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MBC게임 이재호 "사나이가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잘라야"](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0906192207520012030dgame_1.jpg&nmt=27)
◆스타크래프트와의 만남
“재미로 시작한 게임이지만 프로게이머가 될 수 있다면 정상까지도 도전해 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한 가지 일에 꽂히면 다른 일은 못하는 성격이라 프로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죠. 좋아하는 게임도 하고, 프로로서 돈도 벌고 제가 좋아하는 일을 찾은 것 같아 후회해 본 적은 단 한번도 없어요”
이재호가 스타크래프트에 관심을 보인 것은 아주 사소했다. 초등학교 5학년 생애 첫 개인 컴퓨터를 갖게 된 이재호는 당시에 할 줄 아는 게임이 없었다.
“그 당시에는 새 컴퓨터를 구매하면 하드 드라이브에 스타크래프트 립버전을 설치해줬어요. 기본 사양이었죠. 다른 게임은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접해보지도 않았기 때문에 컴퓨터에 깔린 스타크래프트만 매일 했었어요. 매번 다른 상황이 연출되는 스타크래프트의 매력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죠. 시간가는 줄 모르고 게임을 즐겼어요."
이재호가 정식 프로게이머로 데뷔 한 것은 2006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서다. 당시 POS(현 MBC게임)에서 1순위로 지명했을 만큼 화려하게 데뷔한 이재호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무패 신화를 기록하며 실력을 입증했다.
“당시에는 무서운 것이 없었죠. 누구를 상대하더라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더군요. 2005년 열렸던 KTF 비기 코리아 e스포츠 2005에서 36강까지 무난하게 올라가며 우승을 자신했지만 상대였던 이병민 선수와 홍진호 선수, 박정석 선수 등 뛰어난 실력자들에게 패하며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후 이재호는 MBC게임에 본격적으로 합류하며 온게임넷 슈퍼루키 토너먼트 우승하며 '슈퍼 테란'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스카이 프로리그 2006 전기리그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며 MBC게임이 창단하자 마자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고, 광안리 결승전에서 준우승까지 차지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되돌아보면 신인이 갖기엔 너무 많은 혜택이었던 것 같아요. 창단효과였던 것 같기도 하고 갑자기 유명세를 타게 되며 부담도 적잖이 느꼈어요”
◆”이대로는 안되겠다” 자퇴결심!
이재호가 프로게이머로 성장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재호는 1990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소심한 성격으로 조용하고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내던 이재호는 프로게이머가 된 뒤 합숙생활을 위해 전학을 해야만 했다.
“부산에서 학교를 다니는 것은 힘드니 서울로 올라오면서 전학을 했어요. 하지만 선수생활과 학교생활을 병행하는 것은 큰 어려움이 따르더군요. 매일같이 새벽6시에 일어나서 학교에 갔다 온 뒤 연습을 하느라 밤12시에 잠을 청하면 몸이 녹초가 됐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연습량이 부족하다 보니 경기력도 떨어지고 부족함을 많이 느꼈죠”
고등학교 1학년 어린 나이의 이재호가 감당하기엔 무리한 스케줄이었다. 결국 이재호가 선택한 것은 학업을 미루고 연습에 전념하겠다는 것. 프로로서 성공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실천으로 옮겼다.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자퇴라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당시 부모님을 설득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고 쉽지 않은 결정이었죠. 그러나 다행히 부모님께서는 저를 믿어주셨고 일년 동안 연습에만 전념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학업까지 미루고 프로게이머의 길을 선택한 이재호에게 후회는 없었는지 궁금했다.
“한 번 선택한 이상 후회는 없어요. 다만 프로게이머에 매진하느라 친구를 많이 못 사귄 것이 아쉬움이 남아요. 또한 이성교제도 한번도 못해봐서 앞으로 여자친구가 생긴다면 어떡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웃음)."
꿈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린 이재호는 진정한 프로였다. 단순히 게임이 좋아서가 아니라 직업이라는 생각을 갖고 어린 나이에 꿈을 실현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이재호에게 프로게이머를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든 적은 없는지 물었다.
“일년 전쯤 STX와의 경기가 있던 날 제가 첫 세트 김윤환 선수에게 패하고 에이스 결정전까지 출장해 진영수 선수에게 패하며 하루 2패를 기록한 날이 있었어요. 그 뒤로 자신감을 잃고 연패에 빠지며 우울증까지 생기자 '그만둘 때가 된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슬럼프를 극복해내는데 어렵지는 않았어요. 매일 성공과 희망에 관련된 책과 운동을 겸하며 마음을 다잡고 심신수련을 했어요”
◆투명 테란? “신경 안 써”
'수퍼 테란' 이재호의 또 다른 별명은 ‘투명 테란’이다. 2006 스카이 프로리그 전기리그 준 플레이오프 전에서 서경종과의 하이파이브 실패로 팬들을 통해 얻게 된 닉네임이다.
“처음 그런 얘기를 들었을 때는 당황했죠. 하지만 지금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아요. 무관심도 또 다른 표현의 관심이기 때문에 팬들이 붙여주신 별명에 만족해요”(웃음)
이재호는 ‘투명 테란’이라는 별명을 얻기 전부터 무엇이든지 스스로 하는 것을 좋아해 혼자 있는 것을 즐긴다고 했다.
“성격 자체가 어떤 일이든지 스스로 해결하는 편이에요. 혼자 있는 일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자립심이 세진 것 같아요. 팬들도 저의 성격을 눈치챈 것은 아닐까요?”(웃음)
차분한 말투에 재치 있는 농담을 건넨 이재호는 올해가 가기 전 목표가 생겼다며 말을 이었다.
“개인리그 부진이 성장세에 발목을 잡는 것 같아요. 이번 시즌은 양대 개인리그에서 모두 탈락하며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다음에는 혼신을 다해서 꼭 개인리그 우승 타이틀을 손에 넣고 싶어요”
MBC게임의 핵심 멤버로 자리잡은 이재호는 개인리그 우승에 대한 야망을 품으며 끝으로 프로게이머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며 말문을 꺼냈다.
“프로게이머가 되는 과정도 쉽지 않지만 프로가 되는 순간부터가 시작이라는 말을 전해주고 싶어요. 사실 제가 그 동안 봐왔던 친구들도 몇몇은 프로가 되는 순간 긴장을 풀어버렸기 때문에 전진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저도 이런 말할 처지는 못되지만 한 순간이라도 더 노력하고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꿈이 이뤄질 것이라 생각해요”
인터뷰를 마치며 이재호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내일을 준비하는 그에게 희망찬 날이 오는 것도 멀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이재석 기자 jshero@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