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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 발의-제정 허점 많다

손찬웅의 ‘선(先)gg사건’, 신상문의 ‘pp’사건, 박태민의 ‘a입력’ 사건 등 규정과 관련된 사건이 연달아 터지면서 ‘규정 발의’에 대한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규정 발의는 각 팀의 프런트들이 모여 진행하는 ‘사무국 회의’ 때 진행된다. 채팅과 관련한 규정이 강화된 것도 손찬웅의 ‘선(先)gg사건’이 발생한 뒤 KTF 사무국이 “‘gg’규정을 명확하게 바꿔야 한다”고 말했고 다른 팀 사무국들도 KTF 의견에 동의해 규정이 생겨났다.
규정을 바꾸거나 보완할 때는 적용시켰을 때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많은 고민과 의견 수렴을 한뒤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 규정발의 과정에는 e스포츠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거나 규정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하는 과정이 없다. 경기와 관련된 규정임에도 불구하고 사무국 회의 안에는 경기와 관련된 직책, 즉 감독이나 코치들이 들어가지 않는다.

규정을 발의하면 프런트들은 팀으로 돌아가 감독과 선수들에게 “이런 규정이 생길 것 같은데 경기를 진행하는 데 별다른 문제가 없냐”고 경기에 직접 참여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하지만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협회 경기국도 심판들과 논의하며 “현장에서 판정하는데 문제가 없겠냐”며 충분한 고민과 토론을 거친 뒤 일주일 후 다시 의견을 수렴해 신중하게 규정을 바꾸는 것이 순서다.

하지만 현재 규정 발의와 제정 과정은 이러한 의견수렴 과정이 심도 있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경기 전문가라 할 수 있는 감독이나 코치의 의견을 직접 듣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규정 관련한 회의에 참석시키지 않고 있다. 사무국이 감독이나 코치 등 경기인의 의견을 수렴한다고는 하지만 어떤 방안이 선수나 팀에게 최적화된 것인지 판단하는 감각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더군다나 사무국 회의에서 발의된 규정을 팀에게 숙지시키는 과정도 제대로 이루어 지고 있는지도 미지수다. 신상문 ‘pp’사건도 규정을 발의할 때 자리에 있었던 온게임넷 프런트가 이명근 감독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상황이다. 정확히 말해 신상문 사건은 규정 잘못 뿐만 아니라 팀에 돌아가 규정을 제대로 숙지 시키지 못한 프런트에게도 책임이 있다.

규정 발의와 제정, 규정 숙지 과정에 헛점이 계속 드러나자 규정 발의와 관련해 더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각 팀 사무국들은 규정 발의에 대해 좀더 심도 깊은 고민과 논의를 해야 한다.

국회의원을 신중하게 뽑아야 하는 이유는 우리 생활의 근간이 되는 법을 만드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국회의원들도 그런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 물론 가끔 제대로 일하지 않은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그런 국회의원들은 다음 선거에서 분명 민중의 심판을 받는다.

사무국들도 마찬가지다. e스포츠에서 그들은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과 같은 존재다. 규정 하나가 미숙하면 엄청난 여파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규정을 만드는 일에 사명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지금과 같이 허점투성인 규정 발의와 제정 과정이라면 앞으로 제2의 손찬웅, 제2의 박태민, 제2의 신상문이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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