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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채널 못 품은 그래텍

◇그래텍이 선택한 케이블 채널 ETN의 홈페이지.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온게임넷과 협력 못하고 ETN 선택
결국 그래텍의 선택은 게이머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ETN이었다. 온게임넷과 함께 자사의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 이벤트리그를 진행하겠다고 전략적 제휴까지 맺은 그래텍이 게임 방송에서 자사 리그를 틀지 못하는 한계점을 드러냈다.

그래텍은 홈페이지 알림글을 통해 '스타2 이벤트 리그를 ETN과 쿡TV(QOOK TV)를 통해 우리 대회를 함께 감상할 수 있다'고 고지했다. ETN은 게임 방송 시청자들에게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채널로, 그동안 연예계와 관련된 뉴스나 소식,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케이블 채널이다.

그래텍에 따르면 ETN의 방송은 생방송이 아니라 오후 10시부터 방영되며 전날 그래텍이 운영하는 인터넷 방송인 곰TV를 통해 생중계된 화면을 하루 늦게 방송하는 식으로 방영되는 지연 방송이다.
그래텍은 지난 7월 스타2가 발매되면서 이번 이벤트 대회를 준비했고 온게임넷과 MBC게임 등 케이블 게임 방송 채널을 압박해왔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로부터 대회 개최권과 방송권, 중계권 등 블리자드의 게임과 관련된 리그에 대한 모든 권리를 독점적으로 가진 업체라는 이유로 계약을 종용했다. 온게임넷의 대한항공 스타리그 시즌2와 MBC게임의 빅파일 MSL, 경남 STX컵 마스터즈 2010 등 그래텍이 이전에 계약한 프로리그를 제외한 개인리그와 단체전에 대해 권리를 주장한 그래텍은 온게임넷의 스타리그를 인정하면서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었다고 직접 보도 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또 MBC게임의 리그와는 계약을 하지 못할 정도로 상당한 견해 차이를 보이면서 불법 대회로 간주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래텍은 전략적 제휴를 맺은 온게임넷과도 협상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드러냈다. 지금까지 e스포츠 리그가 게임 채널이 아닌 곳에서 방영된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다. 외국에 송출되는 케이블 채널인 아리랑 TV나 CJ 계열의 XTM, Xports 등을 통해 e스포츠 리그가 방영됐지만 기존 게임 방송 채널이 제작한 내용에 더빙을 입힌 것이든지, 상시적인 리그가 아니라 1개월에 한 번 꼴로 진행된 대회였다. 지속적으로 끌고 가는 대회 콘텐츠가 게임 방송 이외의 채널에서 소화된 적은 없다. 인터넷 방송으로만 진행된 곰TV 클래식은 물론 제외다.

결국 그래텍이 ETN을 통해 자사의 이벤트 리그를 방영하겠다는 뜻은 기존의 한국 e스포츠 업계와 궤를 같이 할 수 없다는 또 하나의 증거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그래텍은 e스포츠협회 협상단으로 나선 대표 게임단을 상대로 "자사의 리그에 피해를 줄 수 있으니 프로리그는 필요 없다"고 언급했고 이어서 전략적 제휴를 맺은 온게임넷을 상대로도 협력을 얻어내지 못했다. 협상력이 없고 동업자 정신이 부족한 대리인일 뿐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익명을 요구한 e스포츠 업계 한 종사자는 "한국 e스포츠가 10년 동안 성장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이익을 뒤로 하고라도 함께 가자, 성장시키자는 물러섬이 있었지만 그래텍의 행보를 보면 양보는 전혀 볼 수 없다. 기존의 주체들을 버리면서 어떻게 끌고 갈지 우려가 앞선다"고 말했다.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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