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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펍지 e스포츠 팀 '공중분해' 위기…수장부터 핵심 실무자까지 다 떠났다

지난 1월 크래프톤과 계약을 종료한 이민호 전 펍지 e스포츠 총괄.
지난 1월 크래프톤과 계약을 종료한 이민호 전 펍지 e스포츠 총괄.
크래프톤이 올해 초 e스포츠 팀 수장을 포함한 핵심 인력들을 대거 내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2026년 연간 일정이 발표된 상황에서 전문성 저하와 함께 e스포츠 대회 운영에 적지 않은 차질이 예상된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지난 1월 이민호 펍지 e스포츠 총괄과의 계약을 종료했다. MBC 스포츠와 드라마국에서 10년 넘게 PD로 활동한 이민호 총괄은 2018년 라이엇게임즈 e스포츠 방송 총괄로 합류해 근무하다가 2021년 크래프톤으로 이직해 지금까지 펍지e스포츠 총괄로 활동했다.
이민호 e스포츠 총괄은 지난해에도 펍지 네이션스컵과 펍지 글로벌 시리즈(PGC) 등에서도 활발히 활동했는데 급작스럽게 회사를 나가게 됐다.

크래프톤은 이민호 e스포츠 총괄과 함께 근무하던 팀장급 직원들도 대거 내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5년 이상 펍지 e스포츠 팀에서 근무한 베테랑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펍지 e스포츠 핵심 실무자 중 하나였던 김우진 팀장은 마케팅 팀으로 보직 변경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크래프톤은 신임 e스포츠 실장(대행 업무)에 박수용 펍지 e스포츠 매니저를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용 신임 e스포츠 총괄은 상급자들의 줄퇴사와 보직 변경으로 두 단계 승진이라는 파격 대우를 받게 됐다.

◆펍지 e스포츠 팀 공중분해 이유는 3인칭 대회 반대파 숙청?

펍지 e스포츠 팀의 공중분해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가운데 관계자들은 펍지 e스포츠에 올해부터 도입된 3인칭(TPP, Third-Person Perspective) 모드를 가장 큰 이유로 들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금까지 1인칭 모드로 펍지 e스포츠 대회를 진행했는데 올해부터 3인칭 모드가 모든 대회에 적용된다.

지난해 12월 크래프톤은 초청전 형식의 펍지 플레이어스 마스터스 인비테이셔널(PUBG Players Masters Invitational) 대회를 서울 성수에서 진행했다. 크래프톤은 3인칭 모드를 적용한 해당 대회를 진행하며 "'보는 게임과 '하는 게임'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새로운 시도를 전개한다"고 소개했다. 이용자들이 주로 즐기는 3인칭 모드를 대회에 적용해 시청자들의 보는 재미를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펍지 게임단 관계자와 선수들은 크래프톤의 이같은 행보에 적잖게 우려하고 있다. 펍지 프로게이머들과 관계자들 사이에서 1인칭 모드와 3인칭 모드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라는 의견이 많다. 펍지 e스포츠 대회에서의 게임 모드 변경은 새로운 게임으로 전향하는 것과 같다는 것. 펍지 e스포츠 3인칭 전환 발표 이후 반발하고 나선 선수들도 적지 않았다.
한 게임단 관계자는 "1인칭 모드의 경우 가진 정보가 제한적이다 보니 긴장감이 있다. 게임하는 맛이 있다. 3인칭의 경우 실력이 뛰어나야 승리하는 것이 아닌 변칙적으로 쉽게 이길 수 있다. 프로 게임과는 안 맞는 게 사실"이라고 답했다.

크래프톤 내부에서도 펍지 e스포츠 3인칭 모드 적용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크래프톤 e스포츠 팀 퇴사자 명단에 3인칭 모드 반대 의견을 낸 인물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크래프톤이 3인칭 적용 반대자들을 숙청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 펍지 e스포츠의 미래는?

크래프톤은 지난해 11월 전사 공지를 통해 '자발적 퇴직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크래프톤 임직원들은 최대 36개월치 급여를 일시불로 받고 퇴사할 수 있다. 임직원들에게 선택지가 주어진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일종의 구조조정으로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크래프톤이 전사적으로 인원을 줄이려 하고 있으니 당연히 펍지 e스포츠 팀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펍지 e스포츠 팀의 구조조정은 예상을 뛰어넘는 고강도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평가다. 팀의 수장과 핵심 팀장급 인물들이 한꺼번에 회사를 떠나는 것은 유례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크래프톤이 e스포츠 팀을 이끌던 수장과 팀장을 한 번에 내보내 매우 놀랍다"면서 "게임 쪽은 AI로 대체한다고 해도 e스포츠는 연륜이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우려스럽다"고 분석했다.

펍지 e스포츠의 미래에 대해 우려하는 이도 적지 않다. 다른 관계자는 "크래프톤이 펍지 e스포츠의 고강도 구조조정에 이어 대회를 축소하거나 사업을 접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크래프톤 관계자는 "지금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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