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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심판과 선수 병행하는 황상우

[피플] 심판과 선수 병행하는 황상우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전문성 가진 심판원 늘어야"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e스포츠 상설 경기장에서 열린 WCG 2010 한국 대표 선발전. 피파 10 부문 결승전이 열렸을 때 관계자들은 깜짝 놀랐다. 경기석에 앉아 결승전을 치르는 선수 가운데 한 명이 너무나도 낯이 익었기 때문이다. 한 때 한국 피파 게임의 최고봉이라 불렸고 현재 한국e스포츠협회에서 심판직을 맡고 있는 황상우가 플레이어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선수와 심판을 병행한다는 지금까지 없던 독특한 커리어를 쌓고 있는 황 심판 혹은 선수를 데일리e스포츠가 만났다.
◆게임 속에서 되살아난 축구 선수의 꿈
황상우는 축구 선수가 되고 싶었다. 온라인에서 드리블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잔디 위에서 공을 차고 싶었던 유년기의 꿈을 갖고 있었다. 중학교 2학년 때까지 황상우는 진짜 축구공을 갖고 선수로 활동했다. 안양 신기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축구 선수의 꿈을 키웠다.

그렇지만 축구 선수보다는 공부를 하라는 부모님의 만류로 선수 생활을 그만뒀고 서울로 전학까지 오면서 공부에 전념했다. 그러던 차에 피파라는 게임을 알게된 그는 온라인 축구의 매력에 푹 빠졌다. 게임을 접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오프라인 축구를 통해 대부분의 전략을 알고 있었기에 두각을 나타냈다. 2002년 WCG 국가 대표로 뽑혔고 대전에서 열린 그랜드 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피파 최고수로 이름을 날렸다.

이후 황상우는 대한민국 피파계를 이끌어갈 유망주로 입지를 굳혔다. 이지훈, 김두형, 최대한, 박윤서, 전경운 등과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면서도 나이가 어린 덕에 이들보다 더 많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공군 에이스 소속입니다?
고등학교 재학 중에 WCG를 우승했던 황상우도 마냥 학생이고 청소년일 수는 없었다. 해가 지날수록 나이가 들어갔고 군대 문제를 고민해야 할 시점을 맞았다. 패키지 게임 피파로 진행하는 대회가 거의 열리지 않았고 피파 온라인 게임 대회도 점점 없어지는 시기에 황상우는 2007년 공군에 입대하기로 결정했다.

황상우가 공군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e스포츠 기자들 사이에서는 특이한 소문이 돌기도 했다. 공군 에이스 프로게임단에서 스타크래프트 뿐만 아니라 피파 선수도 꾸리는 것 아니냐는 루머였다. 이 루머는 황상우의 근무지가 서울 대방동에 위치한 공군 복지단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빙성을 얻기도 했다.
"제가 군에 간 사이에 그런 소문이 돌았군요. 근무지가 서울에 위치한 복지단인 것은 맞아요. 그리고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들이 프로리그를 치르는 동안에 거기에서 연습한 것도 맞죠. 그렇지만 제가 공군 에이스 소속은 아니었어요. 유선병 보직을 받고 제대할 때까지 근무했으니까요. 아무튼 재미있는 루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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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이 되다
2010년 1월 군복무를 마친 황상우는 두 가지 길을 놓고 고민했다. 게이머 생활을 계속하느냐, e스포츠 업계의 관계자로 남느냐를 놓고 결정을 해야 했다. 대부분의 게이머들이 병역을 마친 뒤 선수 생활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오기가 생기기도 했고 e스포츠 업계에 대한 관심을 계속 갖고 있던 그는 한국e스포츠협회 심판직을 택했다.

"제대하고 나서 e스포츠 업계에서 무슨 일을 할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심판 채용 공고가 떴어요. 고민 없이 지원서를 냈고 합격했죠."

황상우의 현재 위치는 부심이다. 아직 정규 심판 자격까지 올라서지는 못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가 맡고 있는 전공 종목이 5개나 된다는 점이다. 피파 프로게이머였으니 피파 종목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점은 차치하고 스타크래프트, 스페셜포스, 카트라이더, 서든어택까지 5개 종목을 아우르고 있는 '멀티 심판원'이다.

"협회에서 종목별로 시험을 봐요. 각 부문의 규정 시험 같은 거죠. 피파 선수를 하고 있었지만 대회가 없을 때에는 심심풀이로 다른 게임도 섭렵했거든요. 그 덕에 여러 종목에 대해 두루 알고 있죠. 협회에서 심판일을 하고 있는 분들 대부분 2~3개 종목에 대해 잘 알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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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만에 WCG 금 사냥
2002년 WCG 그랜드 파이널 우승자였던 황상우는 2010년 미국 LA에서 열리는 그랜드 파이널에 선수로 다시 참가한다. 무려 8년만에 WCG 무대에 다시 설 기회를 얻었다. 한국 대표가 되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대회가 피파 10이라는 패키지 게임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사용자가 많지 않았다. 2명에게 주어지는 결승 티켓을 획득하는 과정도 어렵지 않았다고.

문제는 세계의 벽을 넘는 일. 2004년 최대한 이후 피파 종목에서는 금메달을 딴 적이 없기에 황상우의 어깨에 걸려 있는 기대감이 상당하다.

"금메달까지는 잘 모르겠고 메달권에 들고 싶어요. 한국에서 피파 온라인이 서비스되고 나서 패키지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가 거의 없는데 저를 통해 재미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요."

메달 획득에 있어 가장 큰 장애물로 황상우는 해외 선수들의 수준을 알 수 있는 자료가 극히 부족하다는 점을 꼽았다. 3년간의 공백기를 갖기도 했고 워낙 해외 선수들이 자주 바뀌기에 플레이 스타일을 알 수 없는 점이 애로사항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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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 갖춘 심판원 늘어야
6개월 가량 심판으로 활동하면서 황상우는 다양한 경험을 했다. 스타크래프트와 스페셜포스 프로리그에 부심으로 나서면서 실전 경험을 했고 5개 종목 심판 자격을 얻은 만큼 전국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의 지방 대회에도 2~3 차례 나섰다. 에피소드를 말해 달라고 했더니 특이한 건 없단다. 다만 하고 싶은 말은 있다고.

"전국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에 가면 억지를 쓰는 선수들이 많아요. 프로게이머들은 자기가 참가하는 대회의 룰을 숙지하고 나오는데 아마추어 선수들은 참가에 의의를 두는지 대회 규정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심판들과 말싸움이 나기도 하죠. 대회에 나오는 선수들에게 기본은 바로 규정을 익히는 것입니다. 꼭 지켜주셨으면 합니다."

그는 당분간 선수와 심판을 병행할 생각이다. 그렇지만 선수보다 심판에 무게 중심이 옮겨갈 수밖에 없다. 피파 종목이 엄청나게 활성화되지 않는 이상 그가 설 무대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황상우가 꿈꾸는 심판상은 무엇일까.

"선수가 가장 좋은 환경에서 경기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주는 심판이 되고 싶어요. 제가 판정하면 공정하다는 믿음이 밑바탕에 깔리는 것이 1차 과제이지요. 선수가 처한 상태를 가장 잘 알고 판정을 내리는 심판이 되고 싶어요. 선수 생활을 하면서 체득한 노하우를 통해 판정하겠습니다."

한국e스포츠협회 경기국에는 전문성을 가진 심판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언제나 따라붙는다. 선수 출신이 아닌 심판들의 판정을 믿지 못하겠다는 불신이다. 피파 프로게이머로서 한 획을 그었고 지금도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황상우를 발판으로 전문성을 가진 인재가 심판으로 활약한다면 불신이 사그러들지 않을까.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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