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e-sports

[절친노트] 닮은 듯 닮지 않은 STX '이적 듀오' 김도우-백동준

[절친노트] 닮은 듯 닮지 않은 STX '이적 듀오' 김도우-백동준
시즌 중에는 선수들이 너무나 바빠 절친노트 코너를 진행하기가 너무나 어렵습니다. 일주일에 4번 열리는 프로리그에 개인리그까지 있고 지금처럼 팀 실력이 상향평준화되어 한 경기, 한 경기에 따라 팀 순위가 요동치는 상황에서는 더욱 일정을 잡기가 어렵습니다. 예전에는 한 달에 한 번은 진행했던 절친노트가 이제는 연례행사가 돼버린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그러던 와중 경기 현장에서 유독 티격태격하는 두 선수를 만나게 된 것은 행운이라 볼 수 있겠네요. 뒤에 사람들이 있는 것도 모르고 화장실에서 나온 두 선수는 마치 친구처럼 한 사람이 놀리고 한 사람은 발끈하는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나이 차이가 무려 세 살이나 났지만 친구라고 봐도 무방한 '절친' 사이였습니다.

각각 다른 팀에서 STX로 입양(?)된 선수들이지만 결국 뿌리는 한 팀인 두 선수. 누구인지 감이 오시나요? 이스트로에서 힘들었던 시절을 함께 한 김도우와 백동준이 바로 그 오랜만에 진행된 절친 노트의 주인공입니다. STX로 이적한 뒤 시즌마다 반대의 길을 걷고 있는 두 선수는 인터뷰 내내 서로를 비난(?)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그만큼 두 선수가 친하다는 방증이기도 하겠죠?

오랜만에 진행된 인터뷰였던 만큼 무척 설레는 표정으로 나타난 김도우와 백동준. 이스트로 시절과는 확실히 다르게 볼에 살이 통통하게 오른 김도우와 신인왕의 위엄(?)을 뽐내며 근엄하게 등장한 백동준의 다른 듯 비슷한 이야기 속으로 지금부터 함께 들어가 보겠습니다.

◆친하지 않아요?!

DES=경기장에서 몰래 볼 때는 두 선수가 무척 친해 보였는데 이렇게 공식적으로 두 선수를 만나보니 막상 서로 별로 친하지 않은 것 같네요.

김도우=그저 그래요(웃음). 누가 우리를 친하다고 알려준 건지 잘 모르겠어요. 저희는 서먹한 사이입니다.
백동준=그러게요. 나이 차이도 세 살이나 나는데 무슨 절친이에요(웃음). 그런 제보를 한 사람은 분명 우리를 놀리려는 의도일 겁니다.

DES=인터뷰 초반부터 이렇게 티격태격 한다는 자체가 두 선수가 친하다는 증거인데요?

김도우=절친이 아니라 원수라고 해두죠(웃음).
백동준=음. 그냥 서로 싫어하는 것이 아닐까요(웃음)?

DES=두 선수를 왜 함께 인터뷰를 하는 건지 혹시 궁금하지는 않았어요?

김도우=궁금하죠. 현재 둘의 상황이 다르잖아요. 공통점도 이스트로에 있었다는 것 하나뿐이고. 사실 이스트로 시절 이야기는 너무나 오래 일이에요. 그 이유 하나만으로 우리 둘을 엮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백동준=내가 생각해도 그것 말고는 없는 것 같은데. 근데 또 식상한 공통점이기도 하잖아(웃음).

DES=인터뷰를 하다 보면 이스트로 시절에 함께 했다는 이유 말고도 본인들도 몰랐던 공통점을 많이 발견할 수 있을 거에요. 그러면 첫 번째 공통점인 이스트로 시절 이야기부터 들어볼까요?

김도우=이스트로 때는 위상 자체가 달랐죠. 감히 저와 이렇게 더블 인터뷰를 하는 것도 이스트로 시절에는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라 생각해요. 백동준은 연습생이었고 저는 전략이나 독특한 플레이를 자주 하는 선수로 주목 받았던 상황이었으니까요.
백동준=솔직히 아주 잘한 것은 아니었잖아(웃음). 프로게이머가 된 것도 겨우 6개월 차이 밖에 나지 않은데 이상하게 (김)도우형은 굉장히 일찍 기회를 얻었어. 내 생각에는 그 정도의 실력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웃음).
김도우=너랑 나랑은 클래스가 달랐던 거라고. 나의 독특한 경기 스타일이 통했던 것이지.
백동준=일단 그렇다고 인정하겠지만 클래스가 다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웃음).

DES=이스트로 시절에 지금은 은퇴한 유병준과 함께 심부름을 했던 선수가 백동준 선수인가요?

김도우=어떻게 아셨어요? 거기에서부터 (백)동준이와 저의 클래스 차이가 시작되는 거죠(웃음).
백동준=심부름을 많이 하긴 했어요. 그래서 지금도 (유)병준이와는 각별한 사이가 됐습니다.
김도우=이스트로 시절 이야기 하니까 갑자기 라면이 생각난다.
백동준=내가 라면 정말 많이 끓였었는데. 라면에서 시작해 라면으로 끝났을 때도 있었고 하루에 한 끼 밖에 못 먹었을 때도 있었잖아.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왕대접 받고 있는 것 같아.

DES=STX는 예전부터 식사가 잘 나오기로 유명했는데 두 선수는 지금 식사는 무척 만족하겠네요.

김도우=그럼요. 이스트로 시절에는 해골이었는데 지금은 살이 많이 붙었잖아요.
백동준=이스트로에서 화승으로 이적하고 난 뒤 제일 적응하지 못한 부분이 밥이었어요(웃음). 일주일 동안에는 소화가 잘 안됐다니까요(웃음). STX에서도 잘 먹고 있는데 살은 안 쪄요. 새벽에도 먹는데 살이 잘 안 찌는 체질인가 봐요.

◆STX에서 만난 두 선수

DES=STX에 먼저 자리잡은 것은 김도우였는데요. 공개 드래프트를 통해 STX로 이적한 뒤 한동안 성적이 무척 좋았잖아요.

김도우=저 조차도 놀라웠어요. MSL에서 이영호 선수를 꺾고 16강에 진출했고 그 당시 프로리그 성적도 3승1패였으니까요. 이적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었죠.
백동준=그런데 갑자기 행방불명 됐잖아(웃음). 한 순간에 무너지던데(웃음).
김도우=그러게. 고생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2연패 하고 난 뒤 프로리그와 MSL에서 동반 하락세를 탔어. 아직까지는 부족하다는 생각에 나도 연습에 몰두했고 코칭 스태프도 시간을 좀 갖자고 말씀하셨어. 이후로는 기본기를 다지는데 주력했지.

[절친노트] 닮은 듯 닮지 않은 STX '이적 듀오' 김도우-백동준

DES=그러다가 헤어졌던 백동준을 다시 만나게 됐잖아요. 어땠어요?

김도우=사실 놀랐어요(웃음). 이스트로에서 다른 팀으로 가면서 서로 다시는 못 볼 것이라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다시 같은 팀이 되고 나니 뭔가 느낌이 이상했죠.
백동준=저도 (김)도우형과 다시 같은 팀이 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STX에 와서 도움을 안 주더라고요(웃음).
김도우=무슨 소리야. 내가 방도 알려주고 얼마나 친절하게 잘해줬는데. 진짜 억울하다(웃음).
백동준=방만 알려줬지(웃음). 그 이상 잘해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정도는 아니었잖아(웃음).

DES=백동준 선수를 경계한 것인가요?

김도우=경계는커녕 이렇게 잘할 것이라 예상도 못했어요(웃음). 제가 원래 다정다감한 성격은 아니거든요. 그런데 그건 (백)동준이도 마찬가지에요.
백동준=인정해요(웃음). 그래도 아는 사람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무척 안심이 됐어요.

◆엇갈린 길

DES=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 두 선수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것 같아요.

김도우=이번 시즌에는 제가 성적이 더 좋죠(웃음).
백동준=그렇다고 지난 시즌 나만큼 성적이 좋은 정도는 아니잖아(웃음). 그런데 생각해 보면 정말 그런 것 같네요. 어떻게 이렇게 반대의 길을 걷고 있는지 신기해요.

DES=지난 시즌에는 백동준 선수가 날아다니며 신인왕까지 거머쥐었잖아요. 김도우 선수 입장에서는 부럽기도 하고 시샘도 났을 것 같아요.

김도우=부러우면서도 그렇게 크게 부럽지는 않았어요. 그동안 STX에서 신인왕을 수상한 선수들이 모두 은퇴하거나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고 하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이번 시즌 (백)동준이도 그러겠구나 싶었어요(웃음).
백동준=처음에는 저도 그런 이야기를 들었고 나는 상관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번 시즌 계속 연패하다 보니 갑자기 불안해 지더라고요(웃음). 그래도 어쨌건 지난 시즌 제가 날아다닌 것은 맞죠(웃음).
김도우=솔직히 정말 저 정도로 잘할 줄은 상상 못했어요. 그때 저는 땅굴 속에서 살고 있었거든요. 연패의 늪이 아니라 이제는 부진의 늪에 빠져 있었던 것이죠. 그런데 그것조차도 밀어내고 (백)동준이가 한 자리 차지하더니 신인왕을 받더라고요. 예전 화승에서는 지는 모습만 봤는데 STX와서 (백)동준이가 약을 먹었나 싶었어요(웃음). 형식상으로는 좋았다고 말해야겠지만 사실 배도 좀 아팠어요(웃음).
백동준=이영호 선수를 이기고 난 뒤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 뭘 해도 잘 풀리더라고요.
김도우=맞아. 사실 성적이 그렇게 잘나올 정도로 실력이 좋았던 것은 아니었어(웃음). 내부 성적은 내가 더 좋았잖아.
백동준=원래 다 그런 거에요(웃음).

DES=하지만 이번 시즌은 반대의 길을 걷고 있잖아요. 김도우 선수는 승승장구 하고 있고 백동준 선수는 약간 주춤하고 있고요.

김도우=이제 실력이 나오는 거죠(웃음).
백동준=아니라니까(웃음). 제가 스타크래프트2:자유의날개(이하 스타2) 성적은 1승1패로 나쁘지 않거든요. 그런데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 성적이 곤두박질 치다 보니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아요. 하지만 다 사연이 있어요. 지난 시즌 화승이 해체하고 드래프트를 하기 전까지 저는 스타1을 연습하고 있었지만 STX 선수들은 스타2를 연습했어요. 그러다 보니 이번 비시즌에 다른 선수들에 비해 제 스타2 실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더라고요. 그래서 비시즌 내내 스타2만 죽어라 연습했죠. 덕분에 스타1 실력이 바닥을 치게 된 거에요. 솔직히 지금도 스타2는 자신 있습니다.

DES=신인왕을 타고 난 뒤 잘해야겠다는 부담감도 심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해요.

김도우=이번 시즌은 저에게 기가 빼앗긴 것이 아닐까요(웃음)?
백동준=부담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솔직히 두 종목 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어요.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한 종목에만 집중할 수 있다면 지금과 같은 성적이 나오지는 않았을 거라 자신해요.

DES=앞으로 백동준 선수의 스타2 실력 기대해 봐도 될까요?

백동준=기대해 주셔도 좋아요. 우리 팀에 워낙 잘하는 프로토스 선수들이 많고 저 역시 그 사람들과 경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실력이 늘 것 같아요. 앞으로 더 노력해야죠.
김도우=(백)동준이 말대로 저 역시도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아요. (백)동준이와 같은 길을 가면 안되잖아요(웃음).

◆그들이 꿈 꾸는 세상

DES=두 선수에게는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는 것 같아요. 외모가 독특해 주목 받고 있잖아요.

김도우=저는 웬만하면 이야기하지 말죠(웃음).
백동준=예전 이스트로 시절과 비교해 봤을 때는 정말 용 됐잖아(웃음). 신기하게 턱이 줄어들고 있는 것 같아(웃음).

DES=외모로 주목 받는 것에 대해 기분이 나쁘지는 않아요?

[절친노트] 닮은 듯 닮지 않은 STX '이적 듀오' 김도우-백동준

백동준=세상에 유재석을 닮아 '국민토스'라는 별명을 얻어 싫어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저는 매우 만족해요(웃음). 별명 덕에 유명세를 타고 있죠. 사실 별로 안 닮았거든요? 유재석씨가 들으면 얼마나 기분이 나쁘겠어요.

DES=그러면 김도우 선수는 턱돌이를 닮았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김도우=노코멘트 하겠습니다.
백동준=닮았어요(웃음). 그런데 (김)도우형이 확실히 턱만 줄어들면 잘생긴 얼굴이긴 해요(웃음).
김도우=병 주고 약 주는 것 같은데?
백동준=눈치챘어요?

DES=두 선수가 이번 시즌 꾸는 꿈이 있을 것 같아요.

김도우=유일하게 우리가 같은 의견을 이야기할 기회를 얻었네요(웃음). 예전에 (백)동준이와 함께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이번 시즌에는 꼭 포스트시즌을 넘어 결승전에 같이 가자고 다짐했어요. 둘 다 큰 무대에 서본 경험이 별로 없다 보니 결승에 오른 경험이 있는 다른 선수들이 정말 부러워요.
백동준=(김)도우형과 함께 STX가 결승에 진출하는데 큰 공을 세우고 개인적으로는 지난 시즌 신인왕다운 성적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빨리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둘 다 더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DES=이번 시즌 목표가 같으니 더 절친이 되겠네요?

김도우=(백)동준이가 빨리 성적이 좋아져야 가능할 텐데 말이에요(웃음).
백동준=내가 이 말 안 듣기 위해서라도 진짜 열심히 할거라고!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SK텔레콤과 함께하는 e스포츠 세상(www.sktelecom.com)


<Copyright ⓒ Dailygame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슬라이드

데일리랭킹

1젠지 17승 1패 +29(34-5)
2T1 15승 3패 +24(32-8)
3한화생명 15승 3패 +19(30-11)
4KT 11승 7패 +8(26-18)
5DK 9승 9패 0(21-21)
6광동 7승 11패 -7(18-25)
7피어엑스 6승 12패 -11(16-27)
8농심 4승 14패 -16(14-30)
9디알엑스 3승 15패 -21(11-32)
10브리온 3승 15패 -25(8-33)
1
2
3
4
5
6
7
8
9
10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