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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FXO 이형섭 감독 "10년 안에 멋있는 팀 만들겠다"

[피플] FXO 이형섭 감독 "10년 안에 멋있는 팀 만들겠다"
e스포츠 대상 스타크래프트2 단체 부문에서 CJ 엔투스와 치열한 경합을 펼쳤던 FXO는 지난 해 GSTL에서 2연패를 달성하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주전 선수 몇 명이 은퇴했지만 이동녕과 고병재, 이인수로 이어지는 라인업은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FXO를 이끌고 있는 사령탑은 선수 출신 이형섭 감독이다. 공교롭게도 88년생으로 프로게임단 감독 중 최연소다.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스타1) 시절에는 CJ 엔투스에서 활약했다.

최근까지 플레잉 감독으로 활약했던 이형섭 감독은 이번 시즌부터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서 역할에 충실하기로 했다. FXO는 현재 스타크래프트2 뿐만 아니라 도타2, 리그오브레전드(LOL)로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선수에서 벗어나 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는 이형섭 감독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열정 하나로 시작한 게임단 창단
CJ 출신인 이형섭 감독은 스타1 프로게이머 은퇴 이후 아현정보산업고 e스포츠학과에서 실기 강사로 일했다. 주성대학과 전남과학대학에서는 코치 생활을 했다. 이후 아마추어 숙소를 운영하던 중 fOu팀을 만들었다. 어린 나이였지만 팀을 만들었던 것은 엄청난 자신감 때문이었다.

"오픈 시즌 우승 상금이 1억원이었던 시절이었습니다. 숙소를 운영하면서 대회를 석권하면 스폰서가 자연스럽게 들어올 줄 알았죠. 당시에 있던 선수가 고병재, 김찬민, 이인수였고요. 처음에는 돈이 없었기 때문에 부모님에게 손을 벌렸습니다. 1억5000만원으로 시작했죠. 부모님께서도 아들에게 투자를 한다는 생각으로 빌려주신 것 같아요. 죄송스러우면서도 정말 감사하죠."

도타2와 리그오브레전드(LOL)팀을 창단한 이형섭 감독은 숙소를 이전할 계획을 갖고 있다. 기존 숙소와는 가까운 거리지만 온라인으로 활동했던 선수들이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웃음을 지어 보였다. 지금은 항상 웃음을 짓고 있지만 힘든 시절도 있었다. 팀을 해체하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FXO 구단주인 조슈아 덴트리노스를 만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운이 좋았다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fOu팀 막바지에는 산소호흡기를 달고 있다고 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었거든요. 팀 리그와 함께 개인 리그 성적까지 부진하면서 팀을 해체하려고 했죠.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조슈아를 찾아간 것이 인생 역전이 됐습니다."

이형섭 감독이 조슈아를 만날 수 있던 것은 FXO 출신인 앤드류 안과 김민균의 도움이 컸다. 이 감독은 GSTL 참가 차 한국에 머물고 있던 조슈아를 만나 투자를 권유했다. 조슈아의 출국을 하루 앞두고 벌어진 일이었다.
[피플] FXO 이형섭 감독 "10년 안에 멋있는 팀 만들겠다"

◆이제는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
이형섭 감독은 FXO로 팀 이름을 바꾸고 난 후에도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이동녕이 메이저리그게이밍(MLG) 프로비던스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후 코드S 결승까지 올라가면서 FXO의 지원이 확대됐다. 이 감독은 자신의 눈빛만 보고 투자를 결정한 조슈아에게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제가 원래 점과 사주팔자를 잘 믿지 않아요. 우연한 기회에 영화를 예매하고 사주 팔자를 볼 기회가 있었는데 25살부터 29살까지 황금기라고 하더라고요. 더불어 타로점도 봤는데 비슷한 말을 했고요. 사실 그런 것을 잘 맏지 않지만 기분은 좋았습니다. 현재 팀이 잘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열심히 하자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요."

팀은 발전했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선수로서 은퇴를 했다는 것이다. 이형섭 감독은 이번 팀리그부터 선수가 아닌 감독에 올인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선수복을 입고 편안하게 활동했다면 이제는 정장을 입고 팀을 지휘해야 하는 입장인 것이다.

"래더 등 경기를 하면 팀 리그에 나갈 정도는 됩니다. 하지만 방송 경기만 나가면 긴장을 하게 되더라고요. 사실 스타크래프트2:군단의 심장으로 넘어오면서 선수 생활에 욕심도 있었지만 팀을 위해 선수보다는 감독으로서 일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안나가면 다른 선수에게 기회가 있는데 꿈 때문에 피해를 줄 수 없기 때문이죠.선수를 그만두면서 FXO에서도 지원이 늘어났습니다. 스폰서 작업도 수월하게 진행 중이고요."

◆멋있는 팀을 만들고파
이형섭 감독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나이는 어리지만 생각은 10년을 앞서는 느낌이다. 지금까지 선수를 많이 이적시켰지만 나름대로 노하우를 갖고 팀을 운영했다. 이 감독의 노력 덕분에 FXO는 북미 팀보다 한국 팀을 메인으로 생각하고 지원을 늘려나갔다.

"팀을 처음 만들었을 때는 프로게이머 경험을 한 선수는 저 혼자였습니다. 아마추어로 시작하다보니 선수들 간에 친분은 장점이었지만 프로 마인드를 심는 것이 어렵더라고요. 저는 팀을 운영하면서 생각하는 것이 이익 집단이 아니라 다 같이 잘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괜찮아졌지만 선수를 많이 이적시키면서 분위기를 바꾸려고 했습니다. 결국에는 그런 것들이 우승으로 간 원동력이 된 것 같고요."

e스포츠연맹이 주도하고 있던 스타크래프트2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한국e스포츠협회 팀도 들어갔고 최근에는 월드 챔피언 시리즈(WCS)라는 이름 하에 개인리그도 통합됐다. 변화된 분위기 속에서 FXO가 살아남는 법에 대해 물어봤다.

"저는 협회 스타일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실력적인 부분은 언젠가 따라잡힐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프로게이머라면 살아남기 위해선 게임양이 많아야 한다는 것이 제 지론입니다. 다른 팀은 모르겠지만 우리 팀은 대부분 선수들의 래더 게임 수가 500게임 이상입니다. 어떤 선수든지 꾸준함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게임에 대한 재능은 없습니다. 만약에 재능이 있었다면 예전보다 더 잘했겠죠. 아무리 잘하는 선수라도 안하면 실력은 줄어들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 것을 볼 때 KT 이영호 선수가 대단하다고 생각됩니다."

남들이 시작하는 것을 따라가지 말자라는 생각 하에 시작된 도타2팀에 이어 최근에는 리그오브레던드(LOL)팀까지 창단했다. 이형섭 감독은 주위의 우려도 있지만 한국에서 최고의 팀을 만들고 싶어서 무리하게 계획을 추진했다고 했다. 더불어 10년 안에 FXO를 가장 멋있는 팀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저의 꿈은 FXO가 멋있는 팀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e스포츠 역사상 훌륭한 선수가 되지 못했지만 감독하면 이형섭이라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10년 안에 그런 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그러고보니 8년 밖에 남지 않았네요.(웃음)"

[데일리e스포츠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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