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2 ]] 안녕하세요. 온게임넷 해설 위원 김태형입니다.
지난주에 처음 선보인 ‘김캐리의 선택’ 코너에 많은 관심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선택한 신상문 선수가 프로리그에서 여전한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모습을 보니 이 코너에서는 제 저주가 통하지 않는 것 같네요. 다행인 것 같습니다.
김택용 입장에서는 스타리그 8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였습니다. 승리가 간절했던 김택용에 비해 김명운은 상대적으로 져도 재경기라 여유 있는 상황이었는데요. 하지만 최근 가장 강력한 선수로 평가 받고 있는 김택용에게 승리한다는 매력을 뿌리치지 못한 듯 김명운은 필사적으로 경기를 준비한 느낌이 강하게 들더군요.
초반은 김택용이 유리하게 경기를 끌어갔습니다. 저그에게 별다른 견제를 받지 않으며 두 번째 확장기지를 무난하게 가져갔다는 것부터 프로토스에게 유리한 경기였습니다. 하이 템플러를 일찍부터 생산했고 마나도 꽉 차있어 저그와 한방 싸움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죠. 이대로 경기가 무난하게 흘러간다면 김택용의 승리가 확실시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김택용의 실수가 있었죠. 저그 확장 기지에 견제를 해야 할 타이밍에 너무 안정적으로 수비만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안정적으로 하면 질 수 없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인 것 같네요. 김명운이 그 점을 제대로 파고 들어 깜짝 전략을 준비했고요. 만약 김택용이 저그가 퀸을 한꺼번에 많이 생산할 수 없도록 계속 공격을 퍼붓거나 견제를 했다면 김명운의 깜짝 전략은 아예 시도조차 할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김명운이 인터뷰에서 “연습 때는 퀸을 처음 사용한 전투 시점에서 항복 선언이 나왔는데 역시 김택용은 달랐다”고 이야기할 만큼 김택용의 대처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미 저그의 힘이 너무 커져있었고 저그전 대량 살상무기인 하이템플러가 무력화된 상황에서 김택용이 할 수 있는 플레이는 거의 없었죠.
퀸이 활용된다고 해서 프로토스가 좌절할 상황은 아닙니다. 프로토스는 다크아콘을 생산해 퀸에 대항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아예 퀸을 가지 못하도록 초반부터 견제 공격을 꾸준히 시도하는 것도 좋은 대처법이 될 수 있겠네요.
김명운은 이번 경기로 ‘퀸’을 대표하는 선수로 깊이 기억되겠네요. 벌처의 정명훈, 레이스의 신상문, 드롭십의 임요환, 뮤탈리스크의 이제동처럼 유닛을 대표하는 선수가 된다는 것은 무척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김명운에게 이제는 ‘퀸의 왕자’라는 별명이 붙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겠네요.
저그의 로망을 제대로 보여준 퀸을 사랑한 어린 왕자 김명운을 지금부터 만나보시겠습니다.
Q 김캐리의 두 번째 간택을 받았는데.
A 무척 영광이다. 다른 사람들은 저주 때문에 무서울지 모르겠지만 나는 아직 한번도 당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 무서움을 잘 모른다(웃음). 그저 요즘 재미있는 경기를 하기 위해 무척 노력하고 있는데 그 노력이 성과가 나오는 것 같아 기쁠 뿐이다. 경기가 재미있었기 때문에 김태형 해설위원이 나를 선택하지 않았겠나.
Q 퀸을 사랑하는 어린 왕자가 됐는데.
A 내가 한 말이지만 정말 멋진 것 같다(웃음). 처음부터 ‘여왕님(퀸)’을 이렇게까지 사랑하게 될 줄은 몰랐다. 항상 패턴화된 경기를 하다 보니 너무 재미가 없어서 경기에 변화를 주고 싶어 고민을 많이 했고 그 와중에 소외 받았던 퀸을 주목하게 됐다. 지난번 이제동 선수가 퀸의 인스네어를 사용해 테란 병력을 제압하는 모습을 선보여 극찬을 받지 않았나. 원래 소외 받는 유닛을 멋지게 사용하는 선수가 큰 사랑을 받는 다는 사실을 깨닫고 퀸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Q 연습 때 승률이 엄청났다고 들었다.
A 퀸의 브루들링 마법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사실 베틀넷에서 ‘무한맵’으로 놀거나 유리한 상황에서 ‘관광’의 의미로 하는 경우가 많다. 평소에는 잘 사용할 수 없는 것이 우선 공격도 못하는데다 자원 소모도 많고 마나도 늦게 차기 때문에 저그 선수들에게 소외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상대 선수들이 퀸을 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우왕좌왕하더라. 그래서 승률이 좋았던 것이다.
Q 스타리그에서 쓰이는 홀리월드에서도 퀸의 사용을 극대화 했다.
A 사실 홀리월드 덕에 퀸을 알게 됐고 사랑하게 됐다(웃음). 더 기분이 좋은 것은 나 이외 아무도 홀리월드에서 퀸을 사용하지 않더라. 나만의 유닛, 나만의 전략으로 자리잡은 것 같아 뿌듯하다. 홀리월드에서도 퀸으로 중립 커맨드센터를 감염시킨 뒤 인페스티드 테란을 생산하면 생산했다는 것 만으로 상대에게 심리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경기에서 이기고 지는 것 보다 상대의 심리를 무너트리는 데 무척 큰 도움이 된다.
Q 저그들이 프로토스 하이템플러를 잡아내기 위해 역뮤탈리스크 전략을 많이 선택한다.
A 사실 퀸보다는 뮤탈리스크가 하이템플러를 잡아내는 데 훨씬 안정적이다. 퀸 5개를 생산하는 것과 뮤탈리스크 10기 정도를 생산하는 것이 자원적인 면에 있어서 매우 비슷하다. 퀸은 컨트롤 하기도 힘들고 나중에 인구수만 차지하는 무용지물 유닛으로 돌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퀸을 뽑는 것을 일찍 눈치챈다면 대비책을 세울 수 있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크다.
Q 스타리그 8강에서 이제동을 상대한다.
A 나에겐 너무 설레는 일이다. 사실 스타리그 로열로더가 정말 탐나긴 하다. 하지만 쉬운 상대들만 상대해 높은 곳에 올라가 달성하는 로열로더는 아무 의미 없다. 김택용을 꺾고 이제동을 꺾고 결승전에 진출해 우승한다면 기쁨이 배가 되지 않겠나. 사람들도 나를 인정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최고의 저그인 이제동과 맞붙을 수 있다는 사실이 벌써부터 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이제동 이후로 눈에 확 띄는 저그 선수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평가가 대부분인데 이번에 이제동을 넘어선다면 내가 차세대 저그 주자가 되지 않겠나. 만약 지더라도 나는 잃을 것이 별로 없기 때문에 이제동과 대결이 무척 기대된다.
Q 끝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A 우선 최고의 경기를 했다는 찬사에 너무 감사한다. ‘진정한 저그의 혁명’이라고 이야기하는 분도 있더라. 그런 글들을 보고 나면 힘이 난다. 천편일률적인 경기로 리그를 지루하게 만드는 선수가 아닌 재미있는 경기를 펼치며 팬들 뇌리에 깊게 남는 경기를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지금 나에게 펼쳐진 길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아직 올라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있다는 뜻일 것이다. 최고의 저그로 우뚝 서는 김명운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테니 지켜봐 달라.
정리=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