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걸이 간다] 정종현 "슬럼프 극복하고 '정종왕'으로 부활"](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209041413120066183dgame_1.jpg&nmt=27)
지난 주에는 아주 특별한 선수를 만나 봤습니다. 웅진 스타즈에서 활약하다 스타크래프트2:자유의날개(이하 스타2)로 종목을 변경한 뒤 LG IM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리고 스타2로 e스포츠 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정종현 선수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GSL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를 만나는 것은 시기 상조가 아닐까 고민했는데요. 정종현 선수를 만나고 나서 그런 고민이 싹 사라졌습니다. 두 곳에서 모두 활동한 경험이 있고 GSL에서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하며 성공 신화를 써내려 가고 있는 정종현 선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항상 밝게 웃고 있지만 내면에는 많은 아픔이 있었고 그런 것들을 극복하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하고 있는 정종현 선수.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정종현 선수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 속으로 지금부터 함께 들어가 보겠습니다.
서연지=GSL에서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하면서 '정종왕'으로 불리고 있잖아요. 최고의 자리를 오랜 기간 동안 지켜가고 있는 비결이 있을까요?
정종현=우승을 네 번 했다고 해서 제가 레전드가 됐다던가 최고의 선수가 됐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어요. 솔직히 지금은 GSL에 참가하고 있는 선수들 가운데 실력은 하위권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연지=우승을 네 번이나 했는데 너무 겸손한 것 아니에요?
정종현=겸손하긴요. 사실이 그래요. 지금 상황에서 저는 하위권이 맞는 것 같아요. 최근 스스로도 컨디션이 정말 좋지 않음을 느끼고 있거든요.
정종현=사실 지금 심한 목디스크에 시달리고 있어요. 목디스크가 있다 보니 팔에 가끔 마비도 오고요. 어깨가 부러질 것만 같아 연습하다 마우스를 잡지 못할 때도 있어요.
서연지=그 정도면 정말 심각한 것 아닌가요?
![[스타걸이 간다] 정종현 "슬럼프 극복하고 '정종왕'으로 부활"](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209041413120066183dgame_2.jpg&nmt=27)
정종현=심각하죠. 원래 사람 목은 역C자형이 정상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그냥 C자형이에요. 계속 이렇게 가게 되면 통증이 심각해 질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서연지=그러면 수술 등 치료를 빨리 해야 하지 않을까요?
정종현=그게 문제에요. 프로게이머의 경우는 일주일만 게임을 하지 않아도 감각이 떨어져요. 게다가 이제는 더욱 경쟁이 심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치료에만 몰두할 수 있는 상황이 안되더라고요.
하지만 그 와중에도 가장 속상한 것은 팬들이 '엄살 아니냐'고 말하는 것이에요.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기니까 팬들은 '괜히 별로 아프지 않으면서 아프다고 하는 것 같다', '진짜 목디스크가 맞냐'는 등 절 믿지 못하시더라고요.
솔직히 전 패배에 대해 변명하는 것을 무척 싫어해요. 요즘 제가 자주 지는 것은 실력이 좋지 않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현재 제 실력이 GSL 참가 선수들 가운데 하위권이라고 말하는 것이고요. 진 것에 대해 변명하려는 것이 아니라 진짜 제 몸 상태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인데 그것이 모든 것들과 결부되면서 거짓말이나 변명처럼 비춰지는 것이 정말 속상하더라고요.
서연지=통증 때문에 연습은 엄두도 내지 못하겠네요.
정종현=아무래도 연습 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더라고요. 계속 새로운 전략을 고민하고 생각해야 하고 빌드를 연습하면서 실험도 해야 하는데 연습이 쉽지만은 않아요. 이를 악물고 컴퓨터 앞에 앉아도 통증이 심해지면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뜰 수밖에 없거든요. 솔직히 프로게이머가 연습을 제대로 못하는데 어떻게 실력이 향상될 수 있겠어요. 유지하는 것만 해도 신기할 따름이에요.
서연지=빨리 치료를 받아야 할 텐데 정말 큰일이네요. 걱정되네요.
정종현=제 주변 사람들은 정말 많이 걱정해요. 그냥 쉬면서 치료에 집중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죠.
서연지=이영호 선수 등 부상이 있던 선수들은 수술을 하고 아예 몇 달을 쉬는 경우가 있었잖아요. 정종현 선수도 그렇게 할 수는 없는 것인가요?
정종현=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에요. 일단 저희는 비시즌이 없어요. GSL 한 시즌이 끝난 뒤 쉬는 기간이 굉장히 짧은데다 세계 대회가 계속 있어요. 게다가 요즘은 한국e스포츠 협회 선수들과 함께 경쟁체제에 돌입해야 해요. 더 힘들어진 것이죠. 여기서 세 달 정도 게임을 쉬는 것은 은퇴나 다름 없어요.
서연지=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은 정말 너무나 힘드네요. 아파도 마음껏 치료하지도 못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제가 다 걱정이 되네요. 그래도 팬들은 정종현 선수가 빨리 컨디션을 회복해 좋은 모습 보여주길 바랄 텐데요.
정종현=저도 포기하지 않고 있어요. 솔직히 포기했다면 벌써 그만두고 치료에 집중했겠죠. 하지만 아직까지 더 이루고 싶은 것도 있고 목표도 있는데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최선을 다해볼 겁니다.
◆가족의 행복은 곧 나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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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지=프로게이머를 하면서 가장 뿌듯했을 때는 언제인가요?
정종현=집안 형편이 어렸을 때부터 좋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프로게이머가 된 뒤에 꼭 성공해서 집을 이사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웅진 스타즈에서는 그 꿈을 이루지 못했죠.
서연지=GSL에서 우승하고 난 뒤에는 그 꿈을 이루는데 한발자국 다가갈 수 있었겠네요.
정종현=아직도 기억이 나요. 저희가 원래 살던 집이 워낙 작고 불편했거든요. 그런데 GSL에서 두 번 우승하고 난 뒤 집을 옮길 수 있는 돈이 모였어요. 아버지께 드리면서 '드디어 집을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 드렸어요. 아버지도 저도 그때의 순간을 잊지 못해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행복했던 것 같아요.
서연지=정말 기회를 잘 잡았다고 볼 수 있네요. 만약 그때 웅진 스타즈를 나와 곧바로 은퇴했다면 이런 행복감을 느끼지 못했겠네요.
정종현=그렇죠. 사실 그래서 아버지나 지금 저를 돌봐주고 있는 강동훈 감독님 등 여러 분들께 감사 드려요. 그만두려는 저에게 또 하나의 기회를 주셨잖아요. 아마 그분들이 제 옆에 있지 않았다면 저는 그 누구도 기억하지 못하는 선수가 됐겠죠.
서연지=프로게이머가 되고 난 뒤 가족들에게 행복이라는 선물을 했네요. 누구보다 뿌듯한 마음이 컸을 것 같아요. 어쨌건 프로게이머로서 충분히 높은 위치에 올랐고 가족도 행복하게 해주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렸으니까요.
정종현=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저는 프로게이머가 체질에 맞지 않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제가 게임을 하기 전에는 스트레스 받는 일이 없었거든요. 이상하게 프로게이머를 하고 난 뒤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그때부터 건강이 좋지 않아졌어요. 지금도 자주 게임을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해요.
서연지=웅진에서 활약할 때도 방송경기 긴장감을 극복하지 못해 힘들어했잖아요. 지금도 여전히 그런 부분 때문에 힘든가요?
![[스타걸이 간다] 정종현 "슬럼프 극복하고 '정종왕'으로 부활"](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209041413120066183_4.jpg&nmt=27)
정종현=그 부분을 아직 극복하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아요. 원래 성격이 승패에 연연하지 않았고 뭐든 재미있게 즐기는 것이 목표이자 행복이었거든요. 그런데 프로게이머는 그러지 못하잖아요. 승패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게 어떻게 프로게이머겠어요.
그래서인지 솔직히 정말 힘들어요. 내가 조금만 더 독하고 승패에 대해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성격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어요. 프로게이머를 할 수 없는 성격의 소유자가 프로게이머를 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진 거죠.
서연지=그래도 우승을 네 번이나 하고 나면 프로게이머가 천직이라는 생각도 할 것 같은데요.
정종현=그러게요(웃음). 솔직히 저도 네 번 우승은 분명 운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프로게이머를 할 운명이라는 물음에는 아직까지는 물음표에요. 우선 건강이 좋지 않으니 당장 프로게이머를 계속 하는 것도 힘들만큼 스트레스를 받아 더 괴로운 것 같기도 해요.
서연지=얼마 전 우정호 선수가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잖아요. 같은 프로게이머로서 마음이 정말 아팠을 것 같아요.
정종현=솔직히 친분은 없었지만 같은 프로게이머로서 너무나 마음이 아파 장례식장에 찾아갔어요. 제가 아는 우정호 선수는 정말 밝고 활발한 성격이었거든요. 그래서 더 충격이었던 것 같아요.
최근 건강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데 우정호 선수를 보니 그런 생각이 더 간절하더라고요. 아무쪼록 좋은 곳에서 우정호 선수가 더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서연지=힘든 일을 정말 많이 겪은 것 같네요. 항상 웃는 선수라 이렇게 힘든 과정을 겪었고 어려운 일이 많았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어요.
정종현=그래도 그런 어려움들이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줬는걸요. 그래서 지금 더 보람되고 뿌듯한 것 같아요. 앞으로도 제가 못할 일이 뭐가 있겠어요.
![[스타걸이 간다] 정종현 "슬럼프 극복하고 '정종왕'으로 부활"](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209041413120066183_5.jpg&nmt=27)
서연지=정종현 선수의 꿈은 무엇인가요?
정종현=우선 집을 사고 싶다는 꿈을 이뤘잖아요. 제 삶의 목표는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이에요. 제가 어떤 선택을 해도 최선을 다한다면 나중에는 후회 하지 않을 것 같거든요. 어떤 길을 가고 어떤 일을 하든 후회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산다면 저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아요.
지금 당장은 건강해 지는 것이 목표에요. 빨리 건강해져서 더 많은 것들을 마음껏 하고 싶습니다. 저를 아는 모든 분들께서도 건강하셨으면 좋겠어요.
서연지=꼭 건강해져서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셨으면 좋겠네요. '정종왕'으로 다시 돌아와주세요.
정종현=저를 응원하는 모든 분들을 위해서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정리=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사진=데일리e스포츠 박운성 기자 phot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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