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송병구와 허영무를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개인리그 결승 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만큼 다른 종족들은 프로토스에 눌려 개인리그에서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다. 이성은이 유일하게 4강에 진출한 적이 있지만 결승전 무대에는 서보지 못했고 결국 삼성전자는 프로토스만 있는 팀으로 굳혀지는 듯했다.
그리고 차명환이 이 모든 것을 흔들어 놓는 혁명을 일으켰다. 차명환은 10일 피디팝 MSL 결승전에서 김명운을 3대1로 제압하고 생애 첫 결승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송병구, 허영무 이후로 삼성전자에서는 처음 있는 결승 진출 선수가 된 것. 완벽한 다전제 판짜기로 승리를 따낸 차명환은 결승전을 앞두고도 저그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A 우선 결승에 진출한 것 같지가 않다. 아직 실감이 안나 기분이 좋다는 느낌 보다는 어안이 벙벙하다. 숙소에 돌아가 VOD를 보면 실감이 날 것 같다.
Q 삼성전자 저그 최초로 결승전에 오른 선수가 됐다.
A 우리 팀 우승자가 (송)병구형밖에 없다. 결승전은 (허)영무도 올라가 봤기 때문에 다전제 경험이 많은 선수들에게 많이 물어볼 생각이다. (허)영무의 뒤를 이어 콩라인에 가입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우리 팀이 결승전에 처음 올라가면 준우승을 하는 징크스가 있는데 이번에는 그 징스크를 반드시 깨버리겠다(웃음).
Q 1세트에서 신개념 3 해처리 전략을 사용했다.
A 이번 4강을 준비한 컨셉트는 김명운 선수가 연습 때 단 한번도 당해보지 못한 빌드를 사용하는 것이었다. 연습 때 하이브 운영을 많이 연습해 손목이 아플 정도였다. 그래서인지 뮤탈리스크 컨트롤은 좋지 못했다(웃음). 결승전에서는 이 점을 보완해야 할 것 같다.
Q 하이브 운영을 할 것이라고 공헌했는데 하이브 운영에서 김명운에게 패햇다.
A 내 스스로도 모든 세트를 하이브 운영을 중점적으로 연습했다. 2세트는 김명운 선수가 정말 잘하더라. 졌지만 즐기면서 경기를 했고 재미있고 배운 것도 많았다.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면서 1차적인 목표가 스스로 즐길 수 있는 경기를 하는 것이었는데 2세트 경기는 스스로 푹 빠져 경기를 했다. 그래서 별다른 타격 없이 3세트에 임할 수 있었다.
Q 3세트에서는 초반 9드론 저글링 공격으로 쉽게 경기를 끝냈다.
A 사실 3세트도 하이브 운영을 준비했다(웃음). 초반 상대에게 빈틈이 보였기 때문에 쉽게 경기가 끝난 것 같다.
Q 판짜기에서 김명운을 앞선 것 같다.
A 다전제 판짜기에 대해 자신이 있었다. 예선을 뚫고 서바이버를 계속 치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리고 김명운 선수가 데뷔한 뒤 치렀던 저그전 경기를 모두 확인했다. 오버로드를 날리는 방향이나 습관까지 모든 것을 파악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앞설 수 있었다.
Q 결승전 상대가 누가 됐으면 좋겠나.
A 솔직히 내 입장에서는 신동원 선수가 올라오는 것이 편하다. 하지만 이제동 선수가 올라 오기를 바라고 있다. 내가 이제동을 꺾어야 내 플레이가 저그전 패턴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하이브 저저전 등 다양한 패턴을 연구해 이제동 선수가 당해보지 못한 빌드를 짤 것이다. 최고의 위치에 있는 이제동 선수를 나만의 방법으로 꺾는다면 많은 선수들이 내 플레이를 따라 하지 않겠나(웃음).
Q 결승전에 진출한 만큼 우승이 욕심날 것 같은데.
A 지금으로서는 목표를 우승으로 잡지 않았다. 결승전 무대를 진정으로 즐기고 싶다.
Q 저그의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는데.
A 결승전에 진출은 했지만 내가 최고의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만약 내가 우승을 한다면 당대 최고의 선수인 '택뱅리쌍'을 한 조에 몰아넣어 고통을 맛보여 주고 싶다(웃음). 이제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하지 않겠나(웃음). 같은 팀인 (송)병구형도 있지만 조지명식은 우승자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이해해 주리라 생각한다(웃음).
Q 신동원이 올라올 가능성도 있다. 그 점도 생각하고 있나.
A 신동원 선수가 올라온다고 해도 하이브 운영을 보여줄 것 같다. 내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지 않은가. 하지만 결승전 무대이니만큼 이제동 선수가 올라와 최고의 선수와 대결을 펼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이번 4강전을 앞두고 우리 팀 저그 선수들이 달라 붙어 정말 열심히 도와줬다. (이)정현이형이 빌드 추천을 많이 해줘 정말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오늘 가서 한 턱 쏴야겠다(웃음).
이제 결승전이 일주일 남았는데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단 한번도 무엇에 미쳐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이번 주에는 저그 대 저그전에 한번 미쳐보겠다. 많이 기대해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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