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정명훈이 14일 박카스 스타리그 2010 4강에서 STX 김윤환을 접전 끝에 3대2로 제압하고 자신의 세번째 스타리그 결승 진출을 이뤄냈다. 데뷔 하자마자 2연속 결승 진출에 성공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결승에서는 항상 주인공이 아닌 조연이 되는 아픔을 겪었던 정명훈이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각오가 남다르다. 스타리그 결승을 떠나있는 동안 정명훈은 신인에서 중견으로, 팀의 막내에서 든든한 기둥으로 성장했다. 기량만큼 생각 역시 성숙했다. 이번 결승에 자신감을 내비치는 것도 바로 그러한 이유일 것이다.
Q 스타리그 결승 진출 소감은.
A 정말 오랜만에 올라왔는데, 이번에는 예전과 다르게 신기하거나 기쁜 것보다는 결승에서 잘 해야겠다는 생각,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든다. 예전에 결승에 갔을 때는 신인이라 마냥 결승 진출만 생겼는데 이제는 책임감이 조금 더 생긴 거 같다. 오늘 경기를 하면서 내가 잘 못한 것 같아서 결승에서는 더 나은 경기를 보여드려야 겠다.
Q 경기 전 영상에서 자신감을 많이 내비쳤다.
A 사실 이렇게 힘들게 올라갈 줄은 몰랐다. 1세트만 잡으면 3대0이라 생각하고 왔는데, 1세트부터 예상치 못한 빌드에 당하면서 오늘 좀 힘들겠구나 생각했다. 그래도 무조건 올라간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
Q 1세트에서 벌쳐로 히드라리스크덴을 못 봐서 당한 것인가.
A 1세트는 모든 것을 떠나 아예 내가 생각도 못한 빌드를 당해서 너무 당황했다. 어떻게 대처를 해야할 지 잘 몰랐다. 그래서 허무하게 진 것 같다. 머리싸움과 심리전에서 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Q 2세트에서는 방어력이 빛났다.
A 2세트에서도 스톱러커를 당하면서 게임이 좀 안 풀린다고 생각했다. 굉장히 불리하다고 생각하면서 경기했는데 하다보니 이기더라. 운영만 가면 아무리 불리해도 내가 이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Q 3세트에서는 4드론에 일격을 당했다.
A 3세트 들어가기 전에 최연성 코치님이 준비한대로만 하면 절대 안 질거라 말씀하셔서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갑자기 4드론이 오더라. 한 방 먹었다 싶었다. 솔직히 아예 막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Q 2연속 4드론은 예상한 것인가.
Q 배틀크루저를 뽑은 이유는 무엇이었나.
A 일단 3세트에서 4드론에 허무하게 졌기 때문에 뭔가 분위기 전환이 필요할 것 같았다. 그리고 4세트 들어가기 전에 관중석을 봤는데 치어풀에 '벙커로 복수하자' 그런 것들이 적혀 있더라. 그래서 그 생각도 나고 해서 뭔가 복수의 의미로 한 것이다.
Q '배틀크루저 댄스'에도 의미가 있는 것이었나.
A 그냥 상황을 보니 굳이 배틀크루저까지 싸울 필요가 없겠더라. 그래서 그냥 공격 안하고 흔들기만 했다.
Q 5세트의 빌드는 미리 준비해온 것이었나.
A 원래 다른 빌드를 쓰려고 했는데 앞서 네 세트를 해보고 나니까 김윤환 선수가 운영보다 전략을 준비한 것 같았다. 그래서 안전하게 하면 될거 같아 현장에서 빌드를 바꿨다.
Q 전략적인 선수라 준비할 때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은데.
Q 결승 상대로 누굴 원하나.
A 누가 올라와도 자신은 있는데, 이왕이면 송병구 선수가 올라왔으면 좋겠다. 내가 요새 프로토스전도 정말 자신있고, 송병구 선수가 올라오면 게임 내적이나 외적으로 모두 좋은 경기 될 것 같다.
Q 결승 장소에 또 여러가지 의미가 깊다.
A (송)병구형에게 안좋은 추억이 있는 곳이니 그 안좋은 추억 계속 이어가게 하고 싶다. 첫 결승에서 병구형에게 져서 '콩라인'이 됐다. 이번에는 내 손으로 풀어내고 싶다.
Q 결승 준비는 어떻게 할 것인가.
A 이번엔 결승까지 시간이 많이 남더라. 그래서 굉장히 좋다. 지금부터 연습을 힘들게 하는 것보다는 일단 천천히 빌드를 생각하면서 편하게 손푸는 정도로 하다가 상대가 결정되고 나면 그때부터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 마음의 안정을 먼저 취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이번에 4강전을 하면서 소중한 것을 얻은 것 같다. 내가 지금까지 5전3선승제에서 5세트까지 가면 한 번도 이긴 적이 없었는데 오늘 드디어 이겼다. 그래서 이번 결승전에는 예전의 결승과는 다른 결과가 나올 것 같다. 경기 준비하면서 최코치님이 자기 경기처럼 잘 챙겨주셨는데, 정말 감사드린다. 그리고 이번에는 연습을 팀내 저그들이랑만 했는데, (한)상봉이형, (박)재혁이형, (이)승석이형, (어)윤수에 (임)홍규랑 (손)영학이까지 모두 열심히 도와줬다. 정말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그리고 오늘 열심히 응원해주신 팬들께도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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