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호의 시선 첫 회에 보내주신 관심과 사랑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댓글 하나 하나 다 읽어보며 칭찬에 기뻐하기도 했고 날카로운 지적에 반성도 많이 했습니다. 세세하게 보여지는 것들은 많았는데 막상 글로 표현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지금 다시 읽어보니 나무 보다는 숲을 중점적으로 썼던 것 같네요.
◆초반, 프로토스가 나쁘지 않았다
최근 테란이 프로토스를 상대로 빠르게 확장 기지를 가져가는 것이 대세인데요. 정명훈 역시 원배럭 이후 앞마당에 커맨드 센터를 건설하며 자원적으로 욕심을 내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를 놓치지 않고 질럿과 드라군으로 압박하는 김구현의 플레이는 정말 훌륭했습니다. 원래 매치포인트는 질럿 하나로 입구를 막을 수가 없기 때문에 드라군이 나올 때까지는 어쩔 수 없이 테란에게 정찰을 허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드라군이 생산되면 곧바로 상대 일꾼을 제압하는 것이 먼저기 때문에 테란의 앞마당으로 공격을 가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게다가 매치 포인트의 경우 앞마당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언덕을 지나야 하기 때문에 더더욱 프로토스가 초반에 공격을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김구현이 과감하게 원 질럿과 원 드라군으로 압박을 한 것은 심리전의 승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명훈 역시 빠른 확장 기지라는 미리 준비된 빌드를 사용하면서 질럿이 공격을 오는 타이밍을 알고 막아낼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일꾼과 머린으로 앞마당으로 올라오는 길목에서 철저히 수비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정명훈의 가장 큰 실수였습니다.
초반 과감한 공격과 상대의 실수로 김구현은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되지만 아쉬운 점이 분명 존재합니다. 앞마당에서 계속 피해를 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체력이 별로 없는 드라군을 무리하게 운용해 병력을 모두 제압할 수 없었죠. 정명훈의 본진으로 파고 들었던 드라군 한기만 회군 시켰어도 정명훈의 벌처를 아무런 피해 없이 막아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순간의 판단 실수로 초반 유리함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부분은 아쉬운 장면이기도 합니다.
◆중반에도 유리했던 프로토스, 무슨 잘못을 했을까?
판단 실수는 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김구현이 유리함을 이어갔습니다. 공격 주도권을 쥐고 있던 김구현은 두 번째 심리전에서도 압승을 거두게 되죠. 상대가 빠르게 확장 기지를 선택했지만 김구현은 이를 모르는 상황에서도 병력 위주의 플레이를 펼치며 상대를 흔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입니다.
빌드상에서는 프로토스가 테란을 압도할 수 있는 상황에서 김구현은 두 번째 실수를 하게 됩니다. 옵저버로 상대 체제를 모두 확인한 상황에서 빈집털이용 벌처를 생각해 드라군을 수비적으로 운용했는데요. 팩토리가 한기 밖에 없는 상황에서 벌처의 숫자는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혀 두려워할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드라군이 수비에만 치중해 있던 것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만약 리버가 정명훈의 본진과 앞마당을 휘젓고 다니면서 수비에 동원된 드라군을 미네랄 확장 기지 공격용으로 사용했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졌을 것입니다. 뒤늦게 김구현이 미네랄 확장 기지로 드라군을 보내며 공격을 시도했지만 이미 시즈모드 탱크로 방비가 철저하게 돼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미 늦어버린 것이죠.
정명훈의 벌처 플레이가 좋은 것에 미리 겁을 먹고 드라군을 수비로 돌린 것은 정말 아쉬운 상황입니다. 미네랄 확장 기지를 일찍 가져갔기 때문에 일꾼 피해가 있었다고 해도 쉽게 복구할 수 있었던 데다 팩토리를 늘릴 타이밍을 주면서 벌처가 쏟아지는 상황을 만들어 준 것은 김구현의 가장 큰 판단 실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드디어 시작된 정명훈의 벌처 견제
김구현은 벌처 수비를 하지 않아도 될 때 벌처 수비를 했고 당연히 수비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무방비로 놔두는 실수를 저지르게 됩니다. 어느 정도 피해를 복구한 정명훈은 자신의 장점인 벌처 플레이를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놓았고 김구현의 3시 확장 기지 프로브를 다수 잡아내는데 성공합니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말이 있습니다. 김구현은 이번 경기에서 유리함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너무 수비적으로 나가다 경기를 그르쳤습니다. 상대가 벌처를 빼 돌릴 여력을 주지 말았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에게 그럴 여유를 줬죠.
하지만 김구현의 가장 큰 실수는 셔틀 두 기로 무리한 공격을 감행한 것입니다. 작정하고 수비를 하고 있는 테란의 본진에 셔틀 두 기 병력을 허무하게 잃으면서 이미 경기는 뒤집힌 것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절대로 테란이 진출할 수 없는 타이밍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김구현의 셔틀 두기를 잡아내자 곧바로 공격 타이밍을 잡은 것만 보더라도 셔틀 두기의 견제 판단이 얼마나 최악이었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에게 불리해져 가는 것을 느낀 김구현은 결국 공격을 선택합니다 자리를 잡고 있는 테란의 병력을 셔틀 플레이로 뚫어내기 위해 공격을 감행했지만 긴장을 한 탓인지 김구현의 컨트롤은 좋지 못했습니다. 질럿이 먼저 탱크에 붙은 뒤 드라군이 백업을 해줬어야 하는데 드라군이 먼저 나선 것입니다. 초조함이 병력 컨트롤까지 실수하게끔 만들었던 것이죠.
유리한 상황이었고 충분히 이길 수 있는 타이밍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몇 번의 판단 실수로 에이스 결정전에서 패배한 김구현. 프로토스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을 수밖에 없는 경기였을 것입니다.
정리=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