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e스포츠 팬들은 반기를 들고 나섰다. 흥미 없는 방식을 1년 더 진행하는 것보다 변화를 주면서 다양한 시도를 했어야만 했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지난 08-09 시즌을 치르면서 각 팀의 핵심 선수들은 60~70회나 출전하면서 피로감을 호소했고 팀들이 프로리그에 집중하면서 개인리그의 재미가 떨어졌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프로리그 경기일을 줄이고 1년 단일 리그보다는 전후기 리그 방식으로 치르자는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
기자의 입장에서 전략 위원회의 선택에 70% 정도 동의한다. 모든 리그에는 정통성이 존재해야 한다. 어떻게 진행되는지 팬들의 뇌리에 희미한 가닥이라도 잡혀 있어야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다.
기억을 2008년으로 돌이켜보자. 신한은행 프로리그 2007 시즌을 마친 뒤 관계자들은 통합 챔피언전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기리그 우승팀은 광안리에서 수 많은 관중 앞에서 찬사를 받고 후기리그 우승팀은 실내 체육관에서 우승을 축하한다. 통합 챔피언전도 후기리그과 비슷한 크기의 경기장에서 진행된다.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이왕 광안리를 e스포츠의 성지로 만들 것이라면 1년 리그의 결승전을 그 곳에서 치르자고 제안했고 통과됐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 프로리그 2008은 반쪽 짜리 대회로 막을 내렸다. 08-09 시즌으로 전환하기 위해 엄청난 희생을 감수했다.
그리고 나서 08-09 시즌 방식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고 1년짜리 단일 리그, 5라운드 방식이 선택됐다. 그리고 한 시즌을 마쳤다.
1년 리그에 대한 평가는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경기수가 늘어났고 몇몇 선수가 혹사당하기도 했지만 전체적인 평가는 호의적이었다. 정규 시즌은 끝까지 순위를 알 수 없을 만큼 치열하게 진행됐고 포스트 시즌에서 적용된 다전제에 대한 평가도 나쁘지 않았다. 스페셜포스 프로리그와 함께 사흘간 진행된 부산 광안리에서의 반응도 좋았다. 프로리그가 e스포츠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고 부산에서 최종 승자를 가리는 방식도 인상적이었다.
이 시점에서 정규 리그 방식과 포스트 시즌 방식을 모두 바꾼다면 1년 리그의 당위성은 유지될 수 있을까. 가능하리리라고 본다. 어차피 광안리에서 진행되는 결승전은 똑같을테니까. 후기리그 결승전이 됐든, 통합챔피언전이 됐든 e스포츠 성지 광안리에서 결승전이 열렸을 것이고 팬들은 찾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중요한 건 과정이고 한 가닥의 정통성이다. 1년 동안 정규 시즌을 치르면서 어떤 과정을 밟았느냐를 설명할 때 '작년과 다르게 올해는'이라고 설명하는 것과 '작년처럼'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e스포츠를 6년째 취재하고 있는 기자도 과거 프로리그 진행 방식에 대해 헷갈릴 때가 있다. 기억력이 좋지 않고 무지해서 그럴 수도 있다. 2003년부터 진행되어 온 프로리그의 방식을 하나도 틀리지 않고 모두 알고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정확한 사실을 전달하기 위해 기자는 연감을 뒤척인 적이 수도 없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부적인 팩트에서 오류를 범할 때가 있다.
이것이 e스포츠의 대표 브랜드인 프로리그의 현실이다. 매 시즌 큰 틀에서든지, 세부사항에서든지 변화가 이뤄진다. 방식이 바뀌고 형태가 달라진다.
리그가 갖고 있는 정통성은 한두 해만에 성립되지 않는다. 매해 달라지는 방식을 기억하라고 강요하기 보다는 2~3년 정도 지켜본 뒤 큰 틀의 수정이 이뤄지는 것이 권위와 정통성을 담보하는 길이 아닐까.
남윤성 기자 thenam@daiyl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