 때문에 초반 벌처로 얻었던 이득이 모두 사라지고 말았죠.
이영호는 이득을 다시 얻기 위해 드롭십에 머린과 메딕을 태워 저그의 드론을 노렸습니다. 하지만 저글링에 막히며 이 역시 큰 이득은 없었죠. 만약 파이어뱃을 한 기만 섞어 줬어도 경기 내용이 달라졌을 것입니다.
이영호가 초반 벌처 활용을 통해 얻은 이득을 모두 상쇄한 김정우는 디파일러를 생산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습니다. 김정우는 시간을 벌기 위해 오버로드의 속도 업그레이드를 완료함으로써 상대에게 드롭에 의심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또 저글링과 럴커의 기동력을 활용하며 테란의 이곳, 저곳을 공격해 정신이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이 때문에 이영호의 대군이 저그 진영으로 왔을 때 김정우는 방어 병력을 충분히 모을 수 있었고 디파일러의 다크스웜으로 테란의 병력을 막아내며 승리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메카닉 전략의 단점 노출과 저그의 기동력이 돋보인 한 판이었고, 김정우의 침착한 경기 운영이 빛났습니다. 김정우의 경기력을 보건데 앞으로 더 높은 무대, 더 중요한 경기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박경락 Junwi_[saM]
정리=오상직 기자 sjoh@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