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입니다.

지난주 'LOL STAR'에서는 LG-IM 2팀 '벳쿄' 이승민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시즌2까지만 해도 실버에 머물렀던 이승민이지만 한 시즌만에 챌린저까지 오른 것만 봐도 이승민의 노력과 열정을 엿볼 수 있는데요. 이승민은 내년 '롤드컵'에 반드시 한국 대표로 출전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다가오는 윈터 시즌에서 이승민의 선전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이번 주 'LOL STAR'를 찾은 손님은 CJ 엔투스 프로스트의 원거리 딜러 '스페이스' 선호산입니다. 선호산은 알고보면 상당히 경험이 많은 선수인데요. 롤챔스 초기 대회였던 지난해 스프링 시즌부터 단 한 시즌도 빼놓지 않고 대회에 꾸준히 모습을 드러내며 경험을 쌓아왔습니다.

선호산은 지난 스프링 시즌 비록 식스맨이었지만 매 경기 맹활약을 펼치며 팬들에게 '스페이스'라는 자신의 아이디를 각인시켰고, 서머 시즌에는 당당히 주전으로 올라서 '매드라이프' 홍민기와 호흡을 맞추기도 했죠. 선호산은 비시즌 동안 연습에 매진해 윈터 시즌에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합니다.

항상 만면에 웃음을 띄우고 팬들에게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서는 '스페이스' 선호산과의 대화 속으로 들어가 보시죠.

안녕하세요. 팬들에게 인사 한 마디 해주세요.

선호산=반갑습니다. CJ 프로스트에서 원거리 딜러를 맡고 있는 '스페이스' 선호산입니다. 팬 여러분, 즐거운 추석 연휴 되세요(웃음).

선호산 선수를 보면 늘 웃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에요. 원래 웃음이 많은 편인가요?

선호산=웃음을 잘 못참는 편이긴 해요. 그리고 평소에도 그냥 웃음이 막 나올 때도 있어요(웃음).

인생을 참 즐겁게 사는 것 같네요(웃음).

선호산=즐겁게 살아야죠. 성격이 둥글둥글한 편이고 잘 웃다보니 주변에서도 절 싫어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아요.

살 빼고 있죠? 어느 정도 감량에 성공했는지 궁금한데요?

선호산=3~4달 됐는데 많이 빼지는 못했어요. 윈터 시즌이 오기 전까지는 열심히 운동을 하려고요. 평소에 먹는 음식량도 줄였어요.

일전에 킥복싱을 하는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어요. 손대영 코치님은 '호산술'이라고 하던데요(웃음).

선호산=지금은 처음 다닐 때보다 많이 나아졌어요. 처음에는 체력이 달려서 죽을 것 같더라고요(웃음).

대회가 끝난 후 어떻게 지냈어요?

선호산=휴식을 조금 취한 뒤에 다시 연습을 했죠. 그동안 잘 고르지 않았던 챔피언 위주로 손을 대고 있어요. 삼위일체 덕분에 강력해진 코르키를 맹연습 중이에요. 그리고 다음 시즌에는 루시안도 쓰일 수 있으니 비시즌 기간 동안 다양한 챔피언을 섭렵해 보려고요.

휴가는 어떻게 보냈어요?

선호산=숙소에서 LOL만 했어요. 저 말고도 (홍)민기형, (박)상면이형도 휴가를 반납하고 숙소에서 연습했죠.

'롤드컵'에 못나간 것 때문에 자존심이 많이 상했을 것 같아요.

선호산=그런 면이 없잖아 있죠. 특히 롤챔서 서머 시즌 4강에서 떨어진 기분을 다시 한 번 느낄 땐 정말 너무 힘들더라고요. 또 솔직히 0대3으로 질 줄은 몰랐어요. 제가 많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KT 불리츠와의 순위 결정전에서는 이겼잖아요? 근데 '롤드컵' 한국 대표 선발전에서는 완패를 당했어요.

선호산=운영적인 측면에서 뒤쳐졌다고 생각해요. 뭔가 무난하게 밀려버린 느낌이죠. 또 그 날 동료들끼리 손발도 잘 안맞았던 것 같고요.

KT 불리츠의 일명 '매라밴' 덕분에 프로스트가 힘을 쓰지 못했다는 말들도 많더라고요.

선호산=그런 것도 있지만 앞서 말한대로 정말 기본적인 운영이 안됐어요. 용싸움도 제대로 못해보고 지는 기분이었죠.

그 때 경기를 보며 KT 불리츠가 정말 많이 준비를 했다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프로스트라는 강팀을 이기기 위해서 말이죠. 그 날 패배 이후 어떤 얘기를 나눴나요?

선호산=이미 지나간 것인데 되돌릴 수는 없잖아요. 특별히 패배에 대해서 왈가왈부하진 않았어요. 우리에겐 앞으로 다가올 WCG 2013 한국 대표 선발전과 시즌4 롤챔스 윈터 시즌이 있으니까요.

참, KT 불리츠와의 '롤드컵' 한국 대표 선발전 마지막 세트에서 애쉬를 골랐어요. 왜죠?

선호산=(이)현우형이 추천해줬어요. 애쉬가 유럽이나 북미에서 많이 쓰이거든요. 경기를 분석하고 보니 쓸만하다고 판단이 선거죠. 그만큼 준비도 많이 했고요. 근데 지고나서 CJ 블레이즈와 KT 불리츠의 마지막 경기가 생각나더라고요(웃음). 블레이즈도 애쉬를 써서 졌는데 우리까지 지니까 기분이 더 상하더라고요.

너무 우울한 얘기만 한 것 같네요(웃음). 이제 선호산 선수에 대한 질문을 좀 해볼게요. 북미 시절부터 LOL을 즐긴 걸로 알고 있는데, 그 때 어느 정도의 실력이었나요?

선호산=북미에서 유명한 사람들을 만나보는 정도는 했어요. 당시 CLG.NA나 TSM 등 유명 북미팀 선수들 있잖아요. 신기하더라고요. 근데 그 땐 '즐겜' 마인드로 생각없이 '트롤'도 많이 하곤 했죠(웃음).

지금은 '스페이스'라는 아이디를 쓰고 있지만 선호산 선수의 원래 아이디는 '우주최강발냄새' 잖아요. 진짜 발냄새가 '우주 최강급'인가요(웃음)?

선호산=예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물어본 건데 진짜 전 발냄새가 심하지 않아요. 북미 때부터 쓰던 아이디라 한국에서도 똑같이 썼을 뿐이에요. 그냥 생각없이 만든 거니까 오해하지 않으셨음 해요(웃음).

사실 모르는 사람들도 많을텐데, 알고보니 선호산 선수의 경력도 꽤 오래됐더라고요?

선호산=롤챔스가 처음 시작된 작년 스프링 시즌부터 참가했죠. 그 땐 NEB라는 팀으로 출전했어요. 같은 팀에 '로드' 채승엽, '액트신' 연형모 선수도 있었는데 높이 올라가지는 못했어요. 서머 시즌에는 호프라는 팀으로 참가했는데 예선을 통과하지 못하는 바람에 NLB에서 경기를 뛰었죠. 이후 윈터 시즌 때 CJ에 입단하게 됐습니다.

꾸준히 대회에 참가한 걸 보면 선호산 선수의 프로게이머에 대한 열망을 엿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선호산=롤챔스 스프링 2013에 접수를 하기 전부터 선수에 대한 생각이 있었어요. 그 때 생각하면 아찔하기도 해요. 접수 마감 전 날에 '액트신' 연형모 선수가 급하게 들어와서 접수를 했거든요. 근데 16강에서 떨어져서 마음이 아팠어요(웃음).

그래도 윈터 시즌은 좀 아까웠어요. 8강에서 아주부 프로스트와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했잖아요.

선호산=아쉽죠. 근데 그 때 전 아무 말 없이 게임만 하던 시절이었어요. 좀 못해서요(웃음).

GSG와의 NLB 결승도 아쉬웠죠(웃음). 특히 '5미드 전략'이 나왔던 그 경기는 희대의 명경기로 남았어요.

선호산=챔피언 선택 금지에서 대충 짐작은 했는데 우리가 대처를 너무 못했어요. 타워만 지켰다면 게임이 달라졌을텐데 상대가 준비를 정말 잘해왔더라고요.

그러고보면 선호산 선수는 아쉬운 경기를 많이 겪었네요.

선호산=제가 못했으니까 그렇겠죠. 그 경기들마다 제가 좀 더 잘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텐데. 그래서 지고나면 더욱 각오를 다졌어요.

그리고 겨울이 지나 CJ 엔투스는 격동의 시기를 맞게 되죠. 바로 프로스트와 블레이즈가 온거죠. 그 때 어떤 생각이 들던가요?

선호산=NLB 결승전 날 소식을 들었는데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잘리겠구나'하는 생각을 했어요(웃음). 팀에서는 같이 가자고 했는데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스스로 팀을 나왔어요. 한 두 달 정도 집에서 쉬고 있는데 (김)범석이형이 손을 내밀길래 다시 돌아갔죠.

롤챔스 스프링 2013 시즌 때 식스맨으로 총 7세트를 치렀어요. 그 때 경기마다 맹활약했던 게 생각이 나는데요. 갑자기 실력이 상승한 계기라도 있나요?

선호산=좋은 챔피언으로 소위 꿀을 빤거죠(웃음). 솔직히 그 때 자신이 많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출전을 앞두면 연습을 정말 많이 했어요. 공식전에 나섰을 때 최대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그러다 서머 시즌부터는 주전을 꿰찼죠. 기분이 남달랐을 것 같은데요.

선호산=기분이 좋은 것 보단 부담감이 더 컸죠. 일단 (홍)민기형이랑 같이 한다는 사실이 말이에요. 또 민기형은 (김)범석이형과 스타일이 다르니까 호흡을 새로 맞춰야 한다는 것과 성적에 대한 압박감도 심했고요. 또 '롤드컵'을 앞둔 중요한 시즌이었잖아요? 여러모로 부담이 컸어요.

비록 '롤드컵' 진출은 실패했지만 4강까지 올라갔어요. 서머 시즌 본인의 플레이를 평가해 본다면요?

선호산=거품이 많이 꺼졌다고 생각해요(웃음). 제 경기들을 다시 보는데 8강 때부터 페이스가 떨어졌더라고요. 비시즌 동안 열심히 준비해서 윈터 때는 다른 모습 보여드릴게요.

홍민기 선수는 어때요?

선호산=착하지만 이상한 형이에요(웃음). 가끔 바보같기도 하고요. 4차원이에요. 또 말귀를 굉장히 못알아 들어요(웃음). 이야기를 하다보면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있을 때도 있어요.

게임 안에서는 어떤가요.

선호산=로밍을 잘 다니더라고요. (홍)민기형이 로밍간 사이 저 혼자 1대2 데미지 교환을 하다 혼나기도 해요.

홍민기 선수와 듀오를 하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없었나요?

선호산=전 (홍)민기형에게 블리츠크랭크를 하지 말라고 한 적이 없어요. 단지 그랩을 잘 못 맞춘다고 했을 뿐이죠. 근데 민기형이 8강 승리 인터뷰에서 '호산이가 블리츠크랭크를 싫어하기 때문에 고르지 않는다'고 말해서 일이 커졌죠(웃음).

대회에서 여러 챔피언을 보여줬어요. 가장 자신있는 챔피언은 어떤 챔피언인가요?

선호산=이것저것 손을 대다보니 어떤 챔피언이든 자신은 있어요. 그래도 힘들 때 찾는 건 케이틀린이더라고요.

베인으로도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준 기억이 있어요.

선호산=요즘 베인이 이상하게 잘 안돼요. 솔로랭크나 연습 경기에서 생각대로 플레이를 못하다보니 자신감이 점점 떨어지더라고요. 더 많이 연습해야죠.

솔로랭크 전적으로 보니 가장 많이 플레이한 챔피언이 이즈리얼이던데요?

선호산=이즈리얼은 참 재미있는 챔피언이에요. 라인전에서 파밍하기도 쉽고요. 특히 '비전 이동' 덕분에 상대 정글러가 오면 서포터를 버리고 도망가기가 편해요(웃음). 그런 상황이 오면 (홍)민기형한테 혼날까봐 예의상 몇 대는 쳐줘요.

앞으로 홍민기 선수와 더 멋진 경기 많이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끝으로 선호산 선수의 목표 들어볼까요?

선호산=첫 번째는 한국에서 가장 잘하는 원거리 딜러가 되고 싶어요. 둘째는 '롤드컵'에 나가는 거고요. 마지막은 돈을 많이 벌고 싶어요(웃음). 이번 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모두에게 죄송해요. 지금 열심히 연습하고 있으니 다음 시즌에는 달리진 모습 보여드릴게요. 많은 응원 바랍니다.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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