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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겸의 카트 따라잡기] 유영혁의 순간적인 센스

[김대겸의 카트 따라잡기] 유영혁의 순간적인 센스
◇온게임넷 김대겸 해설 위원

안녕하세요. 온게임넷 김대겸 해설 위원 입니다.

지난 승자조 경기에서는 ‘빅3’와 ‘신빅3’의 치열한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엄청난 관심을 모았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싱겁게도 문호준-유영혁-전대웅 등 ‘빅3’의 손쉬운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역시 ‘빅3’는 다르다는 생각이 드는 경기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승자조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선수는 생각지도 못한 유영혁이었습니다. 예선전 내내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S2 채널에 완벽하게 적응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유영혁이 1위를 할 것이라 생각하지는 못했는데요. 유영혁은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빅3’를 모두 물리치고 1위를 기록했습니다. 유영혁은 처음으로 그랜드 파이널에서 옐로우 라이더(1위를 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색)가 됐습니다.

여담 하나만 하자면 원래 가장 성적이 좋은 선수가 옐로우 라이더가 된 것은 아닙니다.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색상을 하는 것이 원칙이었는데 우연히도 저를 비롯해 서우석, 홍은표 등 성적이 좋은 선수들이 노란색을 선호했고 가장 성적이 좋은 선수가 옐로우 라이더가 됐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습니다.

이번 승자조 경기에서 가장 중요했던 순간은 바로 5라운드 ‘문힐시티 숨겨진 지하 터널’이었는데요. 4라운드를 끝냈을 때도 유영혁은 연속 두 라운드에서 1위를 차지하며 초반부터 치고 나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만약 5라운드에서도 1위나 2위를 차지하면 추후 하위권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무난하게 그랜드파이널에 진출할 수 있는 포인트를 보유할 수 있는 상황이었죠.

다른 선수들은 모두 윈드엣지를 사용했고 강화 C타입을 선택한 전대웅, 문호준, 장진형 보다 부스터 길이가 더 길어서 넓고 직선 주로가 많은 트랙에 좋은 E타입 강화를 선택한 유영혁, 박인재. 이중선, 문명주가 더 유리한 상황이었습니다.

초반 유영혁은 5위로 출발했는데요. 중위권에서 시작하는 것은 역시나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습니다. 뒤에 선수들이 어떤 라인과 부스터 타이밍으로 치고 들어올지 신경 써야 하고 앞 선수들의 사고나 몸싸움 타이밍을 계산해야 하는 등 그 몇 초 되지 않는 상황에서 계속 머리를 써야 하는 포지션이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앞서 가고 있는 선수들이 문호준, 전대웅, 이중선 그리고 몸싸움이 좋은 박정렬이었기 때문에 유영혁은 섣불리 몸싸움를 걸 수 없었습니다. 역시 1~4위권 선수들은 큰 몸싸움을 하지도 않았고 실수도 나오지 않아 유영혁은 1랩을 그대로 5위를 유지한 채 마쳐야 했던 것이죠.

[김대겸의 카트 따라잡기] 유영혁의 순간적인 센스

◇오존게이밍 유영혁

설상가상으로 1랩 직전 혼자서 벽을 긁는 실수가 나와 빌드가 꼬여버리면서 넓은 직선 주로에서 쓸데없이 드리프트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상위권과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졌고 유영혁은 좋지 않은 상황에 놓였습니다.

앞 선수들이 보이지도 않는 상황. 그러나 이것은 오히려 유영혁에게 좋게 작용했습니다. 1~3위인 문호준과 박정렬, 이중선은 엄청난 몸싸움을 벌이면서 치열하게 주행을 펼치고 있었는데요. 박정렬은 지하 터널에서 빠져나오면서 헤어핀을 공략하는 순간 차체가 무거워 잘 뜨지 않는 흑룡 바디로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내리막길에서 가속도가 붙은 상황에서 무리한 움직임을 벌이다 3위인 이중선과 큰 사고에 휘말렸고 멀찌감치 떨어져 있었던 유영혁은 오히려 안전하게 2위로 치고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타임어택 모드로 들어간 문호준을 어떻게 따라잡느냐였는데요. 문호준은 한 순간은 빠른 속도로 공략할 수 있었지만 유영혁의 경우 연속적인 복합굴절 구간에서 부스터 길이가 좀더 길게 떨어지면서 저리 차이를 좁힐 수 있었습니다.

유영혁은 마지막까지 따라 붙었지만 주차장을 빠져 나온 이후 왼쪽으로 큰 드리프트 두 번 후 오른쪽 헤어핀 구간만 나오면 끝인 상황에서 역전 타이밍은 거의 나오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운 좋게도 문호준은 주차장 전 구간에서 유영혁과 거리 차이를 넓히기 위해 세 번해야 할 드리프트를 두 번만 하면서 빌드가 꼬였고 부스터 타이밍이 순간 끊어지게 됐습니다. 순간 유영혁은 바로 뒤까지 압박했고 빌드가 꼬였던 문호준은 혼자 실수하며 벽에 부딪히고 말았습니다.

유영혁은 워낙 좋은 라인으로 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사고에 휘말릴 수도 있었지만 순간적인 센스로 피했고 뒤 따라 오던 장진형과 전대웅의 견제를 피하며 숏드리프트로 순간적으로 라인을 잡으며 결국 1위로 마무리 했습니다.

유영혁은 연속 세 번의 1위로 전반전을 마치며 후반전도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단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전반전을 깔끔하게 끝내놓고 후반전에서 단 한 트랙도 1위를 하지 못했다는 사실인데요. 그랜드파이널을 대비해 침착하고 차분하게 포인트를 쌓아 가는 것도 중요할 수 있지만 좀더 자신감 넘치는 주행으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을 때는 집중해서 몰아 치는 모습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팀이 오존게임단으로 창단도 했고 동료들 분위기도 좋은 상황이기 때문에 에이스인 유영혁이 조금만 더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지난 시즌보다는 더 좋은 성적이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온게임넷 김대겸 해설 위원
정리=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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