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e스포츠 이원희 기자]STX 소울 스페셜포스 선수단이 필리핀 세부를 점령했다. 생각대로T 스페셜포스 프로리그 2010 시즌1에서 15승2패로 정규시즌 최고 승률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한 STX는 광안리 무대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KT 롤스터를 상대로 3대0 완승을 거두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창단 첫 프로리그 우승에 고무된 STX는 스페셜포스 게임단에 해외 전지훈련 포상을 내렸고, 아시아 대륙 남동쪽 서태평양에 위치한 섬나라 필리핀이 목적지로 선정된 것이다. 필리핀 7000여개 섬 중에서도 중앙에 위치한 세부 외곽 섬인 막탄섬이 최종 목적지였다.
◆비를 몰고 다니는 STX 소울!8월24일 오후 6시 인천국제공항. 부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이번 전지훈련의 주인공인 STX 소울 스페셜포스 게임단이 도착했다. 조규백 코치 인솔 아래 리더 김지훈, 맏형인 박귀민, 최원석, 이창하, 막내 김인재가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공항에 발을 들여놨다.조규백 코치를 제외한 선수들은 모두 필리핀 방문이 처음이지만 해외 여행이 처음인 선수는 없었다. 이미 김지훈과 박귀민, 최원석, 김인재는 스페셜포스 인터리그 기간 동안 대만을 방문한 경험이 있고, 인터리그 이후에 팀에 합류한 이창하는 개인적으로 외국에 다녀온 바 있다. 김지훈은 "스페셜포스 대회 참가를 위해 중국, 대만에 갔다왔는데 이번에 필리핀에 가게 됐다"며 "스페셜포스 덕분에 해외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어 좋다"며 웃었다.
아시아나항공 OZ709편으로 필리핀을 향해 출발했다. 조규백 코치를 비롯한 STX 선수들은 기내식으로 배를 채운 뒤 피곤했는지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필리핀 전지훈련을 대비해 체력을 충전하기 위한 전략일지도 모른다.필리핀 현지 시간으로 자정을 조금 넘겨 막탄 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 수속을 마치고 밖으로 나가니 한국에서보다 더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선수들은 비때문에 전지훈련을 망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에 근심 가득한 표정을 지었지만 "밤에 비가 와도 낮에는 날씨가 맑을 것"이라는 가이드의 이야기를 듣고 금새 표정이 펴졌다.◆세부의 '배가 고파' 잠못 이루는 밤'시애틀의 잠못 이루는 밤'이라는 영화를 기억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톰 행크스와 멕 라이언이 펼친 감동의 멜로 연기는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을 정도.세부 전지훈련에 나선 STX 선수단은 배가 너무 고파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비행기에서 기내식을 먹은 뒤 호텔에 도착하기까지 4시간이 넘는 공복기를 견딜 수 없었던 것. 자정이 넘은 시각인데다 호텔 인근에 이렇다 할 식당이 없어 STX 선수들은 조규백 코치의 방에 모여 미리 준비해간 컵라면으로 허기를 달랬다.그럼에도 불구하고 20대 초반의 한창 때인 STX 선수들은 여전히 배가 고팠다. 마치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 진출을 확정한 한국 대표팀의 거스 히딩크 감독이 "우리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고 말한 것처럼.배가 너무 고팠던 이들은 아침 식사 시간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호텔에 도착해 짐을 풀고 컵라면을 먹고 나니 새벽 2시를 넘었고, 조식 뷔페 시작 시간인 6시까지는 여전히 3시간이 넘게 남았다. 힘들게 힘들게 6시까지 버틴 이들은 뷔페 식당 문이 열리자 마자 배를 채우고서야 잠을 이룰 수 있었다.
◆막내 김인재 실종 사건 해프닝!아침을 먹기 위해 새벽까지 기다리지 않고 일찌감치 잠자리에 든 팀의 맏형 박귀민은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서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룸메이트인 막내 김인재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화를 걸어도 통화가 되지 않았다. 박귀민은 가뜩이나 필리핀 마닐라에서 발생한 한국인 관광객 납치 사건으로 인해 현지 치안에 대한 걱정이 커진 상황에서 김인재에게 사고라도 났을까 조바심이 났다.이같은 박귀민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김인재가 다른 선수들의 방에서 안전하게 취침을 취했기 때문이다. 박귀민과 다시 해후한 김인재는 "키를 방에 놓고 나오는 바람에 귀민이형이 잠에서 깰까봐 다른 방에서 잤다"고 해명했고 박귀민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이같은 상황을 옆에서 지켜보던 김지훈의 말이 더 걸작이다. 김지훈은 "내가 같은 상황이었으면 (박귀민이) 깰 때까지 벨을 눌렀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귀민은 "그랬으면 너는 나한테 죽었다"며 응수했다. 이것으로 김인재 미아 사건 종료!
◆오색찬란 열대어와 해마를 만나다전지훈련 이틀째인 25일부터 본격적인 일정에 돌입했다. 오후부터 선수단 숙소인 임페리얼 팰리스 리조트 인근 바다에서 스쿠버 다이빙과 제트 스키, 바나나 보트 등 해양 스포츠를 진행했다. 먼저 한국인 스쿠버 다이빙 강사에게서 안전 교육을 받은 뒤 잠수복으로 갈아입고 육지에 마련된 풀에서 호흡 훈련을 진행했다. 5분 가량의 훈련을 무사히 마친 뒤 배를 타고 입수지점으로 이동했다.만능 스포츠맨인 조규백 코치는 이미 스쿠버 다이빙 경험을 갖고 있어 능숙한 입수와 잠수로 선수들을 이끌었다. 현지 스태프들 역시 선수단의 안전을 위해 수고한 덕에 선수들은 무사히 바닷속 세상을 경험할 수 있었다. 오색찬란한 열대어들과 해마가 손에 잡힐 듯한 곳에서 유유히 헤엄치며 자태를 뽐내는 모습이 장관을 이뤘다.
스쿠버 다이빙을 마친 뒤 입수 지점으로 돌아와 2인 1조로 제트스키에 올라탔다. 현지인 스태프가 운전하는 제트스키에 올라 바다 위에서 극한의 속도감과 짜릿한 쾌감을 느낄 수 있었다. 제트스키를 '바다 위의 오토바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몸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대형 도마뱀과 만난 조규백 코치와 김지훈조규백 코치와 김지훈은 제트스키 탑승 도중 진기한 체험을 했다. 바다 위에 떠 있는 대형 도마뱀과 조우한 것. 현지인 제트스키 운전사들은 도마뱀을 발견한 뒤 현지어로 대화를 나누고는 어디선가 밧줄을 꺼내 고리를 만들고는 도마뱀 사냥에 나섰다.
결국 몇 차례의 실패 끝에 제트스키 운전사(조 코치 일행 운전사가 포기한 덕에 밧줄은 기자가 탄 제트스키 운전사에게 넘겨졌다)는 도마뱀 다리 부분을 밧줄에 걸어 낚아챘다. 사로잡힌 도마뱀은 제트스키 앞쪽에 마련된 수납 공간에 가둬졌다. 도마뱀은 무시무시한 힘으로 뚜껑을 열고 튀어나가려고 하는 통에 기자는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현지인 운전사는 도마뱀 사냥에 기분이 좋은지 연신 미소를 띠고 있다. 짧은 영어로 확인한 바에 따르면 그 운전사는 도마뱀을 식용으로 쓸 예정이라고.조규백 코치와 김지훈은 도마뱀을 보고 기겁했었다며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도마뱀은 발톱이 날카롭고 다리 힘이 강해 물 속에서 만났다면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었기에 이들이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cleanrap@dailyesports.com▲관련 기사 링크 ◆[STX in 세부①] 대형 도마뱀과 만난 조규백 코치와 김지훈! ◆[STX in 세부②] 박귀민의 바나나 보트 잔혹사! ◆[STX in 세부③] 농구공 잘못 던져 방출 위기 맞은 박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