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T1 정명훈에게 지겹도록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하나 있다. 데뷔 시절부터 정명훈은 '저그전에 약한' 테란이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메카닉 유닛을 선호하고 벌처 견제에 이은 힘싸움을 선호하지만 저그전에서는 이런 패턴을 구사하기 어려웠다. 항상 병력에 신경을 써야 하는 바이오닉 체제가 저그전에 강세를 보이고 있었지만 정명훈은 바이오닉에는 그리 소질이 없었다.
그렇지만 그 경기 이후 다른 테란 선수들이 메카닉 전략을 따라하기 시작하면서 문제는 복잡해졌다. 저그 선수들도 이에 대한 해법을 하나씩 만들어 갔고 메카닉 전략에 긴장하지 않을 정도의 수준으로 올라섰다.
바투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화승 이제동을 상대로 2대0으로 이기고 있다가 세 세트를 내리 잃으면서 준우승의 고배를 마신 정명훈은 2009년 박카스 스타리그 4강에서도 이제동에게 1대3으로 패했다. 이 때부터 정명훈은 저그에게 약한 선수라고 낙인찍혔다. 이후로도 정명훈은 저그전 승률 5할을 유지했다. 고석현에게 패한 것도 이 기간 동안이다.
그렇지만 정명훈은 프로리그 4라운드 중반부터 달라진 저그전 실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프로리그에서 저그전 5연승을 달성했고 7월22일부터 시즌 막판까지 저그전 7연승을 이어갔다. 특히 천적이라 불리던 STX 김윤환을 상대로 MSL 8강에서 3대0으로 승리한 것은 인크루트 스타리그 4강전 이후 오랜만에 저그와의 다전제에서 승리한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
고석현에게 2패를 당하고 있는 정명훈에게 또 하나 극복해야 할 산이 있다. '패스파인더'라는 맵이다. 스타리그 전용 맵인 '패스파인더'에서 저그와 테란은 5번 만나 테란이 3승2패를 거뒀다. 데이터만으로 봐서는 테란에게 기울어 있다고 말할 수도 있는 전장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다르다. 테란이 몰래 확장 기지를 확보하거나 레이스를 완벽히 사용하지 않으면 저그를 꺾기 어렵다는 것이 테란 선수들의 주장이다. 공중간의 거리가 가까워 2스타 포트 레이스 전략이 강제되기 때문에 전략의 가짓수도 많지 않다.
저그를 상대로 메카닉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낸 정명훈이 '패스파인더'에서 어떤 전략을 들고 나올지 관심을 모은다. 또 고석현을 상대로 저그에게 약하지 않다는 면모를 과시할 수 있을지도 지켜볼 만하다.
thenam@dailyesports.com
◆박카스 스타리그 2010 36강 F조 2차전
▶정명훈(테)-고석현(저)
1세트 < 패스파인더 >
2세트 < 글래디에이터 >
3세트 < 아즈텍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