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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제닉스 스톰 "신생팀 저력 보여주겠다"

[피플] 제닉스 스톰 "신생팀 저력 보여주겠다"
'폭풍저그' 홍진호가 감독을 맡아 창단과 동시에 큰 관심을 받은 제닉스 스톰. 하지만 팀 멤버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에서는 한 명 한 명이 홍진호 감독 못지 않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 김승민, 배지훈, 강한울, 정언영, 조재환 등 5명으로 구성된 제닉스 스톰은 창단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지만,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은 친형제처럼 끈끈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제닉스 스톰은 취침시간, 기상시간, 식사시간만 정해져 있을 뿐 나머지는 자유롭게 연습한다. 빡빡하게 스케쥴을 짜지 않고,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홍진호 감독의 배려다. 그들의 편안한 분위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ManyReason' 김승민
팀의 맏형이자 주장인 김승민은 AP 딜러로 중단라인을 책임진다. 과거 팀OP에 있을 때부터 우직한 플레이로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 김승민은 자신의 보직에 대한 중요성을 어필했다.

"제가 초반부터 후반까지 딜러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팀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요. 초반 라인전에서 정글러와도 호흡이 잘 맞아야 하죠. 그런 호흡을 통해 상대를 압박하고, 드래곤 싸움을 잘 이끌어내면 팀 승리를 이끌 수 있어요."

김승민은 프로가 되어 힘든 점도 있지만 편한 점이 더 많다고 한다.

"리그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예전 WCG 한국대표선발전을 준비할 때와 다르지 않은 일정을 소화하고 있어요. 숙소 생활도 자취를 몇 번 해봐서 힘들지는 않아요. 오히려 여기가 더 편해요. 밥도 차려주고, 빨래도 안해도 되니까요. 그리고 프로가 됐으니 네이버에서 각자 이름을 치면 프로필이라도 나왔으면 좋겠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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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의 듬직한 맏형, 김승민.

◆'SBS' 배지훈
일명 '스브스'로 잘 알려진 배지훈은 팀에서 원거리 딜러를 맡고 있다. 원래 '도타'를 즐겼다는 배지훈은 당시 동료들이 모두 군대를 가는 바람에 시작한 'LOL'에 많은 애착을 느낀다. 이제 어엿한 프로가 되어 책임감도 갖게 됐다.

"프로가 되니까 제약이 많더라구요. 게임 상에서 말도 함부로 할 수 없고, 플레이도 신중히 하게 돼요. 한 달 정도 되가니까 어느 정도 익숙해졌고 정신력도 많이 강화됐어요. 지금은 이런 생활을 즐기고 있죠."

원거리 딜러는 후반 5대5 교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실수를 하게 되면 욕을 많이 듣는 보직이다. 배지훈은 실수를 해도 동료들이 보듬어준다며 웃음 지었다. 배지훈의 아이디인 'SBS'는 방송국을 연상케하지만 뜻은 따로 있었다.

"원래 아이디가 SBSBSB였어요. 한글 자판으로 치면 뉴뉴뉴, 뉴비뉴비뉴비의 약자죠. 뉴비가 초보라는 뜻을 갖고 있잖아요. 어느 정도 하다보니 실력도 늘고 유명해져서 반을 잘라서 SBS를 쓰게 됐는데 사람들이 스브스라고 불러주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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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외모의 부산 사나이, 배지훈.

◆'May' 강한울
WCG 2011에서 한국대표로 출전해 이름을 알린 강한울은 고등학교 때 친구가 'LOL'을 하는 것을 보고 따라했다가 지금은 그 친구를 훌쩍 넘어 프로가 됐다. 아직도 실감이 오지 않는다는 강한울은 프로게이머 생활을 한다고 했을 때 집안의 반대에 부딪치기도 했다.

"WCG에 출전하면서 프로에 대한 욕심이 생겼어요. 어머니께서 심하게 반대를 했지만 형이 어머니를 설득했죠. 아직은 프로에 대한 자각이 많이 없는 편이에요. 하지만 사람들이 저를 보고 프로라고 부르는 것을 보면 그제서야 실감이 나요."

강한울은 다른 게임을 할 때도 닉네임에 신경을 쓰는 편이다. 'May'는 좋은 어감이나 짧은 말을 선호하는 강한울의 기호가 듬뿍 담겨있다.

팀의 기둥이라 할 수 있는 상단 라인을 책임지는 강한울은 자신의 보직에 대해 재미와 만족감을 나타냈다.

"상단은 라인 조절이 상당히 중요해요. 또 드래곤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드래곤 싸움을 위해 내려갈 것인지, 아니면 상대방 포탑을 파괴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빠르게 판단해야하죠. 복잡하면서도 어려운 라인이라고 생각하지만 RPG처럼 성장해서 탱커 역할을 하는 점이 매력적이에요. 교전을 시작하면 상대팀의 원거리 딜러를 물어버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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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묵하지만 자신감 넘치는 강한울.

◆'Impact' 정언영
제닉스 스톰의 서포터 정언영은 아직 실력이 부족하다며 자신을 한껏 낮췄다. 하지만 지난 예선 때 하단라인 듀오인 배지훈을 완벽히 보조하는 진가를 드러내며 팀 본선 진출에 기여했다.

"서포터는 팀에서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 원거리 딜러가 아무리 잘해도 서포터가 제대로 받쳐주지 못하면 실력을 100% 발휘하지 못하거든요. 제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앳된 얼굴을 하고 있는 정언영은 아직 고등학생이다. 한창 혈기왕성할 때라 게임 안에서 누군가가 욕을 하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지만 프로가 된 후 확실히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혼자 랭크 게임을 하면서 잘 풀리지 않을 때면 싸우기도 하는데, 프로가 되서는 최대한 말을 아껴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고 할까요? 그리고 이제 집에서 용돈을 안줘요(웃음).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오히려 자립심이 더 커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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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경기에서 하필 몸을 긁을 때 카메라에 잡혀 부끄러웠다는 정언영.

◆'h0r0' 조재환
샤코를 사랑하는 팀의 막내 조재환은 정글을 돌며 각 라인을 지원한다. 조재환은 제닉스 스톰의 첫 방송 경기인 예선전 때 긴장한 듯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경기 전날 잠을 못잤어요. 첫 오프라인 경기에 방송까지 되니 정말 긴장이 됐죠. 거기에 (김)승민이형의 코고는 소리에 뜬 눈으로 밤을 지샜습니다(웃음)."

조재환은 17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광주에서 혈혈단신으로 상경했다. 여기에는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밀어주는 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지도 한 몫했다. 조재환은 프로가 되서 기쁘기도 하지만 부담감도 크다.

"프로니까 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긴 해요. 또 이제 첫 출전인데 친구들이 띄워줘서 더 부담이 돼죠. 하지만 팀에서 좋은 환경을 제공해주시는 만큼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거에요."

[피플] 제닉스 스톰 "신생팀 저력 보여주겠다"

◇팬들에게 일명 '귀요미'로 불리는 막내 조재환.

◆제닉스 스톰이라는 이름 아래
강한울과 배지훈은 원래 EDG(현 나진e엠파이어)에 몸담고 있다가 개인 사정으로 팀을 나와 김승민과 함께 팀OP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그러다 'nolja' 이현진의 지인이 팀을 만든다는 소식에 김승민과 강한울이 합류했고, 뒤이어 게임을 쉬고 있던 배지훈도 함께 하게 됐다. 여기에 강한울이 정언영을 추천했고, 배지훈은 조재환을 영입해 제닉스 스톰이 만들어졌다.

"솔직히 저희 감독님이 홍진호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놀라긴 했어요. 아무래도 유명인이다 보니까 처음에는 거리감이 있긴 했죠. 지금은 저희가 많이 따르면서 가까워졌다고 생각해요."

제닉스 스톰은 다른 팀들에 비해 합숙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호흡이 문제였다. 평소에는 각자 솔로 랭크 게임으로 연습하다 팀플레이를 하는 날은 하루를 정해서 몰아 하는 편인데, 솔로 게임을 많이 하다 보니 정언영과 조재환은 할 말도 많다.

정언영은 "저를 알아보시는 분들은 제가 못하면 욕을 하는데, 서포터로서는 아직 실력이 모자라요. 열심히 연습하고 있으니 욕은 자제해주셨으면 해요"라며 당부했고, 조재환은 "게임에서 저를 만나면 트롤링(상대에게 죽거나 팀에게 해가 되는 행위) 좀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며 심정을 전했다.

◆제닉스 스톰이 전하는 심해 탈출 비법
제닉스 스톰 선수들에게 초보들을 위한 조언을 구하자 배지훈과 정언영은 각자의 포지션에서 자신만의 노하우를 전했다. 배지훈은 교전 때 공격할 대상을 선정하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원거리 딜러는 지속적으로 상대방에게 데미지를 입혀야하는데, 대상을 선정하는게 중요해요. 어떤 챔피언을 먼저 때려야 할 지 고민을 많이 하시는데요. 자신에게 가까이 오는 상대부터 때리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 대상이 물러나면 다음 타깃은 두 번째로 가까이 있는 적이죠. 상대팀 원거리 딜러를 공격해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원거리 딜러의 성격상 가장 뒤쪽에 빠져 있기 때문에 억지로 들어갔다가 자신이 당하면 손해에요. 맨 앞에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공격하세요."

정언영은 서포터에 대한 조언을 했다.

"흔히 서포터는 재미가 없다고 하는데, 원거리 딜러와의 호흡이 문제에요. 그래서 친구와 음성 채팅으로 호흡을 맞추고 알리스타와 그레이브즈 같은 공격적인 조합을 꾸리는 것을 추천해요. 또 원거리 딜러가 CS에 신경쓰느라 미니언에 시선이 쏠리기 마련인데, 서포터는 미니맵을 주시하고 있다가 상대 정글러가 나타나면 핑(미니맵 상에 한 부분을 지정해 동료들에게 알려주는 것)을 찍어주면 많은 도움이 될거에요."

김승민과 강한울, 조재환은 자신만의 챔피언을 만들 것을 주문했다.

"하나의 챔피언을 잡고 끝을 볼 때까지 연습하세요. 상위권에 그런 사람들이 의외로 많거든요. 흔히 'OP(Over Power)'라고 불리는 쉔, 블라디미르, 람머스 같은 챔피언을 다룰 줄 알면 좋아요. 영웅 선택을 금지당했을 경우를 대비해 챔피언 2~3개는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LOL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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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닉스 스톰의 목표 "당연히 우승"
제닉스 스톰은 '리그오브레전드 더 챔피언스 2012 스프링' 예선에서 '더 파이팅'을 꺾고 본전에 진출했다. 팀을 꾸린지 얼마 안돼 공략이 수월할 것 같아 본선에서 제닉스 스톰을 만나고 싶다는 MiG 블레이즈의 '판타지스타' 복한규의 발언에 리더 김승민은 강하게 응수했다.

"저희도 제발 만났으면 좋겠어요. 제닉스 스톰 멤버들도 다들 한가닥하던 선수들이에요. 팀플레이가 아직은 서툴러도 각자 개인기량으로 충분히 헤쳐나갈 수 있을 정도의 팀입니다."

제닉스 스톰의 이름을 걸고 처음으로 대회에 출전하는 만큼 선수들의 각오는 남다르다. 프로팀이니만큼 당연히 우승을 노린다는 김승민의 말에 배지훈은 맹연습 중이라며 목소리에 힘을 줬다. 평균 연령 19.8세의 젊은 팀 제닉스 스톰. '폭풍저그' 홍진호 감독이 이끄는 신성 제닉스 스톰이 이번 리그에서 태풍의 눈이 될지 기대해 본다.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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