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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만사] 넥슨 네트웍스 이선영 "카트리그 주인공은 선수와 팬"

카트라이더(이하 카트)리그 현장에 오면 잠시도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부지런하게 뛰어 다니는 여성을 만날 수 있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 무더운 날씨에 잠시 쉬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질 정도로 유독 바지런하게 뛰어다니는 그는 홍길동이 따로 없다. 카메라로 선수들을 찍다가도 어느 새 온게임넷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며 또 어느 순간에는 선수들을 챙기고 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이 사람은 넥슨 네트웍스 운영사업부 이선영씨다. 카트리그를 더 재미있고 알차게 만들기 위해 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수렴하고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뛰어다니며 현장을 찾는 팬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돕는 등 하는 일만 수 십 가지가 넘는 이선영씨는 카트리그가 열리는 목요일에는 어김 없이 현장을 '뛰어' 다닌다.

e스포츠의 보이지 않는 일꾼 중 한 명인 이선영씨. 인터뷰 요청에 자신은 하는 일이 거의 없다며 손사래를 치던 이선영씨는 앞으로 카트리그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 듣고 싶다는 끈질긴 설득 끝에 인터뷰에 응했다. 그리고 그는 아주 간단 명료하게 이 질문에 대답해 앞으로 e스포츠 리그가 나가야 할 길을 단번에 제시했다.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본 e스포츠

이선영씨는 e스포츠 전문가는 아니다. 그저 넥슨 네트웍스 운영팀에서 일하던 평범한 사원이었다. 카트 운영팀에 합류한 것도 사실 1년이 채 되지 않는다. 이전까지 마비노기 등 캐주얼 RPG쪽을 담당하고 있었다. 그런 그가 어떻게 e스포츠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일까.

"처음 시작은 대부분 '우연'이더라고요(웃음). 지금 카트리그를 위해 뛰고 있는 넥슨 관계자들 대부분도 e스포츠를 하고 싶어 온 사람은 거의 없듯 저 역시도 마찬가지였어요. 사실 처음에는 두렵기도 했죠.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분야를 맡아서 해보라니 눈앞이 깜깜했어요."

e스포츠는커녕 스포츠와도 큰 인연이 없었던 이선영씨. 15차 리그부터 대회 운영팀에서 일하게 된 그는 첫 리그 현장을 나가기 전날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도대체 어떤 일을 해야 하고 어떤 사건이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도 같은 곳에 나아가 자신이 무엇을 해결할 수 있을지 의심마저 들었다.

"원래 사람이 새로운 일을 하게 되면 두려움부터 들잖아요. 저 역시 시작도 하기 전부터 잠을 자지 못하는 등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수십 번 어떤 일이 일어날지 시뮬레이션을 해봤는데도 불안하더라고요. 그래서 기도했죠. 아무일 없이 무사히 리그가 잘 마치게 해달라고요(웃음)."

다행히도 그의 바람대로 15차 리그는 별탈 없이 끝이 났다. 그리고 이선영씨에게도 변화가 찾아왔다.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열정과 애정으로 바뀌었고 일이 익숙해지면서 새로운 시각들도 생겨난 것이다.

"e스포츠에 대해 잘 알지 못했는데 선수들의 열정과 응원 하는 팬들의 열정이 정말 대단하더라고요. 그런데 현장 시스템은 그런 선수나 팬들에 대한 배려가 조금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사건만 나지 말라고 기도하던 제가 이제는 어떻게 운영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는 여유도 생겨나게 되더라고요."

이선영씨는 곧바로 선수들의 의견을 집중하는데 주력했다. 관계자들 이야기 보다는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리그에 임해야 그 리그가 성공할 수 있고 찾아온 팬들 역시 좋은 경기를 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e스포츠 현장은 넥슨도 온게임넷도 그 누구도 주인공이 아니더라고요. 오직 선수와 팬, 두 명의 주인공만 만족할 수 있다면 다른 부수적인 것들은 모두 만족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선수들과 최대한 많은 대화를 하고 그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주력했어요."

스폰서나 방송국, 협회 등 수많은 이해 관계자들이 존재하는 e스포츠에서 선수와 팬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이선영씨는 그렇게 다른 시각으로 카트리그를 바라보며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냈다.

◆16차 카트리그는 새로운 도전

16차 카트리그부터는 개인전이 아닌 2인1조로 이뤄진 팀으로 경기를 펼치게 된다. 운영팀 입장에서는 리그 방식 변화로 골치 아픈 일이 한 두 개가 아니다. 그래도 이선영씨는 팀전으로 바뀌는 것에 대해 적극 찬성했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원하고 팬들이 지켜보는데 즐거운 방식인 것만은 확실했기 때문이다.

"팀전으로 바뀌면 운영팀이 해야 할 일이 배로 늘죠. 우선 같은 16강이라 하더라도 선수가 두 배로 늘잖아요. 선수 명단만 파악하는 데도 두 배의 시간이 걸려요. 게다가 새로운 선수들이 더 많이 유입되면 할 일이 두 배가 아니라 가끔 세 배, 네 배로 늘 때도 있어요(웃음)."

그래도 그가 웃으면서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선수들이 즐거워하고 때문이다. 이번 리그 방식은 대부분의 선수들이 환영을 표하며 앞 다투어 우승하겠다는 열정을 보이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의견 개진에도 적극적이다. 혹시 모를 사고를 위해 게임 시스템을 보충하는 데도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저희보다 선수들이 더 신나 해요. 누구든 우승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일까요? 문호준의 아성을 넘어설 기회라고 생각해서인지 선수들의 우승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더라고요. 현장 열기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질 것이고 팬들도 그걸 알기 때문에 더 열광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선영씨는 팬들과 함께 하는 이벤트 변화도 결국 리그 현장의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단순히 경품을 주는 것을 넘어 선수들과 함께 경기하고 호흡하는 기회를 주고자 이벤트를 기록한 것이다.

"처음 이벤트를 기획할 때도 고민이 많았어요. 운영팀 입장에서는 경품 하나도 그냥 추첨을 통해 주는 것이 마음이 편하거든요. 할 일도 줄어들고요(웃음). 그래도 선수들이 열정적으로 뛸 곳을 마련해 줬는데 팬들에게도 열정적으로 응원해 줘야 할 곳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열정적인 응원을 한 팬이나 집중해서 경기를 보는 팬 등 손은 많이 가지만 팬들이 직접 현장 열기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선물을 준비했다. 팬들에게는 선물도 받고 재미있는 경기도 보고 열정적으로 응원도 하는 등 일석 삼 조의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셈이다.

"이벤트 공지를 하니 처음에는 선수들 지인들이 무척 좋아하더라고요. 서로 어떻게 응원해야 튈지 고민하는 모습도 봤어요. 하나 둘씩 바꾸다 보면 카트리그만의 열정적인 응원 문화가 탄생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희는 그저 뒤에서 그런 것들을 돕기만 하면 되는 거죠."

변화가 많기에 더욱 두렵기도 한 16차 리그에서 이선영씨는 더 열심히 뛸 생각이다. 선수들의 스타메이킹은 물론이고 앞으로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 넥슨에 전달해 재미있는 리그를 만드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는 것이 이선영씨의 생각이다.

"거창하게 카트리그를 e스포츠 최고의 리그로 만들겠다는 생각보다는 선수들이 즐거워하고 팬들이 계속 찾고 싶어 하는 재미있는 리그를 만드는 것이 목표에요. 때로는 소박한 목표들이 더 큰일을 만들 때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소박한 목표를 이루고 나면 결국 더 큰 성과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자신합니다."

리그를 거듭할수록 더 많은 팬들이 찾게 만들겠다며 주먹을 불끈 쥔 이선영씨. 16차 리그 동안에도 현장에서 바쁘게 뛰어 다닐 그가 자신의 꿈을 이루게 되기를 기대한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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