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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두트 감독 "e스포츠를 통해 한국 알리고파"

스티븐 두트 감독 "e스포츠를 통해 한국 알리고파"
최근 프로리그 현장에서는 '파란 눈의 이방인'이 프로게이머들을 촬영하는 모습을 자주볼 수 있다. 온게임넷 스태프들조차 신기하게 바라보는 그는 벨기에 출신 다큐멘터리 감독인 스티븐 두트(Steven Dhoedt) 감독이다. 지난 2009년부터 8게임단 이제동과 LG-IM 정종현을 주인공으로, 한국의 e스포츠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촬영해 온 스티븐 감독이 7월 중순 촬영을 마무리하고 편집 작업에 들어간다. e스포츠의 종주국인 한국의 영화 감독이 아니라 벨기에 출신 영화 감독이 e스포츠 선수들을 촬영하는 것만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오는 11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출품을 목표로 하고 있는 스티븐 감독을 만나 촬영한 다큐멘터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e스포츠를 들여다보고 싶었다"
스티븐 감독은 10개월 간의 자료 조사와 개발 과정을 거쳐 2009년 7월부터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순조롭지 않았다. 아무 것도 모르는 외국인에게 프로게이머들의 생활을 보여주겠다는 팀은 거의 없었다. 촬영을 허락한 팀들도 2~3달에 한 번씩 한국을 방문해 e스포츠 경기장을 방문하고 3년이라는 시간을 꾸준하게 촬영하는 그를 신기하게 바라본다. 낯선 외국인 영화 감독이 e스포츠에 왜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009년 한국은 e스포츠 분야에서 최고봉을 달렸습니다. 유일하게 e스포츠가 대중 문화의 한 부분이 된 나라였죠. 사실 다른 곳에서도 e스포츠에 대한 프로그램을 많이 제작했지만 수박 겉핥기 식이었죠. 개인적인 평가이지만 다른 작품들은 e스포츠의 현실을 깊숙히 다루지 못했고 겉모습만 전달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게임이라는 콘텐츠와 한국 문화에 많은 관심을 가져온 저로서 e스포츠 뒤에는 또 다른 한국의 문화가 존재할 것으로 느꼈습니다."

촬영 작업은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스티븐 감독은 e스포츠 관계자들에게 촬영 의도를 충분히 이해시키는 것이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단기간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몇 년이 걸리는 일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선수들을 취재해야 하는 허락을 받아내기가 어려웠다고. 본인은 '아웃사이더'라는 말로 상황을 대신했다.

"작품의 의도에 대해 많은 이들이 공감했지만 참여를 하는 것에 대해선 꺼려한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또 e스포츠계의 상황이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처음에 생각했던 시나리오 대로 흘러가지 않아 많은 걱정을 했습니다."

"생각하고 있던 줄거리가 있었는데 조금씩 변화하는 것을 보면서 걱정이 커졌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일이 흘러갈지 몰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이런 것들이 e스포츠 문화의 변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획된 흐름으로 스토리가 진행되면 생동감이 떨어지잖아요. e스포츠가 변화하는 시기에 작품을 진행했다는 점이 더욱 의미가 큽니다."

스티븐 두트 감독 "e스포츠를 통해 한국 알리고파"

◆이제동의 진실성에 매료
스티븐 감독의 다큐멘터리에서는 4명의 게이머가 등장한다. 8게임단 이제동과 웅진 스타즈 김준혁, LG-IM 정종현, 아마추어 박요한이 주인공이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굴곡을 겪은 선수는 이제동이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화승 오즈에서 8게임단으로 이적하는 과정을 모두 지켜봤기에 이제동에 대한 감정은 특별했다.

"제작을 하기 위해 많은 게이머를 만났습니다. 그 중 이제동을 만났을 때 특히 긍정적인 인상을 느꼈어요. 진솔하고 진심이 담긴 모습이주연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주인공을 섭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스토리를 전달할 수 있는 진실성인데 이제동은 그 부분에 대해 적합한 인물이었습니다"

3년 동안 취재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궁금해졌다. 그 시간 동안 e스포츠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승부조작으로 인해 스타플레이어들이 사라졌고 이제동이 속한 화승 오즈와 MBC게임 히어로, 위메이드 폭스가 팀을 해체했다.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로 진행된 리그는 스타크래프트2:자유의날개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다.

"굉장히 많아서 고르기가 힘드네요(웃음). 힘들었지만 재미있는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지난 해 MBC게임 히어로센터에서 열린 프로리그에서 이제동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올킬을 할 때가 기억에 남아요. 그 때 이제동의 강력함을 봤습니다. 또한 동료들과 축구를 한다든가 화승 해체 이후 8게임단으로 옮겨가는 과정, 정종현이 블리즈컨에서 우승할 때, 드래프트때부터 촬영한 김준혁이 숙소에서 벤치에 앉게되는 과정도 색다른 것 같습니다."

◆"e스포츠 통해 한국 알리고파"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진행된 스티븐 감독의 다큐멘터리는 촬영은 이제 막바지에 치달았다. 남은 2주 동안 촬영을 마치면 본격적인 편집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마무리 과정을 남겨둔 상황에서 스티븐 감독은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팬들에게 e스포츠를 통해 본 한국을 소개하고 싶다고 전했다.

"연출가로서 한국에 있는 관객들과 해외 관객들에게 모두 인정받는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만약 한국의 관객들이 제 영화를 보고 좋아하지 않는다면 감독으로서 실패한 것이겠죠(웃음). 한국이라는 나라 속에 존재한 e스포츠를 알리는 것이 아니라 e스포츠를 통해 본 한국이라는 나라를 알리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데일리e스포츠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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