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칸 '공룡' 송병구가 독기를 품었다.
송병구는 22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e스포츠 상설 경기장에서 열린 신한은행 프로리그 09-10 시즌 STX 소울과의 경기에서 김구현과 진영수를 내리 꺾으면서 팀 승리를 지켜냈다. 송병구의 활약 덕분에 삼성전자는 4연패를 탈출했고 시즌 2승째를 따냈다. 공군 에이스와의 탈꼴찌 경쟁에서도 빠져 나왔다.
송병구는 그동안 국제 대회에 연거푸 참가하느라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10월31일부터 2일까지 경기도 수원시 실내체육과에서 열린 IEF 2009에 참가하느라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결승전에 올라 아마추어 이철민을 꺾고 우승하면서 개인적으로 영광을 안았지만 팀은 이스트로에게 패하면서 연패의 서막을 올렸다.
송병구는 중국 청두에서 열린 WCG 2009를 위해 출국하기 전 화승과의 경기에 출전해 박준오를 꺾고 승리했다. 그렇지만 팀은 패하면서 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10일 팀이 CJ 엔투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있었지만 송병구는 청두로 출국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중국에 도착한 송병구는 팀이 패했다는 소식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WCG 2009에서 화승 이제동에게 패해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이후 송병구는 눈빛과 자세가 달라졌다. 20일 열린 EVER 스타리그 2009 조지명식에서 송병구는 달라진 눈빛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WCG 2위와 스타리그 참가자 가운데 가장 많은 2등 타이틀을 갖고 있다고 중계진이 농담을 던지자 "2위라는 이야기를 자꾸 들으니 기분이 좋지 않다"며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이전의 송병구였다면 웃으면서 "2등도 잘한 거잖아요"라며 농담을 받아줬겠지만 송병구는 달라져 있었다. 또 중계진이 최근 근황을 묻자 "새벽 4시까지 연습하고 있다. 아침 9시면 눈이 떠지고 남들보다 30분 이른 9시30분부터 연습을 시작한다"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송병구는 09-10 시즌을 앞두고 큰 변화를 꾀했다. 경기 실력도 중요하지만 체질 개선을 위해 다이어트와 운동을 통해 살을 뺐다. 80Kg을 넘나들던 체중은 70Kg 초반으로 유지했고 피트니스 센터에서 땀을 빼며 복근을 만들었다. 게임을 더 잘하기 위해 건강을 챙겼고 식성마저도 변화를 줌으로써 삼겹살 좋아하고 주전부리를 입에서 떼지 않던 먹성을 모두 버렸다.
송병구는 달라진 연습 방식과 눈빛을 결과로 드러냈다. 22일 STX 소울과의 경기에서 김구현의 예리한 견제 플레이를 모두 막아내며 침착하게 역전을 일궈냈다. 2대1로 앞선 상황에서 이성은이 패하면서 에이스 결정전을 치르게 되자 출전을 자청하면서 고참으로서의 책임감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진영수를 상대로 승리하면서 자신이 던진 말에 책임을 졌다. 송병구 덕에 팀은 4연패에서 벗어났다.
달라진 송병구의 어깨에 올려진 짐은 대단히 무겁다. 스타리그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삼성전자를 중위권, 상위권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 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후배들과 함께 해야만 의미가 있는 일이다.
'공룡' 송병구가 내딛는 한걸음이 삼성전자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지 관심있게 지켜보자.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