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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김가영-이유라 "e스포츠 발전에 기여하고파"

[창간특집] 김가영-이유라 "e스포츠 발전에 기여하고파"
e스포츠 여신들과 함께한 유쾌한 수다(PART 2)

새로운 한류의 주역으로 떠오른 e스포츠 '여신'들과의 인터뷰는 생각보다 길어졌습니다. 사실 인터뷰 안에 담을 수 없는 여자들만의 이야기(?)도 많았습니다. 그만큼 남자들의 세계에 뛰어들어서 자신의 꿈을 펼치고 있는 그들에게는 재미있는 일도 힘든 일도 많았습니다. 언론에 다 털어놓지 못하는 많은 일들이 있지만 그런 시련과 아픔이 그들을 더욱 열정적이게 만드는 것도 분명했습니다.

'여신'이라고 불리고 있지만 정작 그들은 단 한번도 자신을 그런 존재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듯 합니다. 그동안 만나봤던 어떤 여성들보다 털털했고 심지어는 약간 남성스러운 면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왜 “나는 '여신이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쳤는지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공감할 수 있었죠.

창간특집 기사라며 오히려 자신들이 더욱 많은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고집 부렸던 두 선수. 남을 배려할 줄도 아는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두 선수는 얼굴보다 오히려 마음이 더 아름다운 진정한 여신이었습니다.

1부에서는 이유라와 김가영이 여성 프로게이머이기 때문에 느꼈던 힘든 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면 2부에서는 본격적으로 이유라와 김가영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는 속 깊은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알면 알수록 더욱 매력적인 두 선수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함께 들어 보겠습니다.

◆신한류의 주역으로 떠오른 두 '여신'
최근에 한 해외 팬에게 메일이 왔어요. 굉장히 서툰 한국 말로 '바비프라임'에 대해 물어보더라고요. 깜짝 놀랐어요. 아무리 '택뱅리쌍'이 인기가 많다고 해도 이렇게 적극적으로 팬들이 메일을 보낸 적은 없었거든요.

이유라=어떤 내용이었어요?
김가영=갑자기 저도 궁금해 지는걸요?

대만 분이셨어요. 얼마 전 '바비프라임'이 자신의 나라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스타크래프트2 실력도 뛰어나고 외모도 아름다워서 팬이 됐다며 혹시 한국에서의 근황이나 소식을 자주 기사로 써줄 수 있냐는 내용이었어요. 기사청탁(?)은 처음 받아보는 것이라 저도 깜짝 놀랐다니까요(웃음).

이유라=기사청탁은 불법 아닌가요(웃음)?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저도 놀랍네요(웃음). 그런데 해외 나가면 저보다 (김)가영이 언니가 더 유명해요. 실력이 워낙 좋아서 남성 팬들이 구름처럼 따라다닌다고 들었어요.
김가영=과장이에요(웃음).

그렇지 않아도 그런 이야기를 들어서 해외 매체 기자들에게 물어보니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더라고요. '아프로디테'가 해외에 뜬다는 소문이 나면 그 나라 팬들은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고 하더군요. 제가 '아프로디테'에 대해 물어보니 '친하면 소개시켜 달라'고 진지하게 묻던 기자도 있었는걸요(웃음).

[창간특집] 김가영-이유라 "e스포츠 발전에 기여하고파"

김가영=좋게 봐주시니 고마울 따름이에요. 그래서 해외를 나갈 때는 화장을 좀더 신경 씁니다(웃음).
이유라=저도 그런데(웃음). 한국을 좋게 기억되게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잖아요. 국위선양이 거창한 것이 아니더라고요.

대만에 갔을 때 국빈대접을 받았다고 들었어요.

이유라=공항에 도착했는데 카메라만 20대가 있고 200명 가까이 사람이 몰려있었어요. '연예인이 왔나?'하고 뒤를 돌아봤는데 알고 보니 절 보러 오신 분들이더라고요(웃음). '바비프라임'을 연호하는데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블리자드 이벤트로 갔다 온 거였는데 상당히 좋은 대접을 받고 왔죠. 또 TV에 제 모습이 나오길래 신기해서 바로 사진도 찍었어요(웃음).
김가영=부럽네요. 저도 대만에 가고 싶네요(웃음).

해외에 나가는 것이 국내에 있는 것보다 더 좋을 것 같네요(웃음).

김가영=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한국 프로게이머에 대한 해외 팬들의 관심은 대단해요. 직접 피부로 느끼고 오면 다시 해외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해요.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스타크래프트2가 큰 인기를 끌고 있지 못하잖아요. 더군다나 여성 프로게이머들에 대한 시선도 외모에 한정돼 있고요. 아쉬워요.
[창간특집] 김가영-이유라 "e스포츠 발전에 기여하고파"

이유라=저도 공감해요. 선입견 없이 봐주신다면 정말 좋겠는데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여성 프로게이머들에게 선입견이 있는 것 같아요. 물론 해외 팬들도 마찬가지일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우리의 경기를 보며 열광해주고 우리를 프로게이머로 인정해 주는 모습을 보면 저희도 힘이 나거든요.

개선이 돼야 하지만 개선이 쉽지 않은 부분이기도 하죠. 저 역시도 여성 프로게이머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어요. 실력으로 비난 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른 요소들로 인해 비난을 받잖아요.

김가영=게임 성적이나 실력으로 비판을 받는 것은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죠. 독기도 생기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원동력도 되고요. 그런데 외모에 대한 비난이나 단순이 여성이라는 이유 하나로 성적인 댓글을 서슴지 않는 분들을 보면 힘 빠져요.
이유라=원래 댓글을 잘 안 보는 편이에요. 그런데 얼마 전 우연하게 댓글을 봤다가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나요. 어떻게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더라고요. 아직까지는 응원문화가 성숙되지 않은 것 같기도 해요.

그래도 두 선수는 예쁘니까 악플을 덜 받는 거에요. 저는 네이트 칼럼에 사진이 나간 뒤 끊임없이 외모에 대한 지적을 적은 메일이 온다니까요(웃음).

김가영=무관심보다는 낫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e스포츠가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팬들의 응원문화가 조금은 성숙됐으면 해요.
이유라=여성 프로게이머가 아니라 그냥 선수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승부의 세계에 존재하고 열심히 노력하며 자신의 꿈을 향해 뛰어가는 그냥 선수요. 그래야 더 열심히 한류의 주역으로서 세계에 e스포츠를 알릴 힘이 날 것 같아요.

◆여자, 스무 살 중반 즈음

딱딱한 이야기만 했는데 이번에는 분위기를 바꿔서 개인적인 이야기도 좀 해봐요. 다들 나이가 스무 살 중반이네요.

김가영=갑자기 우울해지네요(웃음).
이유라=분위기를 바꾸신다니 더 좋지 않아졌는데요(웃음)?

그래도 확실히 예전과 생각이 많이 달라졌을 것 같아요. 저 역시도 스무 살 초반과 중반, 후반에 생각이 달라졌고 변화도 많이 겪었거든요.

김가영=확실히 그래요. 스무 살 초반에는 인생에 대한 계획이나 고민보다는 그저 젊음을 즐기려는 생각이 강했죠. 그런데 요즘은 오히려 미래를 더 많이 고민하고 생각하게 되요.
이유라=스튜어디스를 그만두고 프로게이머를 한 것도 나이가 더 들기 전에 꿈을 이뤄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나이를 먹을수록 두려움이 점점 더 많아지더라고요.

김가영=일찍 할 마음은 없어요. 어머니께서는 제가 능력만 되면 안 해도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솔직히 2년 전까지는 결혼이 정말 하고 싶었어요. 당시 남자친구가 나이가 좀 있었는데 결혼을 해도 괜찮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마음이 바뀌었어요(웃음). 지금은 하더라고 최대한 늦게 하고 싶어요.

그래요? 전 33살에 애를 낳았더니 삭신이 쑤셔요(웃음). 애를 낳을 거면 결혼을 빨리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봐요.

[창간특집] 김가영-이유라 "e스포츠 발전에 기여하고파"

김가영=애를 낳으면 본인 인생보다 아이에게 신경을 더 많이 써야 하니까 그런 부분이 힘들 것 같아요.
이유라=전 임자 만나면 하려고요(웃음).

어떤 임자를 원해요(웃음)?

이유라=탁재훈 같은 스타일을 좋아해요. 스무살 때부터 제 이상형이에요. 외모도 그렇고 유머감각이 풍부한 게 좋더라고요. 유쾌하고 긍정적이고 밝은 사람한테 끌려요. 근데 요즘은 컬투 정찬우로 바뀌고 있어요. 얼굴이 큰 것도 좋아요(웃음).

정말 의외인데요?

이유라=이상형이 변하지가 않더라고요. 아, 그리고 아버지가 정찬우와 닮았어요.

김가영 선수는 어때요?

김가영=전 김수현이요. 키 크고 마른 스타일이 좋아요. 이유라 선수와는 정반대네요(웃음).
이유라=전 아이돌이나 잘 생긴 연예인을 봐도 떨림이 없어요. 그냥 '잘 생겼구나' 그 정도? 하지만 정찬우 같은 유머 감각이 뛰어난 사람을 보면 '내 신랑감인데?'라고 생각하죠.

그럼 지금 남자 친구는 있나요?

이유라=없어요.
김가영=전 있어요.

그럼 김수현 같은 스타일?

김가영=이상형은 이상형일 뿐이에요(웃음). 어렸을 때는 나쁜남자 스타일이 좋았는데 지금은 저한테 잘해주는 남자가 최고더라고요.

그럼 만약 결혼하고 싶은 남자가 나타난다면 올해 결혼할 마음이 있다, 없다?

[창간특집] 김가영-이유라 "e스포츠 발전에 기여하고파"

이유라=올해는 없어요. 28살 정도에 하고 싶거든요. 일단 지금은 프로게이머 생활에 전념하고 싶어요. 만약 그 남자가 올해가 아니면 안된다고 해도 제 결심이 우선이에요.
김가영=전 무조건 서른이에요.

스무 살 중반부터는 스스로를 챙기고 꾸미게 되잖아요. 외모나 건강을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김가영=먹어도 살이 잘 안 찌는 체질이라서 딱히 관리하는 것은 없어요. 기분 내고 싶을 때 네일 아트 하는 것이 다에요. 방송이나 인터뷰 있을 때 화장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딱히 관리하지는 않아요.
이유라=정말 부러운 체질이네요. 저는 태어날 때 4.2kg이었어요. 체격이 남달랐어요(웃음). 살이 잘 찌는 체질이다 보니 계속 운동도 하는 등 몸매 관리에 신경을 쓰는 편이에요. 피부 관리 같은 것은 안하고 운동하면서 건강에 힘쓰는 편이에요.

◆'여신'들의 꿈

서른이 되기 전에 뭘 더 해보고 싶은가요?

이유라=이쪽 세계에 들어선 이상 우승 한 번은 해봐야 하지 않겠어요? 일단 첫 번째 목표는 프라임 동료 중 한 명이라도 이겨보는 거에요(웃음).
김가영=저도 지금 하는 일에 매진해서 더 뛰어난 선수가 되고 싶어요.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힘든 점이 많을 것 같아요. 하지만 힘든 만큼 보람을 느낄 때도 있을 것 같은데요.

김가영=응원해주는 팬들이 저를 보며 열심히 하고 있고 배우는 점도 많다고 할 때 뿌듯하죠. 스스로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런 저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낄 때 마다 기쁘죠.
이유라=저도 언니에게 많이 배우고 싶어요. 열심히 해야죠.

만약 지금 프로게이머가 아니라면 해보고 싶은 게 많을 것 같아요.

이유라=홍콩 항공사로 갈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처음엔 아쉬웠지만 지금은 프로게이머 생활이 정말 재미있어서 그 감정이 싹 사라졌어요.
김가영=원래는 학생이었죠. 휴학을 했을 때 스타2를 접하면서 휴학이 길어졌어요. 그러다 보니 아직 졸업을 못했네요. 만약 지금 프로게이머가 아니라면 우선 졸업부터 할 것 같아요(웃음).

두 분 다 외모는 타고 나셨네요(웃음). 프로게이머로서 최종 목표는 어떤가요?

김가영=여성 프로게이머 중에서 남성 선수들과 비등한 실력을 가진 선수가 없잖아요? 같은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는 실력을 갖고 싶어요. 삼성전자 김가을 감독님은 예전 선수 생활에도 잘 하셨도 지금은 좋은 지도자잖아요. 그 분을 보면서 자극을 받고 있어요. e스포츠 발전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는 게 제 최종 목표입니다.
이유라=첫 번째 목표는 (김)가영언니와 비슷한 실력을 갖는 거에요. 그리고 방송에도 관심이 많은데 기회가 된다면 캐스터나 해설을 꼭 해보고 싶어요.

두 선수 모두 자신의 꿈을 위해 열심히 달려나가길 바랍니다. 끝으로 서로 덕담 한 마디씩 하고 인터뷰 마칠게요.

[창간특집] 김가영-이유라 "e스포츠 발전에 기여하고파"

이유라=(김)가영언니가 잘하고 있으니 배울 점이 많을 것 같아요. 앞으로 연락 주고 받으면서 많은 부분을 가르쳐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언니, 정말 멋있어요(웃음).
김가영=제가 선배니까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줄 생각이에요. 빨리 비슷한 실력을 갖춰서 대회에서 만나고 싶어요. 충분히 그럴 자질이 있다고 봐요.

진행=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글=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im@dailyesports.com
사진=데일리e스포츠 박운성 기자 phot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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