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KT-위메이드가 무서워”
정규 시즌 1위를 차지한 SK텔레콤 T1은 선두를 차지할 만했다.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6개 팀을 상대로 이번 시즌 전적에서 뒤지는 팀이 없다. 화승과 STX, CJ에게는 3승2패, 하이트와 삼성전자에게는 4승1패로 크게 앞서 있다.
상위권을 호령하던 SK텔레콤은 이동 통신사 맞수인 KT 매직엔스에게는 꼬리를 내렸다. 4라운드까지 2승2패로 팽팽했지만 5라운드에서 패하면서 2대3으로 역전됐다. 역대 정규 시즌 전적을 봐도 SK텔레콤은 KT에게 약세를 보였기 때문에 이러한 정서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의 천적은 바로 위메이드 폭스다. KT를 제외하고 약세를 보이는 팀이 없지만 위메이드만 만나면 SK텔레콤은 움츠러들었다. SK텔레콤은 승자연전방식으로 진행된 3라운드 위너스 리그에서 김택용이 선봉으로 나서 올킬한 경우를 제외하고 프로리그 방식으로 대결했을 때 위메이드에게 모두 패했다. 에이스 결정전을 두 번 치렀지만 1대3으로 패한 경우도 두 번이나 연출됐다. 그 결과 SK텔레콤은 위메이드에게 이번 시즌 1대4로 뒤졌다.
◆화승 “하이트-위메이드-공군은 내 밥” 08~09 시즌 내내 1위를 고수하던 화승 오즈는 막판에 힘이 빠지면서 광안리 결승전 직행 티켓을 아쉽게 놓쳤다. 그래도 화승이 6개월 동안 1위를 지킬 수 있었던 원동력은 하이트 스파키즈와 위메이드 폭스, 공군 에이스 덕분이다.
화승은 이번 시즌에 참가한 12개 팀 가운데 5대0 승부를 가장 많이 연출한 팀으로 남았다. 한 번 약점을 간파하면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팀 컬러 덕분에 하이트와 위메이드, 공군을 상대로 이번 시즌 5전 전승을 기록했다.
화승의 강점은 에이스 결정전까지만 이끌면 언제든지 이제동이 나설 수 있다는 것. 하이트의 경우 신상문이라는 확실한 에이스가 있지만 이제동이 두 번 상대해 모두 승리했다. 그 결과 이번 시즌 전승을 달성했다.
위메이드는 한 때 화승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았지만 아직 따라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고 화승이 위메이드 선수들의 전력을 간파하고 있기 때문에 주종관계를 형성했다.
◆STX=도깨비팀
STX 소울의 이번 시즌 상대 전적을 보면 일정한 패턴을 찾을 수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STX보다순위가 높은 SK텔레콤과 화승에게는 뒤지지만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다른 팀들에게는 강했다는 일관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중하위권 팀과의 성적을 보면 두서가 없다. KT와 웅진에게 앞서 있지만 MBC게임 히어로에게는 2승3패를 거뒀다. 이스트로에게 4승1패했지만 위메이드에게 1승4패를 하는 등 뒤죽박죽이다.
일정한 패턴이 없는 STX의 행보를 두고 전문가들이 도깨비팀이라 부르는 이유다.
◆하이트, 하위권 잡고 상위 도약
하이트 스파키즈가 이번 시즌 4위까지 치고 올라온 배경에는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확실히 버리는 취사선택의 미학이 자리하고 있다. 하이트의 성적을 보면 SK텔레콤전 1승4패, 화승전 5전 전패, STX전 1승4패 등 하이트보다 순위상 위에 있는 팀에게는 완벽한 열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하이트보다 낮은 순위에 있는 팀들과의 대결에서는 전혀 밀리지 않았다. 5위 CJ부터 12위 공군까지 상대 전적에서 모두 앞선다. 웅진과 CJ에게 3대2로 근소한 차이로 앞서는 점을 제외하면 다른 팀들과는 4승1패, 5전 전승 등 완벽히 제압했다.
어려운 싸움에 진을 빼기 보다는 쉬운 사냥 상대를 완벽히 꺾는다는 전략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CJ-삼성전자 “웅진이 보약”
5위와 6위를 각각 차지한 CJ 엔투스와 삼성전자 칸은 공통점이 눈에 띈다. 바로 웅진 스타즈와의 상대 전적에서 5전 전승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CJ는 웅진을 상대로 ‘간’과 ‘쓸개’를 모두 빼먹었다고 표현해도 모자람이 없다. 웅진전 5전 전승 속에는 3번의 3대0 승리와 위너스 리그에서 거둔 4대1 승리가 포함되어 있다. 세트 득실에서 +13이나 웅진전에서 얻었다.
삼성전자도 웅진만 만나면 힘을 냈다. 이번 시즌 화승전에서 4승1패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 상위권과의 승부에서 처진 삼성전자가 포스트 시즌에 올라간 이유로 웅진전 5전 전승을 꼽을 수 있다.
◆KT “화승-STX-하이트 때문에”
KT 매직엔스는 08~09 시즌 막판까지 삼성전자를 따라잡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다. 이영호가 이성은을 에이스 결정전에서 이겼을 때만해도 추격의 강도를 높였으나 바로 다음 경기인 STX 소울전에서 패하면서 더 이상 따라잡을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KT는 이번 시즌 화승과 STX, 하이트를 잡지 못해 애를 먹었다. 세 팀 모두 상대 전적에서 1승4패로 뒤처지면서 상위권 도약에 실패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KT가 거둔 1승이 모두 승자연전방식으로 진행된 3라운드였다는 점이다. 이영호의 맹활약을 앞세워 이들을 제압했지만 1대1 승부의 5전3선승제 방식인 프로리그 방식에서는 모두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이스트로 “화승 보기를 공군같이”
이스트로는 08~09 시즌 에이스 결정전 본능을 선보이며 끈기를 갖고 있음을 확인했다. 에이스 결정전까지 가서 패하는 경우가 많아 상대 전적에서는 좋지 않지만 세트 득실 면에서는 모든 팀들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스트로는 다른 팀들이 어렵다고 말하는 화승과의 맞대결에서 3대2로 앞서면서 화제를 만들어 냈다. 4, 5라운드에서 화승을 연거푸 잡아내면서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제대로 펼쳤다. 화승이 1위를 차지하지 못한 이유도 이스트로가 화승전에서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스트로도 고춧가루를 맞을 때가 있었다. 최하위인 공군 에이스와의 맞대결에서 자주 패하면서 2승3패로 뒤진 것. 이스트로는 공군을 제외한 11개 팀 가운데 유일하게 이번 시즌 상대 전적에서 공군에 뒤진 팀으로 남았다.
◆’이스트로 킬러’ 공군
공군은 08~09 시즌 두 가지 숙원을 풀었다. 상대 전적에서 앞서는 팀을 만드는 것과 ‘완패 시리즈’를 줄여 가는 목표를 달성했다. 공군의 희생양은 이스트로였다. 공군은 4, 5라운드에서 3대1로 두 번 승리하면서 이스트로와의 이번 시즌 상대 전적에서 3대2로 앞섰다. 11개 팀 가운데 공군이 전적상 앞서는 유일한 팀이다.
공군은 3라운드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SK텔레콤, 화승, 삼성전자에게 완패를 당하고 있었다. 창단 이후 프로리그에서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한 것. 그러나 박정석과 오영종을 앞세워 승리하면서 완패 시리즈를 줄였다. 이후 공군은 4라운드에서도 승리하면서 삼성전자전 2연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위메이드 분석 불가
위메이드 폭스는 데이터적인 측면에서 일관성이 전혀 없다. 1위 SK텔레콤이나 3위 STX와의 상대전적을 보면 상위권을 위협하는 최고의 저격수로 평가할 수 있겠지만 2위 화승, 4위 하이트에 5전 전패하는 무기력함은 인터넷 용어로 ‘아스트랄’할 뿐이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