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게임단 주장 김재훈은 3월4일 펼쳐진 웅진 스타즈전을 떠올리면 아직도 웃을 수가 없다. 네 경기를 남겨 놓은 상태에서 모두 승리할 경우 8게임단이 아슬아슬하게 포스트 시즌 진출을 달성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김재훈이 5세트에서 패하며 팀의 희망을 날려 버렸기 때문이다.
7일 삼성전자와의 경기에서 2대0으로 앞서 나간 상황에 출전한 김재훈은 허영무를 상대로 분풀이라도 하는 듯 맹공을 퍼부었고 완승을 거뒀다. 이병렬, 염보성 등과 단체 사진을 찍으면서 김재훈은 크게 웃지 못했다. 포스트 시즌 진출을 노리는 팀이 아니라 고춧가루 부대로 변신해 버린 책임을 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재욱의 전략을 보고 침착하게 컨트롤만 하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개스를 더 지으면서 미네랄 100을 소비했지만 그래도 나에게는 프로브가 있고 수비에는 자신 있었기 때문이죠."
실제로 김재훈은 신재욱의 질럿 공격을 쉽게 막아내는 듯했다. 두 차례 정도 교전을 펼쳤을 때 질럿 숫자에서 앞서 나갔고 이겼다고 생각했다.
"3대2로 이겼다고 마음을 먹으니까 이상하게 손이 떨리면서 컨트롤이 되지 않더라고요. 질럿 한 기를 신재욱의 본진으로 보내지 말았어야 하는건데......"
김재훈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8게임단의 주장을 맡고 있었기에 그날의 패배의 충격이 더욱 컸다. 그날의 아픔이 되살아나는 듯했고 기자에게도 안타까움이 전해졌다. 김재훈은 한 마디를 남기고 떠났다.
"시즌2에 더 잘하면 된다는 동료들의 말을 평생 새기겠습니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