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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해설 위원 '클템' 이현우가 말하는 인생의 세가지 원칙

[피플] 해설 위원 '클템' 이현우가 말하는 인생의 세가지 원칙
아직까지 온게임넷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리그에서는 선수 출신 해설자가 없었습니다. 김동준과 강민 해설 위원이 프로게이머 출신이긴 하지만 그들은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를 플레이했던 선수들이었죠. 팬들은 두 해설 위원의 조합도 좋아했지만 무언가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선수만이 알 수 있는 여러 감정과 상황에 대해 더 자세히 알기를 원했습니다. LOL이 리그로 성공하면 할수록 팬들의 해설에 대한 갈증은 점점 커져갔죠.

그러는 동안 객원해설로 가끔 팬들에게 인사했던 CJ 엔투스 프로스트 소속 이현우가 팬들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안정적인 목소리톤, 정확한 발음 그리고 무엇보다도 최고의 팀에 소속돼 있었던 그의 선수 경력이 팬들에게는 '해설 위원으로 데뷔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죠.

팬들의 간절한 바람이 통했던 걸까요? '클라우드 템플러' 이현우는 선수로서 한계를 느끼고 은퇴를 선언한 뒤 해설 위원으로 변신했습니다. '해설로 변신한 클라우드템플러(이하 해변클)' 소식에 팬들은 환호를 보냈고 엄청난 관심을 불러 일으켰죠.

지난 25일, 26일 해설 위원 데뷔전을 마친 이현우. 그는 과연 어떤 심정일까요? 이현우의 해설에는 어떤 다른 생각과 철학이 있길래 초보 팬들과 전문가 수준의 매니아 팬들도 만족시키고 있는 걸까요? 오늘은 이현우가 들려주는 그만의 인생과 해설의 철칙에 대해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첫번째 원칙 "공과 사는 철저하게 구분!"

이현우가 중앙대학교 경영학과를 다니고 있다는 사실은 모두 아실 겁니다. 혹자는 중앙대학교에 입학한 것이 뭐 그리 대단하냐고 말할 수 있겠죠. 하지만 이는 대단한 일입니다. 왜냐면 이현우는 소위 사람들이 말하는 게임에 미친 아이였기 때문입니다. 평범한 고등학생도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교에 입학하기 힘든 상황에서 하루에 5~6시간 이상씩 게임을 하던 이현우는 도대체 어떻게 중앙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그가 지켜온 소신 덕분이었습니다. 공과 사를 철저하게 구분하자는 원칙을 세우고 중학교 때부터 자신의 가치관을 정립하고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이현우는 학생 신분에서 당연히 해야 하는 '공'인 공부와 사적인 시간을 즐기는 '사'인 게임을 철저하게 구분했습니다.

[피플] 해설 위원 '클템' 이현우가 말하는 인생의 세가지 원칙

"대부분의 사람들이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공부를 못한다고 생각하더라고요. 전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잠을 줄였죠. 공부하는 시간을 줄이고 게임을 하는 것은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일이잖아요. 게임을 하려면 차라리 내 잠을 줄여서 하는 것이 맞다 생각했습니다. '사'적인 영역이 '공'적인 영역을 침범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 없습니다."

공부 하는 시간에는 철저하게 열심히 공부했고 휴식 시간과 잠 자는 시간을 줄여가며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을 즐겼던 이현우. 그는 고등학교 때까지 하루에 5시간 이상을 자 본 적이 없습니다. 게임을 좋아한 이현우를 부모님이 잔소리 하지 않고 믿어준 것도 바로 이현우의 공과 사를 엄격하게 지키는 모습을 봤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현우의 첫번째 인생 철칙은 이제 '첫번째 해설 철칙'으로 바뀌었습니다. 이현우는 해설을 할 때도 공과 사를 철저하게 구분할 생각입니다. 사적으로는 CJ 엔투스 프로스트가 이기기를 간절하게 바라겠지만 공적으로는 정확한 해설로 CJ 엔투스 프로스트가 잘 하지 못하는 점을 지적하는 등 객관적인 입장에서 모든 것을 조명할 예정입니다.

◆두번째 원칙 "유머는 나의 힘"
이현우 인생의 두번째 원칙은 마로 '유머'입니다. 어떻게 보면 단순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이현우는 무엇이든 재미가 없다면 시작하지도 않습니다. 만약 게임을 좋아하지 않았다면 프로게이머가 되지도 않았을 것이고 지금의 해설 위원도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만큼 그에게 재미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중요한 원칙 중 하나입니다.

"무슨 일을 하든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열심히 하게 되잖아요. 재미 없는 일은 열정도 생기지 않고 그만큼 능률도 떨어지는 법이죠. 프로게이머도 해설 위원도 다 제가 좋아하기 때문에 선택한 직업이기 때문에 조금의 후회도 없습니다."

게임을 좋아해 프로게이머가 됐지만 해설 위원을 하게 된 것은 말 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랍니다. 새로운 사실인데요. 이현우는 "세상에서 말하는 것을 제일 좋아하고 사람 많은 곳에서 말하는 것은 더욱 좋아한다"며 자신은 수다쟁이임을 고백했습니다.

[피플] 해설 위원 '클템' 이현우가 말하는 인생의 세가지 원칙

"밤 새고 말하라고 해도 아마 할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그만큼 사람들과 말하는 것을 좋아해요. 그래서 친구들이 게임과 말하는 것을 제일 좋아하는 너에게 해설 위원은 천직과도 같은 것 같다는 말을 자주하죠."

이현우 인생의 두번째 법칙인 '유머와 재미'는 또다시 그가 세운 해설의 원칙이 됐습니다. 그의 해설은 어떤 것보다도 재미를 추구합니다. 재미 없는 해설은 아무리 깊이가 있다고 한들 누구에게도 환영 받지 못한다는 것이 이현우의 생각입니다.

"깊이가 빠지지도 않고 그렇다고 재미 없지도 않은 말 그대로 전문성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싶어요. 설사 그 두 마리 토끼가 모두 조금 말라있다 하더라도 저는 통통한 한 마리의 토끼를 잡기 보다는 두 마리가 좋네요(웃음)."

◆세번째 원칙 "천재가 아니라면 죽어라 노력해라"
처음 이현우가 객원해설을 했을 때가 떠오릅니다. 정확한 발음, 적절한 발성과 목소리로 관계자들은 물론이고 팬들은 전문 해설 위원이 아닌 사람이 어떻게 이 정도로 안정된 해설을 보여줄 수 있는지 놀랐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현우에게 "타고난 재능이 뛰어나다"며 해설 위원으로서 그의 자질을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이현우가 처음부터 그렇게 말을 잘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가 처음부터 마치 전문 해설 위원처럼 말을 안정적으로 잘한 것은 그가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우리가 생각하는 천재가 아니었던 것이죠.

"초등학교 때 말을 많이 더듬었어요. 친구들에게 놀림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중학교 때부터 정말 열심히 발음과 목소리, 말하는 기술 등을 연마했죠. 랩 연습도 많이 하고 발음 교정도 신경 쓰는 등 몇 년간 꾸준히 노력한 결과 지금의 발성과 목소리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게임 역시 그는 노력형이었다. 항상 남들보다 더 많이 고민하고 생각했습니다. 자신이 천재가 아님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는 두 배, 세 배 노력했고 그 결과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현우 인생에 운이 좋아 얻어진 것은 거의 없습니다. 그는 항상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해 노력해왔습니다.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믿고 살았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앞으로 해설 역시 모든 면에서 노력할 거고요. 선수시절 감을 떨어트리지 않기 위해 계속 게임을 할 것이고 아직도 잘 되지 않는 발음 몇 개가 있는데 그것을 교정하기 위해 수 백만 번 연습을 거듭할 겁니다. 노력이라는 놈이 저를 버리지 않을 때까지요(웃음)."

◆"게임이 건전문화로 자리잡을 때까지"
이현우는 게임과 e스포츠에 대한 인식이 아직까지도 부정적인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아직까지도 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중독자', '폐인'으로 취급 받고 있는 상황이 바뀌지 않는 한 아무리 좋은 게임이 나와 e스포츠로 성공한다 하더라도 대중적으로 인정 받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피플] 해설 위원 '클템' 이현우가 말하는 인생의 세가지 원칙

"제가 속해있는 e스포츠 그리고 게임 산업이 인정 받아야 저도 인정 받는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이 될 수 있잖아요. 아직 갈 길이 멀긴 하죠. 하지만 구성원 하나, 하나가 노력해야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스타크래프트 선수들이 만들었던 프로에 대한 의식과 행동, 생각들을 리그오브레전드 선수들도 그대로 따라갔으면 좋겠어요."

이현우의 꿈은 게임을 하는 사람이 더 이상 무시 당하고 괄시 받지 않도록 e스포츠가 인정 받는 산업이 되는 것입니다. 원대한 포부지만 이현우는 뜬구름 잡는 꿈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노력해서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 꿈이라고 이현우는 오늘도 계속 되뇌어 봅니다.

"팬들도 프로게이머들도 그리고 e스포츠와 게임에 종사하는 모든 분들 파이팅입니다. 저 역시도 해설 위원으로서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해설을 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이 응원해 주세요."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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