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e스포츠 스퀘어를 중심으로 변화의 바람 불어
일본을 생각하면 PC 패키지 게임이나 온라인 게임보다는 닌텐도를 기반한 콘솔 게임을 떠올린다. 2000년 초반부터 e스포츠라는 단어가 전 세계적으로 고유명사가 됐지만 일본만은 유일하게 e스포츠의 열풍이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와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가 일본에 전파되면서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아직 한국이나 중국, 북미나 유럽 지역과 비교했을 때 규모나 인기도 면에서 e스포츠의 열기가 미치지 못하지만 이전까지 알려진 e스포츠에 대한 폐쇄적인 분위기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위기의 '재팬컵'
일본의 e스포츠는 첫 단추를 제대로 꿰지 못했다. 한국e스포츠협회를 본 따 일본 e스포츠협회(JESPA)가 창설됐지만 그다지 눈에 띄는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2007년 당시 자유민주당 니시무라 야스토시 의원(현 내각부 부대신)을 회장으로 하는 준비위원회가 만들어진 뒤 서지수와 이윤열(이상 은퇴)을 초청해서 한국과 친선 교류전을 펼친 일본e스포츠협회는 2011년 도쿄에서 LG전자의 후원을 받아 'e스포츠 재팬컵 2011'을 처음으로 개최했다.
하지만 '재팬컵'은 지난 1월 도쿄 하라주쿠에서 4회 대회를 진행했고 6월에는 5회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후원사 문제 때문에 대회가 잠정 연기된 상태다. 개최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또 대회 개최에 주력하다보니 e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풀뿌리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못했다. 지금까지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가 있었지만 극소수였으며 그들도 대부분 프리터(freeter : 아르바이트를 통해 삶을 이어가는 사람)였다.
일본 관계자들은 이런 이유에 대해 e스포츠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이 모여서 협회를 꾸리다 보니 장기적인 플랜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 관계자는 "한국에 와서 e스포츠 문화를 배웠고 대회까지 개최했지만 전문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드문 상태다"며 "기초부터 다져나가야 하는데 무조건 대회 개최만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렇듯 사람들과의 의견이 엇갈린 상황에서 이런 부분들을 통제할 수 있는 기구도 힘을 못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살아나는 日 e스포츠?
지난 16일 일본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산코 파트너스 주식회사(이하 산코)에서 만난 이노우에 류조 제1부 매니저는 일본 월드 사이버 게임즈(WCG) 리그 오브 레전드(LOL) 대표 선발전에 대해 한국 팬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다는 이야기를 듣자 놀라워했다. 어떻게 일본에서 여는 대회에 대해 한국 사람들이 알게 됐는지 궁금증을 보인 그는 "당연히 실력있는 선수가 올라가겠지만 부족하더라도 개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행사를 만들자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스타2와 LOL 부문에 참가할 선수를 뽑는 이번 행사에서 많은 일본인들이 참가했다. 스타2는 예전부터 일본에서도 참가하는 선수들이 있었지만 일본 내 서비스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LOL 종목에서는 과연 몇 팀이 참가할지 의문이었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아마추어 팀도 있었지만 프로를 추구하는 팀들도 눈에 띄었다. 특히 '데토네이션'이라는 팀 같은 경우는 한국 선수보다는 실력이 떨어졌지만 대부분 선수들이 챌린저 레벨이었으며 기업의 후원을 받으면서 활동하고 있었다. '데토네이션'은 같은 이름 아래 LOL 뿐만 아니라 스타2 선수들도 보유하고 있어 멀티 종목 게임단으로 성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렇지만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일본에서 e스포츠가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관전하는 분야로 인정받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현 상황을 한국과 비교하자면 e스포츠라는 종목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던 2000년대 초반을 보는 느낌이다. 아직 e스포츠를 스포츠로 보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일본이 변하고 있다
그래도 일본 내에서 e스포츠를 정착시키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산코에서 운영하고 있는 e스포츠 스퀘어가 대표적인 사례다. 도쿄 지바현 이치카와에 위치한 e스포츠 스퀘어는 일본 e스포츠의 중심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서 게임을 즐기고 있으며 종종 대회도 주최하고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서는 매주 스타2, LOL, 월드 오브 탱크 등 다양한 종목을 중계하고 있다.
매체 부분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이트가 스타크래프트 타임즈다. 스타크래프트 타임즈는 한국의 e스포츠 리그를 중심으로 다양한 기사를 생산하고 있다. 많은 게임 매체들이 존재하고 있지만 e스포츠를 다루는 매체가 전무한 일본의 상황에서 스타크래프트 타임즈는 e스포츠를 다루는 유일한 일본 매체라고 할 수 있다. 매년 프로리그와 개인리그 결승전을 할 때마다 바크래프트를 진행하고 있는 스타크래프트 타임즈는 e스포츠가 일본에 뿌리내리게 하기 위해 여러 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타임즈 타마오카 신야씨는 "e스포츠에 대한 정보가 전무한 상황에서 일본 내에 e스포츠를 발전시키기 위해선 앞서있는 한국과 해외의 e스포츠 소식을 먼저 알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초부터 시작하는 것이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일본 e스포츠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도쿄(일본)=데일리e스포츠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