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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태성(三太星) 릴레이 인터뷰] 하이트 신상문(1편)

‘택뱅리쌍’ 릴레이 인터뷰에 이은 종족별 릴레이 인터뷰가 신상문을 마지막 주자로 끝이 납니다. 프로토스 육룡과 저그 오대장성 그리고 테란 삼태성까지 최고의 선수들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던 릴레이 인터뷰. 그 마지막 주자 신상문을 만나보겠습니다.


릴레이 인터뷰를 하기 위해 숙소에서 만난 신상문은 “최근 포스가 많이 떨어져서 내가 이 인터뷰를 해도 될지 모르겠다”며 복잡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한숨을 한번 크게 내쉰 신상문은 그동안의 마음 고생에 대해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습니다.


[[img1 ]] 일년 동안 많은 경기를 소화하다 보니 스타일이 노출된 것이 크게 작용한 것 같아요. 사실 몸과 마음이 무척 지켜있던 상황이었거든요. 1년 동안 팀 에이스 역할을 하면서 저도 모르게 부담감이 마음을 짓누르고 있었나 봐요.

1년 동안 너무 일에만 치우쳐서 살았던 것도 무척 힘들었었어요. 어떤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라도 휴가 없이 1년 내내 일에만 시달린다면 힘들지 않을까요? 프로게이머들에게 게임은 더 이상 게임이 아니라 일이에요. 쉼 없이 일만 하며 달려온 지난 1년이 지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이런 적이 처음이다 보니 제가 페이스 조절을 잘 못한 것 같아요. 만약 이런 상황을 겪은 경험이 있는 선수라면 능수능란하게 대처했을 텐데 저는 그러지 못했어요. 아직은 이 모든 것을 감당하기에는 어렸던 것 같아요.

지친 마음을 추스를 겨를도 없이 WCG와 STX컵에 나가야 했고 스타리그를 치러야 했어요. 제가 생각해도 신상문답지 않게 경기를 한 것 같아요. 리그가 없는 지금에서야 여유와 안정을 되찾고 있습니다.

항상 웃고 있어서 알지 못했던 신상문의 아픔과 마음고생이 느껴지는 듯 했는데요. 특히 준준플레이오프에서 3연패를 거둔 것이 충격이었다고 고백했습니다. 하이트가 CJ에게 패한 뒤 신상문은 꿈에서도 진영화와 경기했던 에이스 결정전이 눈앞에서 아른거려 한동안 잠도 잘 수 없었다고 하네요.

[[img1 ]] 이게 꿈이기를 바랐어요. 정말 멍 하더라고요. 준준플레이오프를 하기 전에는 굉장히 자신감에 차있었어요. 하지만 많은 분들이 기대를 많이 해줬고 내가 무언가를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부담감으로 작용했던 것 같아요. 원래는 부담감을 즐기는 편인데 저도 모르게 힘들었나 봐요.

에이스로서 팀을 끝까지 책임지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온몸을 휘감았죠. 최종 에이스 대결에서 감독님이 누가 나가는 것이 낫겠냐고 저와 명수형에게 물어봤을 때 제가 “명수형”이라고 대답했어요. 3연패나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가 나가서 이길 자신이 없었던 거죠. 반면 명수형은 그날 경기에서 승리를 했고요. 그래서 명수형이 나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어리석었던 것 같아요.

기세가 좋지 않아도 제가 나갔어야 했어요. 제가 에이스라는 사실을 잊고 숨으려고 했던 것이 지금 많이 후회스럽더라고요. 그때는 에이스라는 부담감을 이겨낼 만큼 강한 마음을 가지지 못했던 것 같아요. 제 스스로에게 실망스러워 준준플레이오프 이후 정말 많이 힘들었고요.

한 게시판에서 “하이트는 CJ에 진짜 패한 것이 아니다. 최종 에이스 결정전에 신상문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적은 글을 봤어요. 그 글을 보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에이스라는 것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얼마나 행복한 자리인지 깨달았기 때문이죠. 이제는 에이스로서 피하지도 도망가지도 않을 겁니다.

그저 항상 웃기만 하는 어린 선수라고 생각했는데 신상문은 속이 꽉 찬 프로였습니다. 혼자서 감당하기 힘든 에이스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도 사람들에게 밝게 웃어주던 신상문의 마음 속에는 끊임없는 고민과 괴로움이 있었고 그 괴로움이 신상문을 더욱 강하게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신상문은 힘들고 괴로운 일을 극복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채찍질을 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힘든 일을 극복하는 데는 어렸을 때 배웠던 합기도가 큰 도움이 됐다고 고백했습니다.


[[img1 ]] 외동 아들이라 그런지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프로게이머 세계에 와서 금방 적응하고 힘든 난관을 빨리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어렸을 때 배운 합기도 덕분입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정신을 가다듬는 방법을 배웠고 사범님께서 가르쳐주시는 것들을 배우는 방법을 익혔기 때문에 게임단에 와서 감독님을 따르는 것도 어렵지 않았고 힘든 일들을 극복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어요.

제가 세계대회에 나가 3위를 한 것은 사실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는데요. 그 대회는 단별로 대련을 하는 대회였어요. 제가 3단이었는데 4강전을 치를 때 붙었던 선수가 저보다 키가 너무 컸어요. 보호구를 착용한 상황이라 위가 잘 보이지 않았는데 상대 선수 키가 크다 보니 발차기가 제 머리 위해서 이뤄지더라고요. 하나도 막지 못했고 결국 정말 많이 맞았던 기억 밖에 나지 않아요(웃음).

그리고 3~4위전 경기에서는 저보다 체급이 3단계나 높은 상대와 붙었어요. 부모님께서 보시고 눈물이 나실 정도였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미 준결승전에서 너무 많이 맞은 상황이라 상대 선수의 덩치를 보는 순간 ‘내가 또 맞으면 죽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작은 선수의 장점인 스피드를 이용해 치고 빠지는 게릴라 전략을 선택했고 그 덕분에 3위를 차지할 수 있었어요. 아마 견제를 좋아하는 제 경기 스타일은 그때 정해진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웃음).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을 너무나 솔직하게 털어놓는 신상문. 평소에도 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릴레이 인터뷰에 앞서 재미있는 인터뷰가 될 수 있을지 걱정했던 것이 민망할 정도였습니다. 신상문은 그동안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었던 말을 허심탄회하게 하는 것이 무척 마음에 드는 듯 ‘동안’이라는 평가에 대해 꽤 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았습니다.

[[img1 ]] 어렸을 때부터 동안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웃음). 고등학교 입학했을 무렵에는 지금보다 더 심한 동안이었죠. 제가 생각해도 참 풋풋했어요(웃음).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제 얼굴도 많이 삭았죠.

그런데 저는 어렸을 때부터 어리다는 소리가 듣기 싫었어요. 남자들은 남자다워 보이고 싶은 욕망이 있어요(웃음). 어려 보인다는 것은 왠지 아직 남자가 되지 않은 느낌이잖아요. 또한 남자들 사이에서는 어려 보이면 우선 무시하면서 어리게 취급해요. 그런 대접을 받는 것이 다 외모 때문이라고 생각하니 동안이라는 소리가 저에게는 썩 좋지만은 않았어요.

그래도 지금은 나이를 한 두 살 먹다 보니 젖살이 빠지면서 남자가 되어가는 것 같아요(웃음). 얼마 전 성승헌 캐스터님이 “상문이가 점점 남자다워 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해주시는 것을 듣고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몰라요(웃음). 이제 저도 진정한 남자가 돼 가고 있는 거죠(웃음).

동안이라는 이야기와 동시에 신상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귀여움인데요. 신상문도 그것을 알고 있는 듯 최근 팬들에게 귀여운 모습을 자주 보여주며 누나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습니다.

[[img1 ]]사실 이미지 메이킹을 하고 있는 중이에요(웃음). 처음에는 동안이라는 소리가 듣기 싫었는데 그게 내가 가진 무기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또 귀여운 이미지가 나에게 어울린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리고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이 재미있더라고요. 누군가가 나를 좋아해 주는 것도 좋았고요. 남들이 귀엽다고 하니 사실 기분이 좋았거든요(웃음).

하지만 앞으로는 귀여운 신상문이 아닌 진정한 남자로 거듭나는 신상문이 되고 싶어요. (기자가 웃음을 멈추지 못하자) 제가 남자다운 남자가 되고 싶다는 것이 그렇게 웃긴가요? (곰곰이 생각하더니) 지금 제 외모에 제 키를 생각해 보면 웃길 수도 있겠네요(웃음). 그래도 키가 계속 크고 있어서 지금은 173cm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조만간 남자 신상문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웃음).

그렇다면 외동 아들인 신상문은 부모님께 애교 넘치는 아들일까요? 이 질문에 대해 신상문은 손사래를 치며 “손발이 오그라드는 애교는 절대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img1 ]] 예전에는 정말 무뚝뚝한 경상도 사나이였죠. 그런데 프로게이머가 된 후 많이 변한 것은 사실이에요. 부모님께 말도 많이 하고 안부 전화도 자주 하면서 효심이 점점 깊어지고 있죠. 아무래도 멀리 떨어져 살다 보니 절로 효심이 커가는 것 같아요.

하지만 효심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엄마, 보고 싶어”라던가 “사랑해”라던가 손발이 오그라드는 애교는 죽었다가 깨어나도 할 수 없어요. 아무래도 제가 아버지를 많이 닮은 것 같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예전에 정말 말이 없으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지금은 ‘수다맨’이세요(웃음). 아버지께서 말씀을 많이 하시게 된 후로 집안이 더욱 화목해지고 있고 저에게 정말 많은 말씀을 해주세요. 그래서 저도 아버지를 존경하게 됐고요. 물론 아버지께서도 말은 많이 하시지만 애교는 없으십니다(웃음).

하이트에서 ‘귀여움’을 맡고 있는 신상문. 최근 하이트에서 신상문의 자리를 위협하는 귀여운 선수는 누가 있을까요? 신상문이 생각하는 하이트 최고 귀염둥이를 꼽으라는 말에 의외의 대답이 돌아와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img1 ]] 일단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상할 수 있는 이경민을 꼽고 싶어요. 경민이를 보면 찹쌀떡 같은 느낌이에요(웃음). 제가 봐도 너무 풋풋하고 아기 같아요.

세월이 참 빠른 것이 예전에 (한)동욱이형과 (차)재욱이형이 팀에 있을 때 연습생이었던 저를 그렇게 귀여워해 주셨거든요. 그런데 지금 제가 형들의 입장이 돼서 경민이를 귀여워하고 있는 것을 보면 왠지 재미있다니까요(웃음).

세월이 지나면 경민이도 한 후배에게 지금 제가 경민이에게 느끼고 있는 귀여운 느낌을 받겠죠? 그러면서 “그때 상문이 형이…”라는 인터뷰를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런 상황이 무척 재미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조금 의외일 수도 있는데 저는 (박)명수형이 귀여워요. 명수형이 말하는 것이 얼마나 귀여운지 모르시죠? 그리고 웃는 모습도 정말 귀여워요. 가끔 명수형이 너무 귀여워서 형인 것을 잊고 볼을 꼬집어 주고 싶을 때가 있답니다(웃음).

제가 가끔 한번씩 미쳐서 말로 사람을 귀찮게 할 때가 있거든요. 그럴 때면 (문)성진이형이나 (원)종서형은 대꾸하기도 귀찮고 하도 말을 많이 하니까 “조용히 좀 하라”며 상대도 안 해줘요. 그런데 (박)명수형은 항상 대꾸도 잘 해주고 호응도 해줘요. 그럴 때면 성진이형과 종서형은 명수형에게 “제발 그만 대꾸하라”고 구박을 해요.

제 생각인데 아마 명수형 마음속에는 저와 저희 아버지처럼 말을 많이 하고 싶어하는 욕망이 들끓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봤어요(웃음).

*2편에서 계속
(기사 노출에 오류가 있어 삭제후 다시 업로드 했습니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관련기사
[[14885|[삼태성(三太星) 릴레이 인터뷰] 하이트 신상문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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