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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만·사] 위영광 PD "마이 스타리그는 e스포츠 미래 위한 투자"

[e·만·사] 위영광 PD "마이 스타리그는 e스포츠 미래 위한 투자"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지난 3월 상반기 프로게이머 드래프트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들은 모두 같은 위기를 느꼈다. 말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근심 어린 표정으로 드래프트 장을 떠났다. 관계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느꼈던 위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암울한 분위기가 퍼졌다.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알고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하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지 못했던 아마추어 시장 축소에 따른 위기가 드래프트 현장에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아마추어 시장의 축소로 드래프트 현장에 참가한 인원은 고작 26명이었다. 6년 만에 최고 지명률로 드래프트가 마감됐지만 선수 면면을 보면 예전부터 드래프트에 참가했던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과연 다음 하반기에는 드래프트 참가자가 몇 명이나 될지 걱정이 앞섰다. 아마추어 시장의 축소가 프로 시장에 직격탄을 날리는 상황에 온 것이다.

과연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 것인지 e스포츠 관계자들은 머리를 모으기 시작했다.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고 다들 고민만 하고 있을 때 어려운 길을 택한 누군가가 나타났다. 온게임넷 스타리그 제작진이었다. 온게임넷은 마이 스타리그를 통해 아마추어 시장 활성화에 물고를 터겠다고 나선 것이다.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
항상 변화와 도전을 무서워하지 않았던 온게임넷 위영광 PD. 하지만 이번 도전은 두려움이 앞섰다. 꼭 필요한 일이지만 누구 하나 나서지 못한 이유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온게임넷의 행보를 곡해하는 팬들의 시선들 때문에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가장 마음이 아팠던 것은 '온게임넷이 스폰서가 잡히지 않으니 별 짓을 다한다'는 댓글이었어요. 팬들은 잘 모르겠지만 사실 아마추어 시장이 죽은 것에 대해 게임단이나 관계자들은 심각한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거든요. 그 부분을 누군가는 해결해야 했고 무슨 일이든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팬들의 그런 반응을 보면서 정말 힘들었어요."

위 PD는 언젠가 팬들도 온게임넷의 진정성을 알아줄 날이 올 것이라 생각했다. 사실 스폰서가 잡히지 않아 마이 스타리그를 열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마이 스타리그 1회 제작비가 스타리그 1회 제작비보다 많다. 마이 스타리그를 하느니 차라리 그 제작비로 스타리그를 빨리 시작하는 것이 낫다. 하지만 이렇게 모험을 하고 있는 이유는 너무나 간단하다. e스포츠 미래를 위한 투자인 것이다.

위 PD가 마이 스타리그를 계획한 것은 사실 지난 해부터였다. 게임단과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선수가 필요한데 뽑을 선수가 없어 힘들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으면서 등용문을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어떻게든 아마추어 시장을 활성화 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던 것보다 게임단에서 느끼는 위기 수준은 심각했어요. '택뱅리쌍' 이외의 선수가 나오지 못한다면 당장 5년 후만 봐도 e스포츠 미래가 보이지 않잖아요. 게임단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지금 e스포츠가 처해 있는 모든 위기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상상하지도 못한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엄습했죠."

[e·만·사] 위영광 PD "마이 스타리그는 e스포츠 미래 위한 투자"


누구 하나 선뜻 나서지 못했다. 아마추어 시장 활성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는 있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단순히 대회를 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수많은 문제 앞에서 위 PD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할 일이 너무나도 많았던 것이다. 방송국의 힘으로만 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었다.

"방송국은 '기업'이잖아요. 마이 스타리그의 경우는 투자에 가깝습니다. 아마추어들이 펼치는 경기가 시청률이 잘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죠. 온게임넷이 마이 스타리그를 주최하는 것은 돈을 벌어야 하는 기업의 논리에는 어긋난 일입니다. 수익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해야 하는 이유는 있습니다. e스포츠의 미래를 위해서죠. 누군가 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 나서야 하지 않을까요?"

◆마이 스타리그를 통해 이루고 싶은 것들
위영광 PD는 마이 스타리그가 아마추어 시장 활성화 이외에도 다양한 기능을 하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현재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서 느꼈던 순기능을 마이 스타리그에 접목시키는 것이 위 PD의 계획이다.

"혹자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유행하니 따라 한다고 비하하기도 해요. 하지만 그 말에는 모순이 있죠. e스포츠는 자체가 서바이벌이잖아요. 승패가 너무나 명확해요. 두 선수가 맞붙어 승패가 정해지면 그것으로 끝이죠. 여기서 서바이벌이나 오디션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승부의 세계에서는 서바이벌이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단지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서 느꼈던 순기능을 마이 스타리그가 하게 되길 바랄 뿐입니다."

위 PD는 '슈퍼스타K'와 '나는 가수다'를 보면서 묘한 감정을 느꼈다. 슈퍼스타K는 아마추어들의 프로 도전기다. 아마추어들이 프로처럼 노래하는 것을 보면서 팬들은 열광한다. 그리고 '나는 가수다'를 보면서 프로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얼마나 대단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지 새삼 깨닫는다. 슈퍼스타K를 통해 오히려 기존 프로 가수들의 가치가 더욱 빛날 수 있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무대를 비교해 볼 수 있게 돼 시너지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마이 스타리그를 통해 팬들이 프로게이머가 얼마나 많은 땀과 열정을 쏟고 있는지 알 수 있게 되길 바라요. 스타리그 16강에 진출한 선수들의 가치가 얼마나 높은 것인지 깨닫게 되는 것이죠. 마이 스타리그는 스타리그를 더욱 돋보이게 해줄 것이고 스타리그 역시 마이 스타리그가 존재하는 이유가 될 겁니다. '슈퍼스타K' 도전자들이 언젠가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에 나갈 수 있게 되길 꿈 꾸듯 말이죠."

위 PD는 '슈퍼스타K'를 통해 스타가 탄생하고 팬들이 그들을 응원하듯 마이 스타리그에 출전하는 아마추어 선수들의 경기를 e스포츠 팬들이 응원하게 되길 바라고 있다. 허각, 존박, 장재인 등이 기존 가수들을 위협하는 인기를 누리며 가요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듯 마이 스타리그에 참가하는 아마추어 선수들도 같은 역할을 하게 되기를 꿈 꾼다.

"슈퍼스타K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가수를 꿈 꾸고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잖아요. 그러면서 가요계는 다양한 장르들이 사랑을 받게 되고요. 마이 스타리그를 보면서 프로게이머 꿈을 키우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갖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마이 스타리그를 통해 e스포츠가 다양한 인재를 얻게 되는 계기가 된다면 더욱 좋겠죠."

◆e스포츠 미래에 희망을 제시하다
많은 사람들은 e스포츠가 이제 끝이라고 이야기 한다.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올드들의 몰락으로 팬층이 좁아졌고 새로운 팬들이 유입되지 않아 위기에 봉착했다고 평가하고 있는 호사가들이 많다. 하지만 위영광 PD는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에게 단호히 말한다. 아직 e스포츠는 '희망'이 존재한다고.

[e·만·사] 위영광 PD "마이 스타리그는 e스포츠 미래 위한 투자"


"올드들의 몰락을 두고 우리는 아쉽다고 말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세대가 변한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얼마 전 박카스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임요환, 홍진호는 몰라도 이제동, 이영호, 김택용, 송병구는 아는 학생들이 먼 곳에서 찾아오는 것을 보면서 아직까지 희망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시작입니다."

새로 유입되는 팬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었는데 그동안 우리는 과거에만 얽매여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아니 못한 것이 아니라 안 했다고 볼 수 있다. 이제는 '택뱅리쌍'에 열광하는 팬들을 위해 새로운 무언가를 제시해야 할 때다.

"새로운 스타를 키워내고 팬들이 계속 e스포츠를 응원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합니다. 더 많은 인구가 e스포츠에 유입되게 해야겠죠. 마이 스타리그가 e스포츠 미래에 조그마한 희망을 제시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죠? 10년 후 아직도 그들의 경기를 보러 찾아오는 팬들이 늘어가게 되기를 바라봅니다. 팬들의 많은 격려와 응원 부탁 드립니다."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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