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민은 "이영호를 꺾었다는 것보다 우리 팀으로 분위기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내가 기여한 것 같다"며 "3차전에서 기세를 주도할 수 있는 승리를 따내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Q 이영호를 제압했다.
A 이영호 선수를 이겼다는 기쁨보다는 내가 분위기를 바꿨다는 기쁨이 더 크다.
Q 0대2로 뒤지고 있을 때 출전했다.
A 내가 지면 4세트에 출전하는 김준호의 부담이 가중될 것 같아서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1세트인가, 2세트에 벤치에서 경기를 보는데 우는 팬이 있었다. 우리 팬 같은데 반드시 이겨서 이 분이 경기장을 나갈 때는 웃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필승의 각오로 임했다.
Q 이영호의 출전을 예상했나.
A 누가 나올 것이라는 생각보다는 상대가 결정된 뒤에 마음가짐을 다지자고 생각했다. 엔트리를 받는 순간 이영호구나라고 생각했고 이길 방법을 고민했다.
Q 벌처 견제를 당했다.
A 벌처에 의해 공격을 당했지만 내가 유리했다. 전체적으로 앞선 빌드를 꺼냈다. 이영호의 탱크와 벌처, 머린으로 치고 나오는 전략도 잘 대처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드라군이 마인에 의해 계속 한 기씩 잡히더라. 코치님들이 침착하라고 하신 말씀을 떠올리면서 나만의 타이밍을 잡았다.
Q 승리했다고 생각한 순간은.
A 전반적으로 상황이 유리했다. 이영호를 상대로 운영 싸움에서 승리하기엔 아직 내가 미숙하다고 생각하기에 특기인 게이트웨이 늘리기를 활용했다. 13개의 게이트웨이에서 병력을 짜냈고 아비터의 스테이시스 필드가 뜻대로 통하면서 이길 수 있었다.
Q 이야기한 대로 스테이시스 필드가 대박이었다.
A 아비터의 스테이시스 필드는 운이 많이 따르는 스킬이다. 이영호의 탱크가 한 곳에 뭉쳐 있는 것을 보자마자 사용한 것이 대박을 낸 것 같다. 손가는 대로 플레이했는데 잘 통했다.
Q 이기고 나서 벤치에서 동료들의 경기를 보면서 뿌듯했을 것 같다. 이경민의 승리 이후 다 이기지 않았나.
A 내가 기세를 이끌고 온 것 같아 기쁘다. 내 승리를 통해 팀 분위가 살아났고 내가 한 일이 엄청나다는 것을 깨달았다. 동료들의 경기를 보면서 재미있게 관전했다. 그런데 나보다 팬들의 간절함이 더 했던 것 같다. 팬들이 정말 힘차게 응원해주셨다. 팬들이 일등 공신이다.
Q 3차전을 이겨야 플레이오프에 임할 수 있다. 이영호를 또 만난다면 이길 자신이 있나.
A 사실 이영호와는 다시 붙기 싫다(웃음). 그래도 만난다면 또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정규 시즌을 마친 이후 인터뷰에서 김정우, 신상문이 이경민을 변수로 뽑았다. 뭔가 한 건 하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오늘 지켰다.
A 원래 내가 약속은 잘 지킨다. 3차전에서도 약속을 지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Q 어리석은 질문이지만 3차전에서 어느 팀이 이길 것 같은가.
A 자세히는 모르겠다. 1, 2차전을 치르면서 맵이나 엔트리나 데이터 같은 것은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 같다. 기세가 중요하다. 기세를 끌어 오는 역할을 또 해내고 싶다.
Q 하고 싶은 말은.
A 정규 시즌 동안 '저격능선'을 연습하면서 준비한 빌드오더다. 연습을 도와준 유영진, 조병세, 정우용에게 감사하다. 3차전도 CJ 엔투스가 파이팅했으면 한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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