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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인터뷰] '매시아' 김정우 "높이, 멀리 날겠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릴레이 인터뷰] '매시아' 김정우 "높이, 멀리 날겠다"
이번 릴레이 인터뷰 주자는 '매시아' 김정우 입니다. 앞서 조병세와 진영화가 릴레이 인터뷰를 하면서 김정우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했기 때문에 다소 맥 빠진 인터뷰가 될 수도 있지만 김정우 선수가 KT 이영호를 꺾고 대한항공 스타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이번 릴레이 인터뷰는 여느 때보다 풍성한 이야기가 가득했습니다.사실 김정우와 기자는 매우 특별한 인연이 있습니다. 얼마 전 스타리그 결승전 우승자를 맞히는 기사에서 김정우가 우승하는 ‘예지몽’을 꿨던 기자는 과감하게 김정우 우승을 예상했죠. 그리고 김정우는 최종병기 이영호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것이 인연이 돼 저는 ‘무당 기자’가 되기도 했죠.릴레이 인터뷰를 위해 CJ 연습실에서 김정우를 보자마자 “어떻게 저와 같이 예지몽을 꾸셨어요”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김정우 역시 스타리그를 우승하는 꿈을 꿨다고 합니다. 참 특이한 인연이죠.“스타리그 8강 경기를 하기 전일 거에요. 이영호와 결승전을 했는데 역전승으로 승리했어요. 정말 기분이 좋아 환호성을 질렀는데 일어나보니 꿈이더라고요. 허탈해서 아무에게도 이야기 하지 않고 가슴 속에 간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우승을 했고 기자님이 쓰신 기사를 보니 저와 같은 꿈을 꾼 것 같더라고요. 신기했죠.”그렇게 특이한 인연을 가지고 만난 우승자 김정우. 김정우와 신기하고 유쾌한 만남 속으로 지금부터 함께 들어가 보시죠.DES=우선 이번 스타리그 결승 우승을 축하합니다.김정우=감사합니다. 사실 (조)병세나 (진)영화의 인터뷰를 보고 ‘나는 분위기가 좋을 때 인터뷰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우승하고 난 뒤 이렇게 인터뷰를 하게 돼 기분이 좋네요.DES=결승전 이야기를 안 할 수 없겠죠. 상대가 최근 신이라 불리는 이영호였는데 0대2로 패하고 있다가 역전승까지 거뒀죠. 정말 행복하고 짜릿했을 텐데 생각보다는 기뻐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이유가 있을까요.김정우=날카롭게 보셨네요(웃음). 티 내지 않으려고 했는데 티가 났나 봐요. 16강 재재재재경기 때부터 결승전까지 말도 안 되는 드라마를 쓴 느낌이고 우승도 극적으로 했으니 기분이 좋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죠. 그런데 결승전 경기 내용이 마음에 안 들었어요. 1, 2세트 모두 준비한 대로 빌드가 잘 통해 유리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영호 선수가 너무나 잘해서 힘없이 무너져 버렸잖아요. 1, 2세트에서 치고 받는 난전 끝에 패하거나 승리했다면 아마 더 기뻐했을 텐데 경기력이 마음에 들지 않다 보니 속상하더라고요. 그 부분이 계속 마음에 걸려 크게 기뻐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제가 완벽주의자는 아닌데 이상하게 그날 결승전 경기는 아쉬웠어요.DES=평소에도 감정 표현을 잘 하지는 않는데 이번 결승전은 딱 느낀 만큼만 표현한 것이군요.김정우=지금까지 김정우는 감정 표현을 하는 사람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얼마 전부터 내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프로로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많이 바꿨어요. 기쁘면 기뻐하고 슬프면 슬퍼할 겁니다. 결승전에서는 제 감정을 억제한 것이 아니라 딱 그만큼만 기뻤어요(웃음).DES=생각해보면 CJ 삼총사 중 가장 늦게 주목 받고 우승은 가장 먼저 했네요.김정우=(진)영화나 (조)병세나 지금은 제가 부럽겠죠. 하지만 데뷔하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저는 항상 그 기분을 느끼고 살았어요. 병세는 프로게이머가 되자마자 양대 개인리그 예선을 모두 뚫고 위너스리그 결승전에서 역올킬을 해내 주목 받기 시작했어요. 정말 부럽더라고요. 그 당시 저는 아직 신예다 보니 팀플레이에 먼저 나가면서 방송 경기를 적응했죠. 그 당시 (손)재범이형과 호흡을 맞췄는데 저는 신인이다 보니 오더를 내릴 입장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왠지 다르게 하는 것이 통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연습대로 안 한 적도 있죠. 하지만 패하면 여지없이 모든 비난이 저한테만 쏟아졌어요. 그 당시에 얼마나 힘들었는지 몰라요. 병세를 보며 이를 악물었었죠.지난 시즌 영화가 스타리그 결승에 진출했을 때도 축하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속으로는 많이 속상했어요. 그래도 지금은 제가 위에 있고 영화랑 병세가 예전 저 같은 생각을 하겠죠(웃음)?DES=동료들이 많이 축해해 줬는지 궁금하네요.김정우=동료들이 다같이 기뻐해 줬어요. 그런데 (손)재범이형의 이야기에 따르면 (진)영화 표정이 좋지 않았다고 하네요(웃음). 마치 ‘내가 저 자리에 있어야 하는데’라는 표정이었대요(웃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아요. 나도 지난 시즌 영화가 결승전에 갔을 때 질투를 했으니까요. DES=부모님이 결승전 경기를 보는 내내 마음 졸이며 경기를 지켜보셨는데 혹시 게임을 한다고 했을 때 반대는 없었는지 궁금하네요.김정우=갑자기 그 이야기를 하니 울컥 하네요(웃음). 정말 심하게 반대하셨어요. 지금은 실업계를 가든 인문계를 가든 나만의 장기를 살리는 것에 대해 인정해 주는 분위기잖아요. 그런데 예전에는 실업계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았어요. 저는 굳이 게임을 하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컴퓨터 쪽을 깊게 파고들고 싶어 실업계를 선택했는데 부모님께서 용인해 주지 않으셨죠. 특히 어머님께서 반대를 많이 하셔서 학교 선생님께 상의하기도 했어요. 선생님이 집에 있는 컴퓨터를 없애라는 말씀을 하셔서 어머니께서 컴퓨터를 버리신 적도 있다니까요. 그래서 한동안 게임을 못했죠.더군다나 장남이다 보니 정말 심하게 반대하시더라고요. 그 당시에는 많이 힘들었어요. 아들을 그렇게 못 믿으시나 생각하니 순간 부모님께 서운해 지더라고요. 그래도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공인 대회에 나가 준프로게이머 자격도 따고 CJ에 입단도 하니 많이 밀어주셨어요. 지금이야 웃으며 이야기 하지만 그 당시에는 정말 힘들었어요. 제가 고집이 있어서 결심하면 무조건 해야 하는 스타일이거든요(웃음).DES=지금은 부모님의 반대가 이해되나요?김정우=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부모님이 왜 반대하셨는지 알겠어요. 저라도 반대했을 것 같아요. 그래도 이번 우승으로 보답을 많이 한 것 같아서 기분 좋아요.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려서 호강시켜 드리려고요. 아들을 믿어준 기쁨을 더 많이 누리게 해드려야죠(웃음). DES=김정우가 가장 부러운 선수가 있다면 누구였나요.김정우=’리쌍’이 제일 부러워요. 지금 최고의 선수인 것도 부럽지만 사실 예전부터 라이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머리 속에 서로만 생각하는 이제동과 이영호의 현재 관계가 제일 부럽죠. 이번 결승을 통해 영호도 저를 라이벌로 생각해 줬으면 좋겠는데 이제동 선수를 물리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웃음). 리쌍 사이에 껴보고 싶은데 둘이 너무 단단한 것 같아요. 그리고 2009년 제가 생각해도 정말 잘할 때가 있었어요. 테란전 17승1패였고 15연승을 달리는 등 최고의 포스였죠. 그런데 우승을 못했다고 ‘택뱅리쌍’에 끼워주지 않더라고요. 조금 서운했죠(웃음).DES=김정우를 이야기 하면서 재재재재경기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요. 그 당시 선수들도 힘들었지만 취재하는 기자들도 정말 힘들어 절대 잊지 못할 것 같아요.김정우=경기가 끝나고 인터뷰를 하기 위해 기자실에 들어가니 다들 지친 표정이었죠(웃음). 죄송하기도 하면서 '내가 경기를 많이 하긴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사실 재재재재경기는 잊고 싶어요. 생각하기도 싫은 최악의 경기력이었죠. 왜 계속 경기를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경기하면서 빛이 계속 들어와 따뜻하다 보니 잠이 들 뻔 했다니까요(웃음). 마지막 경기를 할 때는 ‘죽어도 더 이상 못하겠다’라는 생각으로 경기를 끝냈던 것 같아요(웃음).DES=조병세가 여동생이 있다면 소개시켜주고 싶은 선수로 꼽았는데요. 조병세에 따르면 바른 생활 사나이라고 하던데 사실인가요?김정우=완전 바른 생활 사나이죠(웃음). 아무 생각 안하고 있으면 차가워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사실은 따뜻하고 정 많은 남자입니다(웃음). 병세가 그런 이야기를 했다니 정말 좋은 동생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사랑해요, 조병세!DES=팬들의 질문을 좀 받아볼게요. 진영화와 조병세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요?김정우=재미없게 말하면 키죠. 영화는 조그맣고 병세는 크잖아요(웃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영화는 재미가 없어요(웃음). 그에 비해 병세는 말도 많고 재미있고 고민 있으면 잘 들어주죠. 원래 동갑과 친해지기는 조금 힘들어요. 그리고 여기서 밝히는데 영화가 시크한 척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다 일부러 그러는 거에요. 시크한 척 하는 것이지 원래 성격이 시크하지는 않답니다(웃음).DES=얼마 전 진영화로 인해 큰 부상을 당했다고 들었어요.김정우=그 이야기를 (조)병세가 이미 했더라고요. 다들 자신의 입장에서만 이야기했는데 제 입장에서 말하자면 전 죽는 줄 알았어요. 다 같이 편의점을 가는데 선수 몇 명과 영화에게 눈을 던지자고 제안했어요. 눈을 던지고 난 뒤 막 뛰어서 도망가는데 영화가 아무 반응이 없는 거에요. 제가 더 당황해서 뛰다가 기둥에 부딪혔죠. 근데 그때 영화가 정말 통쾌하게 웃더라고요. 내가 잘못했으니 뭐라고 하지도 못하고 그런데 너무 아프니 웃음만 나더군요(웃음). 병원에 갔는데 며칠 제대로 걷지도 못했어요. 그 때 영화가 웃던 모습을 생각하니 정말 친구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니까요. DES=CJ 삼총사 외모 순위를 매겨 보자면.김정우=정말 어려운 질문인데요(웃음). 1위는 병세로 할게요. 저는 겸손하게 2위로 꼽겠습니다(웃음). 시크하는 척 하는 영화를 꼴찌로 두죠. 사실 요즘 영화가 ‘주위 사람들이 나를 잘생겼다고 하더라’며 예속 이야기해요. 이제는 정말 못 들어 주겠어요(웃음). 현실을 좀 직시했으면 좋겠네요.그리고 기자님께 부탁하자면 영화 피부에 그만 신경 써줬으면 좋겠어요. 영화가 사진이 잘 나오니까 진짜 자기가 잘생긴 줄 알더라고요. 원본 그대로 올려봐야 ‘아, 내 피부가 이렇구나’라고 깨닫는 다니까요(웃음).DES=현재 '매시아'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마음에 드나.김정우=결승전 끝나고 불사조라는 별명이 붙었던데 저는 매시아가 좋아요. 정감 가는 별명이잖아요. 날카롭기도 하고. 무척 마음에 듭니다.예전에 김택용 선수의 별명이었던 ‘혁명가’도 굉장히 욕심나는 별명이었는데 지금은 이제동 선수의 별명인 ‘폭군’이 제일 마음에 들어요. 정말 포스 있어 보이더라고요. 저그 선수로서 진심으로 빼앗고 싶다니까요. DES=우승하면 장윤철에게 파마를 해주겠다고 했다던데.김정우=요즘 경기 나가서 승리 몇 번 하고 나니 에이스 행세를 하고 다니더라고요. 목에 힘이 워낙 들어가 있어서 깁스한 줄 알았다니까요(웃음). 목에 깁스를 하더니 이제는 언론 플레이까지 하는 윤철이가 정말 괘씸했어요. 연습을 도와주는데 ‘우승하면 나 머리 파마해줘’라고 말하길래 ‘잘 보이면 좋은 일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언론에 파마를 해주기로 했다고 딱 잘라 말해버렸잖아요. 제가 안 해줄 수 없는 상황이었죠. 다행히 감독님께서 윤철이에게 ‘파마를 하면 경기에 내보내지 않겠다’고 말씀하셔서 파마 사건은 일단락 됐죠. 예전에 영화도 파마를 하고 왔었는데 감독님께서 별로라고 따로 데리고 가서 펴주셨던 적이 있거든요(웃음).DES=진영화가 세심한 선수로 김정우를 꼽았는데 사실인가요.김정우=저는 털털한 선수들이 오히려 부러워요. 세심하다는 것은 좀 피곤하거든요(웃음). 영화가 제가 게임하는 것을 유심히 지켜보더니 ‘참 바빠 보인다’고 이야기해준 기억이 있어요.DES=혹시 알려지지 않은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알려주세요.김정우=영화에 관련한 재미있는 사실이 있긴 하죠. 2군 숙소에 있을 때인데 연습 시간에는 인터넷을 하면 김동우 코치님께 많이 혼났어요. 그런데 영화가 이어폰을 끼고 인터넷을 하고 있는 거에요. 코치님이 불러도 대답도 안하고 인터넷만 하고 있으니 코치님이 화가 나서 뒤로 가셨죠. 그런데 영화는 게임을 하고 있었어요(웃음). 손이 정말 느려서 사람들이 봤을 때는 게임이 아니라 인터넷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니까요. 코치님도 어이가 없어서 웃고 넘어갔던 기억이 있어요(웃음). DES=친해지고 싶은 게이머가 있다면.김정우=이제동 선수와 친해지고 싶어요. 사실 저나 이제동 선수나 말이 없는 편이라 만나면 어색하더라고요. 조지명식 같은 곳에서 볼 때 친해지고 싶어 말을 한번 걸었다가 어색해서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못했던 기억이 나네요(웃음). DES=마지막으로 김정우는 어떤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나요.김정우=e스포츠 대표 아이콘이 임요환 선수잖아요. 임요환 선수를 뛰어넘어 e스포츠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은퇴하고 난 뒤에도 가끔 ‘그 선수 대단했지’라는 생각나게끔 하는 선수가 되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지 않을까요?얼마 전 한비야씨가 나온 한 프로그램을 봤는데 ‘세상이 날 벼랑 끝으로 내몰면 차라리 벼랑 끝으로 떨어져라. 그 때 너에게 날개가 있었음을 비로소 깨닫게 될 것이다’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한창 연패의 늪에 빠져서 정말 힘들 때 그 이야기를 듣고 난 뒤 ‘정말 나에게 날개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재재재재경기라는 낭떠러지에서 떨어진 뒤 비로소 제가 ‘매’라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벼랑으로 떨어지니 정말 날개가 돋아나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결국 우승을 했고요. 이제는 높이 나는 매가 됐으니 더 멀리 나는 일만 남은 것 같아요. 꾸준히 계속 하늘을 가르는 멋진 매 같은 선수가 되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sora@dailyesports.com*기사 수정했습니다. 날카로운 지적 감사합니다.◆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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