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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 발의는 사무국 회의가, 협회는 규정 관리만?

규정에 대한 문제점이 계속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협회 경기국이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해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13일 박카스 스타리그 36강 경기에서 박태민이 경기 초반에 a를 입력해 몰수패를 당했다. 한국e스포츠 협회 임기홍 심판이 몰수패를 선언한 이유는 규정 제18조를 따랐기 때문이다.
협회 규정 제 18조 몰수패에 따르면 ‘심판은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 또는 선수단이 아래와 같은 규정위반을 하였을 경우 “몰수패”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6번째 항목에 ‘일시 중단 요청, 경기포기선언을 제외한 채팅을 하였을 시’라고 명시했다.

하지만 또 다른 규정 제16조를 살펴보면 ‘심판은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 또는 선수단이 아래와 같은 규정위반을 하였을 경우 “주의” 판정을 내릴 수 있다’고 돼 있으며, 역시 6번째 항목에 ‘일시 중단 요청, 경기포기선언을 제외한 채팅을 하였을 시’라고 똑같이 명시되어 있다.

규정만 본다면 이번 사건은 '몰수패' 또는 '주의'를 줄 수 있다. 하지만 박태민은 몰수패와 주의를 동시에 받았다. 즉 규정에 명시된 부분이 겹치게 되면 'or'이 아니라 'and'로 처벌이 내려지는 것이다. 하지만 규정에는 어디에도 'and'로 처벌한다는 말은 명시돼 있지 않다. 따라서 규정을 확인한 팬들은 애꿎은 심판에게 "주의를 줄 수도 있었는데 왜 몰수패를 줬냐"고 비난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규정에 "판정이 겹치게 되면 'and'를 적용해 처벌한다"는 언급이 돼 있었다면 심판 판정을 이해하기 쉬웠을 것이다.
규정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한국e스포츠 협회 경기국은 “사무국 회의에서 규정을 발의했고 우리는 관리만 할 뿐”이라고 말했다. 모든 책임을 규정을 발의한 사무국에 떠 넘기고 있다.

하지만 사무국 회의를 진행하는 사람은 협회 경기국 국장이다. 사무국에서 이런 규정이 발의가 됐다고 해도 경기국 국장이 “선수들이 경기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 있다”고 이야기를 하거나 "이번 규정에는 이런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하면 다시 논의될 수 있는 문제다. 하지만 경기국에서는 사무국의 규정 발의에 대해 별다른 고민 없이 그저 '적용'만 시키고 있을 뿐이다. 경기를 원활하게 진행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는 협회 경기국이 새로 만들어진 규정에 대한 실행 가능 여부, 발생할 문제 등을 고민하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 문제라는 지적이다.

또한 협회 경기국 말대로 ‘규정 관리만’ 한다고 해도 ‘제8조 몰수패’ 규정과 ‘제16조 주의’ 규정이 충돌하고 있고 이것을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규정에 명시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관리 소홀’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 협회 경기국은 지난번 신상문 ‘pp’사건 이후 규정을 다시 수정하면서도 이런 문제를 발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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