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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2주년기획] "e스포츠는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2)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여성이라 잘한다는 고정관념 부담*(1)편에서 계속1편의 주제는 '남성이고 싶을 때가 없느냐'는 것이었다. 여성으로 태어난 것이 자랑스럽기 보다는 여성이라는 성별이 사회 생활의 짐, 또는 장애물이 되는 한국 사회의 모순에 대해 패널들은 백배, 천배 공감했다. 그렇다면 여성이어서 도움이 된 점도 있지 않을까. 그녀들의 이야기를 계속 들어보자.◆여자라서 행복해요이소라=여성이어서 참 다행이다, 또는 여성이어서 득을 본 사례는 없을까요.
[창간2주년기획] "e스포츠는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2)
◇온게임넷 던전앤파이터 리그 임나혜 PD임나혜=저는 특이한 에피소드가 있는데요. 3년전인가 인터를 했는데 나이를 뻥튀기했어요. PD직을 하다 보면 외부 인사들을 만나야할 경우가 많은데 그 때 정말 어렸거든요. 남자들이 군에 갔다가 취업 준비해서 회사에 들어오고 나면 거의 20대 후반인데 비해 저는 대학 졸업 후 곧바로 취직이 됐고 일을 시작하다 보니까 정말 어렸어요. 또 목소리가 하이톤인 것도 장점이라면 장점입니다. 프로그램 진행할 때 PD는 사인을 자주 보내는데요. 이어폰을 쓴 현장 요원들이 "조용조용히 말해도 다 알아듣는다"는 이야기를 자주 해요. 조용히 콜을 해도 귀에 꽂힌다는 점은 일할 때 큰 도움이 되죠. 김가을=저는 여자라서 특혜를 받거나 도움이 된 점은 별로 없어요. 관심사가 기계 쪽이다 보니 대학에서 전공도 이공계통을 선택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집에 고장난 물건을 수리해야 하거나 새로 산 물건을 설치할 때면 항상 제가 다 했어요. 한두 번 고치다 보니까 어머니가 저만 찾았죠. 그렇게 크다 보니까 성별에 상관 없이 관심 분야가 인생을 결정한 것 같아요.정소림=요즘 들어 부쩍 외모에 신경을 쓰는 편이에요. 제가 특출나지 않은 외모에 경력도 오래되면서 점차 신경이 더 쓰이더라고요. 젊은 세대가 향유하는 e스포츠 분야에서 살아남아 아직도 일을 하고 있는 이유는 자기 관리 덕분이라는 분들도 계시지만 여성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만약에 여성 캐스터가 많은 분야였다면 벌써 일을 손에서 놨을 것 같아요. 대체할 여성 캐스터가 없으니까 여전히 중계를 하고 있는 것 아닐까요. 이야기하고 나니까 조금 서럽네요(웃음).서지수=e스포츠 팬들을 사로잡는 능력이 있으시니까 여전히 중계를 하시는 거라고 생각해요. 여성 경쟁자가 없어서 장수하시는 것은 절대로 아니라고 봐요. 추호라도 그렇게 생각하지 마세요.정소림=예쁘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힙니다. 김가을=저도 정소림 캐스터와 같은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프로게이머를 하던 사람들 중에서 여자가 별로 없었기에 내가 부름을 받은 것이 아닐까라는 고민을 했죠. 실력은 없는데 성별이 여자라서 뽑혔다고 가정하긴 싫거든요. 그래서 다른 감독님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죠. 부임하자마자 신인 키우기 시작한 것이나 선수들에게 승부욕을 불어 넣은 이유도 제가 성별이 아니라 실력이 있기에 감독 자리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거였어요.
[창간2주년기획] "e스포츠는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2)
◇STX 소울 서지수 선수서지수=김가을 감독님이 선수로 뛰던 시절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제가 선수로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할 시기에는 여성부 대회가 한참 많았다가 서서히 사라지던 시절이었어요. 처음에 대회에 출전하던 때가 고등학생이었는데 화면에 나이 어린 여성 선수가 나오니까 팬들이 좋아해주신 것 같아요. 임나혜=미모에 관해서는 저도 할 이야기가 있어요. PD 선배들 사이에서 저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온게임넷에서 3위 안에 드는 미녀 PD"라고 말씀하시거든요. 그런데 저희 회사에 여성 PD가 거의 없어요. 미녀라고 하면 기분 좋기도 하지만 몇 명 되지 않는 풀 안에서 그렇게 따지는 것을 보면 서럽기도 해요.
[창간2주년기획] "e스포츠는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2)
◇MBC게임 히어로 플러스 임수라 코치임수라=스페셜포스 프로게이머를 할 때 느낀 점이에요. 종목이 종목이다 보니 남자들이 정말 많고 실력도 출중하거든요. 제가 게이머를 하다보니까 여성이라는 점이 알려지고 난 뒤에 인지도가 높아지더라고요. '남성들과 비슷한 실력을 가진 여성 스페셜포스 선수다'라고 알려지고 나니까 대단하다는 평가를 하시더라고요. 게임이라는 분야에서 남성들이 잘하는 것은 당연하고 여성들은 조금 후한 평가를 받는 것 같아요. 혜택이죠.정소림=FPS 분야는 남성들의 게임이다. 그런 분야에서 여성 선수가 활약을 하게 되면 당연히 관심을 갖고 지켜본다. 그러다가 좋은 성적을 내면 다른 선수들보다 두 배 이상 칭찬을 하게 마련이다. 남성만의 분야에서 여성이 그만큼 하면 칭찬하게 된다. 서지수=제가 개인리그 본선에 나간 저고 없는데 인기가 단 시간에 높아진 것도 여자라서 그런 것 같아요. 여성 리그에서 성적이 좋았을 뿐인데 금세 관심도가 높아졌어요. ◆남성의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이 자리에 모인 6명의 여성들이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담당 분야에서 인정을 받고 있지만은 않다. 남성들의 세계에서 살아 남기 위한 자기만의 노하우가 있기에 직업을 유지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6인6색의 '서바이버 방법'을 들어보자.정소림=처음에 e스포츠 중계를 하게 됐을 때에는 롤모델이 없었어요. 남성 출연자들이 하는 방식을 그대로 따라했죠. 소리 지르는 것을 주로 하다 보니까 톤도 높은 여자가 목소리 키운다고 지적이 많았어요. 귀 따갑다, 빽빽거리기만 하냐 는 등 평이 좋지 않았죠 그래서 차별화 전략을 썼어요. 제가 주로 챌린지 리그나 듀얼 토너먼트같은 하부 리그를 담당했는데 여기에서는 결정적인 장면이 그리 많이 나오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편안하게 전달하자는 생각으로 목소리를 낮췄어요. 그리고 해설 위원들이 더 많은 이야기를 하도록 유도했고 저는 중간에서 다리 역할만 맡았죠. 스타크래프트를 처음 보시는 분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눈높이를 낮췄고 중계진과의 역할 분담을 통해 제가 교량이 되었어요. 그랬더니 시청자들께서 '사랑방 중계같다'며 따뜻한 느낌이 든다고 해주시더라고요. 박진감을 버리고 쉬운 중계를 한 덕에 다른 스타일을 만들어 간 것 같아요.김가을=감독을 시작할 때 외부의 시선은 여자 감독이라는 점에 맞춰졌어요. 저는 게이머 시절에도 여자라서 관심 받는 것이 정말 싫었거든요. 그런데 감독이 되고 나니까 여러 군데에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고 응해 보니 "여성으로서 어떤 차별화 전략을 쓰고 있느냐"라는게 대부분이었어요. 그 때마다 이야기를 했죠. 여성 출신 감독이 아니라 선수 출신 감독에 포커스를 맞춰 달라고요. 2004년만해도 감독님들 가운데 선수 출신은 거의 없었거든요. 단지 여자라서 시선을 받는 것보다는 '이 분야에서 선수로 뛰었던 사람이 감독을 맡고 있는데 뭐 여자일 수도 있다'라고 평가받고 싶었어요.
[창간2주년기획] "e스포츠는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2)
◇온게임넷 정소림 캐스터정소림=저도 여러 번 인터뷰를 했는데 주제가 일관되어 있어요. 'e스포츠를 중계하는 미시 캐스터'로 주제가 확정되는 거에요. 여성 월간지 인터뷰도 아니고 내용이 모두 집안일과 육아를 같이 하면서 일을 병행하는 것이 어렵지 않냐, 남편의 내조는 어떻게 하느냐, 아이는 잘 크느냐 등의 화제에 포커스가 맞춰지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e스포츠만 물어보면 좋겠는데 여자라는 부분이 부각되어서 아쉬움이 컸어요.김가을=맞아요. 우리 팀이 성적을 잘 냈을 때 댓글을 보면 팬들이 "여자 감독이 섬세하게 팀을 운영해서 좋은 성적이 나는 것 같다"는 내용이 많거든요. 그런데 저는 보통 남자들보다 더 무관심해요. 단적인 예로 선수들 생일도 하나도 몰라요. 여자라서 챙기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그렇게 만드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러한 편견을 없애야만 여성의 사회 활동이 더욱 활성화될 것 같아요.이소라=최초, 유일이라는 단어를 좋아하는 미디어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여성이라는 화두도 미디어가 좋아하는 이슈이지만 그들의 생활 방식에 대해서는 고정 관념이 있어요. 사회인으로서가 아니라 여성이라는 점에 포커스를 맞추거든요.김가을=선수들에게 여자 감독이라 미안한 적도 있어요. 선수들이 심각한 고민 거리가 있으면 감독이 직접 나서서 술 한 잔 사주면서 털어놔 보라고 이야기를 해도 되는데 저는 술을 아예 못하거든요. 그래서 멀쩡한 정신에 면담을 해서 해결 방안을 찾아요. 선수들이 처음에는 이상하게 여기다가 지금은 대낮에 고민 상담을 하는 쪽으로 바뀌었어요. 또 워크숍을 하러 갈 때 제가 같이 어울리기가 민망하더라고요. 우리 팀에 여자라고는 저 밖에 없는데 수영복 입고 같이 풀에서 놀 수는 없었어요. *(3)편에서 계속◆관련기사
[창간2주년기획] "e스포츠는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1)
[창간2주년기획] "e스포츠는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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