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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트랜스젠더 게이머' 사샤의 여성게이머로 사는 법

[피플] '트랜스젠더 게이머' 사샤의 여성게이머로 사는 법
지난 1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벌어진 IPL 시즌4에서는 한 여성 게이머의 활약에 이목이 집중됐다. 예선전에서 프라임 송병학과 문정호를 제압했고 프나틱 김학수를 상대로 접전을 펼쳤지만 1대2로 패했다. 여성게이머가 이 정도의 성적을 거둔 것도 놀라웠지만 그보다 더 스스로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했다고 고백한 것이다.

1년이 지난 뒤 성전환을 한 그 선수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 메이저리그게이밍(MLG) 폴 챔피언십에서는 스타테일 최지성과 리퀴드 송현덕을 잡아냈고 월드 챔피언십 시리즈(WCS) 글로벌 파이널에서는 유럽 최강 저그라고 평가받는 아서 블로치(아이디 Nerchio)를 제압했다. EG 일리예스 사토우리(아이디 Stephano)가 "최강의 저그 플레이어"라고 평가한 선수는 에이서에 속한 사샤 호스틴(18)이었다. 'Scarlett'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사샤 호스틴은 이번 WCS 글로벌 파이널에서 16강까지 오르는 저력을 과시했다. 사샤 호스틴을 18일 오후 대회가 열린 중국 상하이 엑스포 마트에서 만났다.

◆프로게이머라는 꿈
인터뷰를 하기 전 사샤 호스틴에 대해 자세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대회 첫 날 예정되어 있던 중국, 한국 기자단과의 인터뷰가 취소되면서 궁금증은 극에 달했다. 정상급 선수를 자주 잡아냈고 성전환을 했다는 사실 밖에 없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사샤 호스틴은 수줍음을 잘 타는 10대 소녀와 다를 바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와 워크래프트3:프로즌쓰론을 즐겨했어요. 오빠가 스타크래프트2:자유의날개(이하 스타2)를 좋아했는데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를 자주 봤죠. 저도 같이 보면서 스타2의 매력에 빠졌고 게이머로서 활동을 하기 시작했죠. 게이머 활동은 1년 6개월 정도 됐습니다."

종족을 저그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선 좋아하는 프로게이머의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LG-IM 임재덕과 스타테일 이원표의 플레이를 좋아하는 사샤는 그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게이머로서 꿈을 키워나갔다.
[피플] '트랜스젠더 게이머' 사샤의 여성게이머로 사는 법

◆트렌스 젠더? 부담 없다
IPL 시즌4부터 게이머로 공식 활동한 샤샤는 대회 출전 후 성전환 선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도치 않게 많은 사람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3년전 성전환 수술을 한 사샤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공식 활동을 하면서 게임 내외적으로 주목을 받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지 않는지 궁금했다.

"부담감은 별로 없어요. 실력적인 부분은 GSL과 래더를 통해 키워나갔고요. IPL 대회는 팀리퀴드에서 출전하면 무료로 보내준다고 제의를 해서 나가게 됐습니다. 여성으로서 남성 대회에 참가하고 있지만 큰 대회에 출전하는 것일 뿐 다른 선수와 실력적인 부분에서는 차이가 없는 것 같아요."

무소속으로 활동하던 사샤는 올해 초 에이서 팀에 합류했다. 대만 PC 업체인 에이서가 운영하고 있는 에이서는 리그오브레전드(LOL), 피파, 스타2 팀을 운영하고 있다. 스타2에서는 아서 블로치가 활동하고 있다. 팀을 찾은 사샤는 좋은 성적을 계속 거둔다면 프로게이머로서 계속 활동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친구인 아서가 무소속일 때 팀에 추천을 했어요. IPL 시즌4이후 팀에 합류하게 됐고요. 지금처럼 좋은 성적이 이어진다면 프로게이머를 계속 할 생각이고요. 안된다면 공부를 해서 대학에 진학할 생각을 갖고 있어요."

◆내년에 한국에서 활동할 생각
라이벌을 물어보니 뜻밖의 대답이 나왔다. 프라임 장현우를 라이벌로 지목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온라인에서 연승을 거뒀고 인터뷰에서 자신을 지목했기 때문이라고. 사샤는 이번 대회 32강에서 장현우와 대결했지만 0대2로 패했다.

"특별히 경쟁자로 생각하는 선수는 없고 생각을 해보지 못했어요. 굳이 경쟁자를 꼽자면 장현우 선수가 될 것 같아요. 예전에 온라인에서 만난 적이 있는데 4연승을 거뒀고요. 한국 대표선발전에서 1위를 했을 때 주목해야할 선수로 저를 꼽았기 때문이죠. 이번 대회에서 만났는데 패했어요. 앞으로 프로토스전을 더욱 연습해야 할 것 같아요."

장현우에 대한 이야기를 한 사샤는 WCS 글로벌 파이널 16강에서 원이삭을 상대로 패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경기 전에 자신감을 갖고 들어가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해외 대회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샤샤는 한국 무대에서 활동할 생각에 대해선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내년 2월에 한국으로 연습하러 갈 생각이에요. 예선을 통해 GSL과 스타리그에 참가할 생각도 있고요. 현재 제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어요. 한국에 들어가서 실력을 키울 생각입니다."

사샤에게 프로게이머로서 앞으로의 꿈을 물었다. 지난 8월 배틀넷 북미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는 사샤는 곰곰히 생각을 하더니 "한국에서 열리는 메이저 개인 리그 우승이 목표"라고 말했다.

트랜스젠더라는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지만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사샤 호스틴의 한국 성공기를 2013년에 볼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데일리e스포츠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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