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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포인트] 테란을 고민에 빠뜨린 김민철의 퀸

[핀포인트] 테란을 고민에 빠뜨린 김민철의 퀸
◇웅진 스타즈 김민철. 퀸의 본좌로 떠오르고 있다.

안녕하십니까.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입니다.

지난 주에 삼성전자 차명환의 4드론 전략이 실패한 이유에 대해 설명드리면서 하이트 엔투스 신상문의 대처가 좋았다는 평을 내렸는데요. 이번 주에는 신상문이 장기전 끝에 눈물을 흘려야 했던 경기를 '핀포인트'에서 소개해 드려야겠네요.

이번 '핀포인트'의 주제는 레이트 메카닉을 대처하는 저그의 새로운 해법입니다. 이미 몇 차례 경기를 통해 소개가 된 바 있는데요. 웅진 스타즈의 저그 선수들이 최근 테란전에서 자주 사용하는 퀸의 활용도에 대해 고찰해보려 합니다.

소개할 경기는 4월23일 신한은행 프로리그 10-11 시즌 5라운드 하이트 엔투스와 웅진 스타즈의 1세트입니다. 하이트 신상문과 웅진 김민철의 매치업이죠. 사전 설명을 드리자면 ABC마트 MSL 32강에서 신상문은 차명환의 4드론 저글링 러시를 막아내면서 저그전 승리를 쟁취한 바 있고 김민철 또한 같은 대회에서 SK텔레콤 정명훈의 메카닉을 상대로 퀸을 적극적으로 쓰면서 2연승을 따내며 16강에 올랐습니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두 선수가 프로리그에서 맞붙으면서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이라 예상됐는데요. 실제로도 매우 흥미진진했습니다. 바이오닉에서 메카닉으로 전환하는 신상문의 매끄러운 플레이와 하이브 상태에서 디파일러를 주병력으로 쓰던 김민철이 어느새 퀸을 모아 마나를 채우는 반전 드라마는 일품입니다.

[핀포인트] 테란을 고민에 빠뜨린 김민철의 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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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철의 앞마당에 페이크성 벙커링을 시도한 신상문. 자연스럽게 앞마당에 커맨드 센터를 안착시켰다.

◆20분을 지배한 신상문
신상문과 김민철의 경기를 돌이켜 보면 시작부터 20분까지 신상문이 계속 앞서 나갔습니다. 벙커링을 시도하려는 듯한 의도를 보인 신상문은 앞마당 확장을 아무런 방해 없이 가져갔고 바이오닉 병력을 쌓아 나갔습니다. 뮤탈리스크에 피해를 입지 않았고 진출 타이밍을 잡으면서 김민철의 진영 쪽으로 이동합니다. 중간에 탱크 2기가 뮤탈리스크에 의해 잡히면서 1시 확장 지역을 공격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신상문은 곧바로 체제를 전환하면서 메카닉으로 전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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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처로 김민철의 저글링과 히드라리스크를 잡아내는 신상문. 이 때까지만 하더라도 신상문의 승리가 유력했죠?

신상문의 메카닉 전환은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팩토리를 6개까지 늘렸고 일단 벌처를 계속 생산했습니다. 마인을 매설했고 중간중간 배럭을 띄우면서 저그의 드롭 전략에 대해서도 시야를 밝혀 놓았습니다. 또 저글링과 히드라리스크 중심의 저그 병력을 상대로 벌처 두 부대를 활용해 포위 공격을 성공하면서 저그의 공세를 사전에 차단했습니다.

중요한 점은 저그에게 3시 확장 기지를 주지 않았다는 점이지요. 1시 본진과 앞마당을 저그가 가져가면서 4개의 개스를 확보하긴 했지만 세력이 뻗어가는 것을 중간에서 잘라내면서 신상문은 자신의 페이스로 이끌어 갑니다.

그러면서 중앙 언덕 지역과 9시, 11시 스타팅포인트까지 신상문의 확장 기지로 채워져 갑니다. 이대로 5분 정도만 진행된다면 메카닉의 공격력과 방어력이 서서히 올라가면서 저그로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방도를 찾지 못할 상황에 처하면서 신상문의 압승이 예상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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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즈 네스트를 건설한 김민철.

◆김민철이 변수를 만들어낸 20분
김민철의 상황을 보죠. 저글링과 뮤탈리스크로 시간을 번 김민철은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할 의사가 없었습니다. 성큰 콜로니와 럴커로 방어선을 구축한 상황에서 퀸즈 네스트를 짓고 하이브로 전환을 꾀합니다. 디파일러의 다크 스웜을 사용하면서 진격할 생각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신상문이 마인을 잔뜩 매설했고 벌처가 맵 전체를 꼼꼼하게 누비고 있는 통에 지상으로 이동하기에는 장애물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김민철은 오버로드의 드롭으로 시간을 끌기로 결정했습니다. 오버로드 두 기에 드론과 럴커, 저글링, 디파일러를 태우고 테란의 9시 확장으로 이동한 김민철은 신상문의 방어진이 형성되기 전에 저글링과 럴커로 공세를 펼쳤습니다.

그러면서 11시 지역의 중립 건물로 막혀 있는 자리에 해처리를 펼치고 나이더스 커널을 소환합니다. 저글링과 디파일러를 불러 온 김민철은 테란의 11시 확장 시도를 저지하면서 시선을 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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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 지역에 모여 있는 퀸. 변수가 될까요?

그러는 동안에 2시 지역에는 변수가 하나둘씩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바로 퀸의 존재입니다. 확장 기지도 더 늘리지 못했고 중앙 지역을 장악하지도 못한 김민철이 회심의 카드로 꺼낸 퀸이 20분대에 모아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독이 되어 버린 언덕 탱크
당일 경기를 중계한 김정민, 박용욱 해설 위원은 '벨트웨이'라는 맵을 중후반전으로 치달을 경우 테란이 경기하기 편한 맵으로 규정했습니다. 확장 기지를 가져가야 하는 자리가 중앙 지역으로 몰려 있고 언덕 위에 위치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사정 거리가 길고 파괴력이 좋은 탱크가 언덕을 장악하고 있다면 테란이 저그나 프로토스를 상대할 때 확장을 지키기가 쉽죠. 거기에 터렛도 건설되면 방어진은 확실하게 갖춰지는 셈이니까요.

신상문도 이러한 특징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11시 지역에도 커맨드 센터를 안착시켰지만 중앙 지역의 서쪽에 배정된 언덕 확장 기지도 모두 가져갔죠. 신상문의 입장에서 언덕 확장 기지는 서비스로 주어지는 '덤'이었을 겁니다. 자원을 채취할 수도 있고 언덕에 탱크를 배치하면서 전진 방어 기지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핀포인트] 테란을 고민에 빠뜨린 김민철의 퀸

◇신상문의 지상군에 브루드링을 연거푸 사용하는 김민철의 퀸. 어떻게 막아야 하나요.

그러나 이 자리가 신상문에게는 독이 되어 버렸습니다. 탱크를 분산배치하다 보니 퀸의 먹잇감이 되어버린 거죠. 김민철은 20분을 지나면서 한 부대 가량의 퀸을 2시 지역에 배치했습니다. 마나가 채워진 퀸을 2~3기씩 부대로 지정해 언덕 위에 배치된 신상문의 탱크를 브루드링으로 끊어내기 시작했습니다. 언덕 위에 많은 탱크를 올려 놓기 어려운 상황인 신상문은 브루드링에 의해 계속 탱크를 잃었고 재미가 들린 김민철은 11시 지역은 물론 7시 지역 언덕에서도 같은 전술을 구사하면서 신상문의 신경을 쓰게 만들어버렸습니다.

◆디파일러-퀸, 최고의 조합
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탱크를 끊어낸 김민철은 디파일러의 다크 스웜을 통해 효율적인 공격을 시도합니다. 퀸으로 언덕 탱크를 줄어줬고 디파일러를 동원해 저글링과 히드라리스크르 다크 스웜 안에 넣으면서 공세를 적극적으로 펼쳤습니다. 지상에서 탱크가 보이면 퀸으로 끊어줬고 벌처와 골리앗은 다크 스웜 안에 넣은 지상군으로 치워내면서 테란의 세력을 모두 줄이고 승리합니다.

[핀포인트] 테란을 고민에 빠뜨린 김민철의 퀸

◇최종 전투에서도 퀸이 활약했습니다. 탱크가 사라진 뒤의 벌처와 골리앗은 저그 지상군의 '한 끼 식사'일 뿐.

테란의 탱크는 메카닉 전략의 중심입니다. 사정 거리가 길 뿐만 아니라 파괴력이 크기에 일점사를 통해 디파일러를 사전에 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그가 디파일러가 아니라 퀸을 쓰게 되면 탱크는 사이언스 베슬이나 골리앗, 또는 레이스가 아니면 브루드링에 무방비가 되어 버립니다. 김민철이 파고 든 부분도 바로 탱크가 주력이 될 수밖에 없는 테란 메카닉의 한계 지점이지요.

◆레이트 바이오닉? EMP 쇼크 웨이브?
테란이 레이트 메카닉을 사용하기 시작한 지는 6개월 가량 됐습니다. 바이오닉 병력만으로는 저그의 디파일러와 저글링, 울트라리스크를 막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바이오닉 병력은 확장 기지 방어에 동원하고 벌처의 마인으로 시간을 벌면서 팩토리를 늘려 탱크와 골리앗으로 전환하는 것이 레이트 메카닉-늦은 타이밍의 메카닉 전환-의 핵심입니다.

그렇지만 김민철처럼 퀸을 적극적으로 사용할 경우 테란은 고민에 빠집니다. 탱크를 모아 놓으면 브루드링에 의해 잡히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바이오닉으로 다시 전환을 하자니 상황이 여의치 않습니다. 메카닉으로 전환하겠다고 마음 먹은 테란이 바이오닉으로 돌아가려면 일단 업그레이드에서 저그에 뒤처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사이언스 베슬의 EMP 쇼크 웨이브를 쓰는 것은 어떨까요. 이 전술은 김민철과의 ABC마트 MSL을 치를 때 정명훈이 한 차례 보여준 적이 있습니다. 퀸이 활용될 것이라 간파한 정명훈은 EMP 쇼크 웨이브로 퀸의 마나를 줄이면서 마치 프로토스전의 아비터를 대응하는 듯한 플레이를 선보였습니다.

그런 대응을 경험한 김민철은 신상문과의 경기에서 한 부대가 넘는 퀸을 모아 두고서도 2~3기씩만 보여주며 EMP를 피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런 방법은 어떨지 제안해봅니다. 퀸의 활용도를 떨어뜨리기 위해 테란이 발키리를 몰래 모으는 거죠. 사이언스 베슬 한 기와 발키리 4~5기가 한 조를 이뤄 퀸을 사전에 잡아낸다면 효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아니면 3개 정도의 스타포트에서 레이스를 모아 삽시간에 퀸을 격파하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그래도 이런 과제는 남습니다. 만약 퀸이 브루드링이 아니라 인스네어를 써서 테란의 공중 병력을 모두 잡아낸다면?

김민철의 퀸 전략으로 인해 테란을 주종족으로 사용하는 선수들은 머리가 지끈지끈할 것 같네요.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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