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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걸' 서연지가 간다] 박태민 "무당해설 꿈꾼다"

['스타걸' 서연지가 간다] 박태민 "무당해설 꿈꾼다"
안녕하세요. 스타걸 서연지입니다.

주말에 내린 비로 무더위가 어느 정도는 수그러들었씁니다. 걷기만 해도 땀이 흐르던 지난 주에 비해 이번 주는 아침과 밤으로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그래도 조금 후면 지옥과도 같은 더위가 찾아올 것 같아 걱정되기도 하네요. 독자 여러분들도 열사병에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지난 주에는 '세팅의 달인'이라 불렸던 박태민 해설 위원의 선수 시절 이야기를 들어 봤습니다. 저는 몰랐던 선수 시절 이야기였기 때문에 더욱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독자 여러분들 역시 박태민 해설 위원의 세팅과 까칠한 성격에 얽힌 이야기가 궁금하셨나 봅니다. 많은 것들을 알게 돼 기분이 좋았다는 댓글에 힘이 불끈 나더군요.

사실 지난 시간에 다루지 않은 이야기가 몇 개 있는데요. 박태민 해설 위원은 GO 시절과 SK텔레콤 T1 시절이었을 때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도 했습니다. GO 시절에는 소위 말하는 '미남 수맥'이 존재해 피부에도 신경 쓰고 미용실도 아무 곳이나 다니지 못했던 이야기부터 시작해 조규남 감독님 밑에서 힘든 훈련을 견뎠던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SK텔레콤으로 이적했던 박태민 해설 위원은 고참으로서 GO 때와는 다른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갔는데요. 지금은 최고의 선수인 도재욱은 남다른 패션 때문에 박태민 해설 위원에게 구박을 많이 받았다고 하네요. 사연인즉슨 도재욱이 숙소로 들어오는 날 밝은 색으로 염색하고 귀에 피어싱을 하고 들어와 무척 불량해 보였다고 합니다. 박태민 해설 위원의 따끔한 충고에 도재욱은 곧바로 피어싱을 빼고 머리를 짙은 색으로 염색했다고 하네요. 말은 잘 듣는 착한 후배였다고 합니다.

김택용 역시 박태민 해설 위원이 SK텔레콤에 있었던 시절에 팀을 옮겼는데요. 김택용은 그 당시 말을 잘하지 못해 박태민 해설 위원에게 "어떻게 하면 인터뷰를 잘 할 수 있냐"고 조언을 구하곤 했다고 합니다.

지난 주에는 담지 못한 박태민 해설 위원의 선수 시절에 대해 짤막하게 들려 드렸습니다. 이번 주에는 박태민 해설 위원의 현재 이야기 즉 해설 위원으로서의 이야기에 대해 독자 여러분들께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많이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개그 해설의 지존

서연지=해설자로서 독특한 입지를 굳히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요즘 들어 개그에 부쩍 욕심을 내더라고요(웃음).

['스타걸' 서연지가 간다] 박태민 "무당해설 꿈꾼다"

박태민=해설자가 캐릭터가 없는 것이 제일 좋지 않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 사실 나도 얼마나 캐릭터를 잡고 싶었겠어. 하지만 어떤 해설자가 처음부터 '나는 개그 캐릭터를 밀고 나가야지'라는 생각을 할까? 누구나 다 전문적이고 멋진 해설을 하고 싶어 할 것이라 생각해.

처음부터 내가 개그 캐릭터가 된 것은 아니야. 막상 준비해간 재미있는 멘트는 반응이 좋지 않더라고(웃음). 처음에는 포장도 해보다가 결국 나답게 해설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지금의 캐릭터? 그냥 그게 내 모습이야. 아무것도 꾸미지 않은 나의 모습. 원래부터 성격이 가식적인 것을 무척 싫어해. 사실 지금보다 더 수위가 높은 이야기를 할 수도 있는데 방송이라 자제하고 있는 거라고(웃음).

서연지=그러면 자연스럽게 개그 캐릭터로 자리잡은 건가요?

박태민=나도 가끔 신기해(웃음). 내 신조가 무언가를 억지로 하지 말자는 거야. 억지로 세팅 시간을 짧게 하는 것도 싫고 억지로 세팅 시간을 길게 하지도 않았던 선수 시절 마인드 그대로인 거지. 프로게이머였을 때는 포스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소위 말하는 '깝' 본성을 숨기고 있었는데 사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내 캐릭터는 '까불이'였어. 해설할 때는 이미지 관리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나의 '깝'본성이 나온 것이 아닐까 싶어.

무엇이든 자연스럽게 하다 보니 캐릭터도 생기는 것 같고 개인적으로는 개그 캐릭터가 진짜 나의 모습인 것 같아 마음에 들어.

서연지=가끔 해설하면서 비유하는 것도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물론 4차원적인 비유를 자주 하지만요(웃음).

박태민=평상시에 말할 때도 비유하는 것을 좋아해(웃음). 엉뚱한 상상을 하는 것도 좋아해서 방송에서 그런 면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것 같아. 예를 들면 STX 변현제 선수가 상대 본진에 실드 배터리를 건설하는 플레이를 했을 때 갑자기 나도 모르게 '사랑의 배터리' 노래가 생각이 나서 '사랑의 배터리'라고 비유를 했을 뿐인데 그 발언 때문에 개그 캐릭터로 굳어진 것 같긴 해.

누군가는 억지로 끼워 맞췄다고 비판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는데 나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아마 '박태민의 평소 말버릇이 또 나왔다'라고 생각했을 거야(웃음). 평소에 내가 원래 이렇거든(웃음).

['스타걸' 서연지가 간다] 박태민 "무당해설 꿈꾼다"

서연지=캐릭터가 생겼다는 것 자체가 이제 해설자로서 어느 정도 적응했다는 말로 해석이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박태민=아직 부족하지만 초반에 비해 여유가 생겼어. 처음 해설할 때는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거든. 해설자는 멀티 태스킹이 돼야 하더라고. 게임에 대해 분석도 하면서 할 말도 해야 해. 게다가 화면도 프로게이머 때는 그저 경기 화면과 미니맵만 보면 됐는데 해설자는 양쪽 선수들 화면에 미니맵에 옵저버 화면, 그리고 간간히 비치는 관중석 등 모든 화면을 확인해야 한다니까.

게다가 방송에서는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기 때문에 이마저도 조심해야 되는 데다 캐스터와 다른 해설자와 어떻게 호흡을 맞출지 생각해야 해. 한꺼번에 몇 가지 일을 해야 하는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을 정도라니까.

처음에는 그래서 게임만 봤던 것 같아. 옆에 해설자 이야기는 듣지도 못하고 게임 설명하기에 급급했지. 나와 중계를 같이 한 캐스터와 해설자는 정말 답답했을 것 같아(웃음). 그래도 요즘에는 관중도 보이고 다른 것에 비유할 여유도 생기고 나니 캐릭터도 잡히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해.

◆무당 해설 기대하라

서연지=지난 시즌 프로리그에서 프롤로그 영상에 이번 시즌 목표가 김정민 해설 위원에게 구박을 받지 않는 것이 목표라고 했는데 그 목표를 이뤘는지 궁금하네요.

박태민=굉장히 질문이 날카로운데(웃음)? 솔직히 (김)정민이형이 나를 구박하지는 않았어. 초반에는 정말 많이 도와주려고 했고 지금도 그러는 것이 느껴지거든. 같이 호흡을 맞춰야 중계진이 사는 것이지 한 명만 잘한다고 무언가 완성되는 것이 아니거든.

하지만 내가 누군가를 도와줄 입장은 아니잖아(웃음). (김)정민이형의 따끔한 충고가 나에게는 어떤 것보다 소중한 도움이 될 수 있어. 또한 (김)정민이형에게 인정 받고 싶은 마음도 조금은 있는 것 같아.
['스타걸' 서연지가 간다] 박태민 "무당해설 꿈꾼다"


서연지=그래서 스타리그 레전드 매치 때 그렇게 경기에서 김정민 해설 위원을 괴롭혔던 거에요?

박태민=내가 언제 괴롭혔다고 그래(웃음). 나는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펼친 것뿐이라고.

서연지=지난 주 스타리그 레전드 매치에서도 강민 해설 위원이 서지훈에게 엄청 당하더라고요. 당하는 쪽이 정말 불쌍한 것 같아요.

박태민=경기 도중 (김)정민이형이 멘붕에 빠진 것은 느낄 수 있었어(웃음).

서연지=자신의 해설에 점수를 매겨 보자면 어느 정도 되는 것 같아요?

박태민=100점 만점에 60점 정도? 기본 점수 10점에서 어느 정도 여유를 찾았다는 것에 50점을 더해 주고 싶어. 나머지 40점은 아마 평생 계속 채워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어.

서연지=유독 전용준 캐스터의 입에서 자주 오르내리는 것 같아요. 스타리그와 프로리그 가릴 것 없이 어떤 상황에서도 자주 언급해 주시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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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민=특히 선수들이 세팅하는데 시간을 벌어야 할 때면 어김없이 내 이름이 오르내리곤 하지. 하지만 난 그 상황이 정말 기분 좋아. 어쨌건 내가 주인공이잖아. 해설자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거든.

사실 (전)용준이형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건 중계할 때 내 세팅 때문에 곤욕을 치른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을 테니 얄미운 마음 반과 나를 아껴서 띄워주려는 마음 반이 섞인 것이 아닐까 생각해. 그래도 (전)용준이형에게 항상 고마워. 일부러 나를 많이 언급해 주시면서 여유를 찾게 도와주셨다는 생각도 들거든. 물론 정말 싫어하셔서 그런 거라면 할말이 없지만 말이야(웃음).

지난 시즌 (전)용준이형과 중계를 하면서 캐릭터가 잡혔어. 나를 많이 만들어 주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나를 잡아준 느낌이 있었는데 그때는 사실 그것도 모를 정도로 여유가 없었거든. 지금에서 생각하면 정말 감사할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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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지=어떤 해설자가 돼야겠다는 지표가 있을 것 같은데.

박태민=우선 내 성격 그대로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해설자가 되는 것은 기본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프로게이머 해설자로서 전문성까지 갖췄다는 이야기는 꼭 듣고 싶어. 또한 정확한 해설을 하는 해설자라는 평가도 욕심나고. 성격 자체도 정확한 것을 좋아하거든.

서연지=무당 해설이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잖아요.

박태민=아무래도 가장 최근까지 선수를 했던 해설자이고 팀 숙소에서 선수들이 연습하는 것을 자주 보려고 노력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나만이 아는 정보들을 알아봐야 해설이 더욱 풍부해 지거든. 예를 들면 STX 김성현이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에서 테란전을 잘했는데 스타크래프트2:자유의날개(이하 스타2)에서도 테란전을 잘하는지 알아놓는 거야. 이 사실은 나만이 아는 정보이고 이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게 되면 좀더 많은 정보를 가진 해설자가 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

지난 시즌 하이템플러를 보고 할루시에이션을 쓸 것 같다는 예측 해설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선수들의 플레이를 많이 봤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 앞으로도 그렇게 무당처럼 딱 맞춰 예측하는 해설을 하기 위해 노력할거야.

요즘 같은 경우에는 스타2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물어보고 준비하게 돼. 아무래도 시청자들이 생소할 수밖에 없는 종목이다 보니 전달해야 할 정보의 양이 상당하더라고. 앞으로도 계속 나만 알고 있는 정보들을 수집해 시청자들에게 전달할 생각이야.

서연지=인터뷰가 슬슬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네요. 아직 결혼을 안 했는데 언제쯤 결혼 할 생각이에요?

박태민=집을 사서 가고 싶어. 결혼도 세팅이 필요하지(웃음). 이상형은 내조 잘하는 여자야. 가정적이고. 야망이 큰 여자는 왠지 싫더라고. 야망이 크면 가정에 소홀하기 마련이거든. 외모에 대해 물어보는데 우리가 술 마실 때 기본 세팅되는 안주가 있잖아. 외모는 기본 세팅이라고(웃음).

농담이고 결혼은 준비됐을 때 가는 것이 여자를 위해서도 맞다 생각해. 그 준비가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뿐이야. 한 3년 꾸준히 일하면 결혼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해.

서연지=공식 질문이네요. 꿈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박태민=지금은 해설자로 인정 받는 것이 꿈이지. 물론 지금 개그 캐릭터를 맡고 있지만 웃기는 것 말고도 정확한 해설 하면 박태민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 우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해설 분야에서 최고가 돼야 그 다음 꿈을 꿀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정확한 해설의 최고봉, 그것이 제가 꿈 꾸는 해설자의 모습이거든.

이후의 꿈은 정확한 해설자가 되고 난 뒤에 꿔야 하지 않을까 싶어. 앞으로 내 해설을 들으며 사람들이 즐거워한다면 그것으로도 족하지 않을까? 앞으로 많이 기대해 줬으면 좋겠어.
['스타걸' 서연지가 간다] 박태민 "무당해설 꿈꾼다"


정리=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사진=데일리e스포츠 박운성 기자 phot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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