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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커 박완규 "e스포츠 사랑하는 마음으로 참가 결정"

록커 박완규 "e스포츠 사랑하는 마음으로 참가 결정"
◇마이스타리그 참가를 결정한 박완규가 서강대학교에 등장했다.

1020 세대의 열정 느끼고 싶어 마이스타리그 출전

부활의 싱어로 활동하고 있는 록커 박완규가 온게임넷이 주관하는 전국민 스타 프로젝트 '마이스타리그'에 출전하기 위해 서강대학교를 찾았다.

오후 2시30분 서강대학교에 도착한 박완규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지금 SK텔레콤 T1과 삼성전자 칸의 프로리그 경기가 어떻게 되고 있어요?"라고 물었다. 뜬금 없는 그의 질문에 취재진은 당황했지만 "2대1로 SK텔레콤이 지고 있다"고 답했고 "혹시 김택용 선수가 출전했나요?"라는 질문에 또 한 번 놀랐다.

원래 박완규는 오후 2시까지 마이스타리그에 참가하기로 했지만 SK텔레콤의 경기를 보느라 집에서 늦게 나오면서 도착 시간에도 늦었다.

◆스타크래프트와의 인연
박완규는 90년대 말 부활의 리드 보컬로 활동하며 인기를 얻었다. '론리 나이트'와 '천년의 사랑' 등으로 록과 발라드를 오가면서 가요계를 누볐다. 90년대 음악을 접한 사람들이라면 국내에서 가장 높은 음역대를 소화할 수 있는 가수로 그를 기억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 박완규는 활동을 거의 하지 못했다. 소속사와의 문제가 있었고 가요계와도 멀어지면서 그의 관심사는 스타크래프트로 전향됐다. 현재 15살인 아들과 함께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던 그는 프로리그와 MSL, 스타리그를 TV 화면으로 지켜보게 됐고 매력에 빠지게 됐다.

"음악으로 인해 받은 스트레스가 쌓여가던 시절이었어요. 아들과 스타크래프트 대회가 중계되는 화면을 보다가 프로게이머들의 경기를 보면서 고통을 잊어가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선수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고 특히 김택용 선수의 경기를 보면서 짜릿함을 느꼈죠."

김택용에 관한 질문을 던졌더니 모르는 것이 없었다. 마재윤을 꺾고 MSL에서 우승한 대회를 '3.3 혁명'이라고 부르니까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광팬'이다. 또 08-09 시즌에 김택용이 아쉽게 1승을 보태지 못하면서 다승왕을 차지하지 못한 것이나 10-11 시즌 50승을 차지한 경기도 직접 봤다고 할 정도로 e스포츠에 지대한 관심과 사랑을 쏟고 있다.

"김택용 선수를 좋아하기 시작하다 보니 그와 대결하는 선수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됐어요. 이제동, 이영호, 송병구 등 라이벌들과의 경기를 지켜볼 뿐만 아니라 놓친 경기들은 VOD로 모두 챙겨 봅니다. 오늘 지각한 것도 라이브로 프로리그를 보다가 늦었을 정도니까 생활의 일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팬들의 사인요청에 친절히 응하는 박완규. 마이스타리그에 출전했냐며 결과가 어땠는지도 물어보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아들과의 대화 통로
박완규는 자녀들과의 소통의 창구로 스타크래프트를 활용하고 있다고 방송에 나와서 언급한 바 있다. 나이 어린 세대들과 관심사를 조율하는 일이야 말로 자녀를 가장 빨리, 정확하게 이해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들이 스타크래프트를 정말 좋아해요. 저랑 같이 거의 매일 같이 경기를 보다 보니까 김택용 선수 팬이었는데 올해 들어 이제동 선수 팬으로 갈아탔어요. 그래서 김택용과 이제동이 경기할 때가 되면 눈에서 불똥이 튀기지요."

박완규의 아들도 아마추어 자격으로 대회에 출전한 적이 있다고도 밝혔다. MBC게임이 주최하는 학생들의 스타크래프트 대회인 엘리트 스쿨리그에 출전해 2승을 달성했지만 팀이 지면서 본선 대회에는 나가지 못했다고.

"딸도 하나 있는데 김택용보다는 이제동을 좋아하더라고요. 김택용의 얼굴 스타일은 자기에게 맞지 않는다며 이제동을 응원하는데, 아들딸과 함께 스타크래프트를 보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한 것 같아요."

얼마전에 열린 ABC마트 MSL 32강전에서 이영호, 이제동, 김택용, 염보성이 함께 경쟁을 펼칠 때 아들이 "김택용이 떨어지고 '리쌍'이 올라갈 것 같다"고 예상하자 삐쳐서 경기가 열리기 전날까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고 김택용의 탈락이 확정되자 자기 일처럼 속이 상했다는 에피소드도 털어놨다.

"비유를 하자면 가요 프로그램에서 제가 1위를 하고 있다가 하루 아침에 100등 밖으로 떨어진 것 같았다고 할 수 있을 거에요. 마치 제가 떨어진 것 같고 상실감이 대단했어요. 아들과도 잠깐 냉전을 경험했죠."

SK텔레콤과 화승이 다른 방송 채널에서 프로리그 경기를 치르는 날이면 TV 리모콘 쟁탈전이 펼쳐진다며 웃는 모습에서 진정한 '아빠 미소'를 느낄 수 있다.


◆프로게이머들도 대접 받아야
2006년부터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면서 박완규는 선수들에 대한 사회적인 대접이 아직 미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거 임요환이 한 공중파 프로그램에 출연해 "프로게이머는 사이버 머니를 얼마나 갖고 있나요?"라는 질문을 받은 것이나 "게임 중독자가 아닌가요"라는 물음이 여전히 존재하는 세상의 시선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프로의 세계는 중독이라는 관점이 아니라 직업적 전문성이라는 시선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가수가 노래를 좋아하고 연습을 위해 10시간 이상 마이크를 잡고 씨름하는 것을 보며 중독이라고 하지 않잖아요. 또 야구 선수가 몸을 만들고 기량을 높이기 위해 연습하는 것을 중독이라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프로게이머는 왜 중독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는지 모르겠어요."

스타크래프트 뿐만 아니라 게임을 하면서 프로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선수들에게는 책임 의식과 직업 정신 등 특별한 것이 있고 전문적으로 기량을 갈고 닦는 다른 분야 사람들과 다를 것이 전혀 없다는 박완규는 "프로게이머들에 대한 사회적인 시선이 달라져야 하고 선수들도 책임감을 느끼고 직업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박용욱 온게임넷 해설 위원을 대기실에서 만나 e스포츠에 대한 애정을 공개한 박완규. 박용욱 해설 위원에게 "악마의 프로브는 정말 대단했다"고 칭찬하기도.

◆마이스타리그 통해 게임 즐기는 층 넓어져야
박완규가 마이스타리그에 출전한 이유는 아마추어에게 문호를 열어주겠다는 스타리그의 발상에 공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프로가 존재하려면 아마추어의 층이 넓어야 하고 프로를 보면서 꿈을 키운 젊은이들이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는 제작진의 설명을 듣고 곧바로 출전하겠다고 나섰다.

"'택뱅리쌍'이라고 불렸던 선수들에게도 롤모델이 있습니다. 임요환, 홍진호, 박정석, 이윤열 등 시대를 풍미했던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보면서 저렇게 되고 싶다는 동경심과 꿈을 키웠고 게임단, 방송사들이 지속적으로 대회를 만들면서 문을 열어뒀기에 지금의 그들이 있을 수 있었습니다. 제2, 제3의 택뱅리쌍을 키우는 무대가 마이스타리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출전을 결심했습니다."

박완규는 그를 둘러싼 사이버 공간의 오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마이스타리그 참가를 결정했다는 기사가 나간 이후 래더에서 1400점이 넘는다는 루머가 돌았다는 소문을 들은 박완규는 "아들과 유즈맵을 하거나 팀플레이를 함께하는 것이 전부"라고 답했다.

박완규는 "스타크래프트를 통해 제가 우울했던 시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꿈을 이어갈 동력을 얻었습니다.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선수들을 위한 무대가 마이스타리그가 되었으면 좋겠고 저도 아마추어들에게 꿈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하게 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라며 예선전을 치르기 위해 경기장에 들어갔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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