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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SK텔레콤 고인규 "몰래카메라로 의심해"

SK텔레콤 T1 고인규가 오랜 부진을 털고 극적인 승리를 연출했다. 고인규는 데뷔 2000일을 맞아 많은 관중이 현장을 찾은 가운데 하이트전 마지막 7세트에 출격해 장기전 끝에 김상욱을 꺾고 승리 감격을 누렸다. 고인규는 "서바이버 토너먼트 탈락한 이후 (이)윤열이형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조언을 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며 "몰래카메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뜻밖에 기회를 주신 감독님과 코치님께 감사하고 기대에 부응할 수 있어서 기분 좋다"고 말했다.

Q 마무리 승리를 거둔 소감은.
A 최근 페이스가 많이 떨어져 있었다. 서바이버에서도 떨어지며 '서황' 타이틀도 내려놓을 수밖에 없게 됐다. 최근 4-5년동안 양대 PC방에 가지 않았는데 떨어졌다. 나를 보여주려면 개인리그에서 보여줘야 하는데 그럴 기회가 없어져서 막막했다. 오늘 승리로 인해서 숨통이 좀 트인 것 같다.

Q 출전할 때 긴장되지는 않았나.
A 나는 나가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했다. 도재욱 선수가 출전하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출전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을 했는데 감독님이 내보내주셨다. 그래서 몰래 카메라인가요 라고 물었다. 준비가 전혀 안 된 상황이었다. 긴장이 되지는 않았다. 올라가기 전에 잠시 멍했다.

최 코치님이 져도 되니까 부담 갖지 말라고 하셨다. 그래서 마음이 좀 편해졌다. 이왕 나가게 된 것 잘됐다고 생각했다. 감독님이 의사를 물어보셔서 준비가 안된 상태라고 말씀드렸지만 한편 속으로는 나갔으면 했다.
Q 자신감이 없었나.
A 개인리그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떨어져서 자괴감이 들었다. 해도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에게 기회가 다시 올까' 하는 생각부터 '게임을 그만 둬야하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데뷔 이래로 가장 힘든 시기다. 나이도 나이인 만큼 여기서 밀리면 많은 분들이 고인규는 끝났다라는 생각을 하실 것 같다. 의욕이 떨어져 있었는데 며칠 전 서바이버에서 탈락하고 (이)윤열이형에게 방명록을 썼다. 정말 힘들고 나의 한계인것 같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몇 시간 후에 윤열이형이 답글을 주셨다. '형도 지금 양대 PC방인데 너 왜 그러냐, 술 한잔하고 마음 다잡은 후에 다시 시작하라'고 말씀해주셨다. 어찌보면 누구나 해줄 수 있는 말인데 느낌이 달랐다. 윤열이형에게 그런 말을 듣고 나니 별말이 아닐수도 있는데 다시 생각하게 됐다. 윤열이형이 '너는 고인규다.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 다시 시작해라'라고 하신 게 힘이 됐다.

Q 왜 이윤열이었나.
A 옆에 있는 최 코치님이나 (임)요환이형에게 할 수도 있었지만 항상 바로 옆에 있는 분들이라 뭔가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요환이형의 '너는 고인규다'와는 또 다른 느낌이 들었다. 윤열이형에게 너무 고마웠다. 내가 이 말을 했다고 요환이형이나 최코치님 섭섭해하지 않으셨으면 한다.

Q 프로리그 3연패와 저그전 3연패를 모두 끊었다.
A 오늘의 승리로 다시 치고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 같다. 오늘까지 졌으면 어떻게 될지 몰랐을 것 같다. 쟁쟁한 선수들도 많은데 나를 믿고 내보내주신 감독님과 코치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Q 치열한 경기였는데 언제 승리를 예감했나.
A 3시 앞마당을 억지로 해처리를 밀고 나서 드롭 공격을 피해 없이 막고 베슬 관리가 잘됐을 때 승리할수 있다고 생각했다. 끝나고 보니 베슬이 16대 정도 됐다.

Q 많은 팬들이 응원했다.
A 2000일인 것도 몰랐고 공식전 99승인 것은 알았는데 100승을 할 줄은 몰랐다. (김)택용이가 2주년인데 멋진 모습을 보고 부럽다는 생각을 했는데 나에게도 기회가 와서 좋았다. 데뷔 2000일인데 100승밖에 못한 것은 자랑할 것이 못될 수도 있다. 나는 이영호도 아니고 이제동도 아니고 그냥 나다. 별 것 아닐지도 모르지만 축하해주셨으면 좋겠다. 앞으로 200승 300승까지 계속 올리고 싶고 누구보다 빨리 할 수 있도록 욕심 내겠다. 팬들에게도 감사드린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 말은.
A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는데 (박)재혁이가 올라가기 전에 투 배럭 팩토리를 하라고 말해줬다. 재혁이에게 고마웠다.

정리=박운성 기자 phot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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