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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IM 조성호 "아버지에게 처음으로 효도했죠"

[피플] IM 조성호 "아버지에게 처음으로 효도했죠"
"태어나면서 아버지가 저렇게 좋아하는 모습을 처음 봤습니다. 이제 더 열심히 해야죠."

조성호는 2011년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시즌2에서 다승왕과 신인왕을 동시에 수상했다. 지난 8월에 열린 프로리그 12-13시즌에서는 결승전 최우수선수(MVP)에 올랐고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데뷔 5년 만에 최고의 한해를 보냈지만 조성호는 소속팀인 STX가 회사 사정을 이유로 팀을 해체하면서 한순간에 극과 극의 삶을 맛봐야 했다. 지금까지 연봉을 받으면서 안정된 생활 속에서 선수 생활을 영위했지만 한순간에 후원이 없는 팀으로 가게 됐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소울에 합류한 조성호는 GSTL에 출전해 8승6패를 기록하며 제 역할을 했다. 월드 챔피언십 시리즈(WCS) 코리아 시즌3에서는 개인 최고인 8강에 올랐고 캐나다에서 열린 시즌3 파이널을 경험했다. 실력 상승세로 봤을 때 조성호는 전성기를 맞았지만 정작 뇌리 속에는 '은퇴'라는 단어가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다. 당시로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WCS 시즌3 파이널 진출은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STX가 후원을 끊는 등 주위 상황이 좋지 않게 돌아가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게임에 대한 의욕도 떨어진 상태였거든요. 캐나다에 가서도 우승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즐겨야겠다는 생각 밖에 안들었어요. 그렇지만 연습을 하면서 방송용으로 만든 전략이 있었고 대진도 원하는 대로 나와서 그런지 4강까지 올라가더라고요. 해외 대회가 처음이었는데 열기도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신세계'를 경험하고 한국에 왔지만 달라진 건 하나도 없었던 것 같아요."
[피플] IM 조성호 "아버지에게 처음으로 효도했죠"

GSTL을 마치고 은퇴를 결심한 조성호는 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프로게이머를 그만 두고 난 뒤의 계획을 세우지 못했기에 머리 속은 막막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 내년에 벌어지는 WCS 시즌1에서 시드를 확보했던 조성호는 WCS를 마무리하고 은퇴하기로 마음 먹었다.

"지난 주 WCS만 마무리 하고 은퇴하자고 마음을 먹고 지인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어요. 그러자 주위에서 만류를 계속 하더라고요. 어떻게 이야기를 들었는지 IM의 강동훈 감독님으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조금씩 생각을 달리하고 IM에 합류하기로 했죠."

조성호를 한 번 더 놀라게 한 것은 부모님 반응이었다. 강동훈 감독과의 만남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조성호는 부모님과 외식을 했다. 항상 집에서 놀고 있는 아들을 걱정해서 그런지 아무런 말이 없지만 이날 만큼은 달랐다. 아버지께서 더 게임을 해볼 생각이 없는지 물어 조성호를 당황시켰다. 부모님의 이야기를 다 듣고난 조성호는 IM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무뚝뚝하기 그지 없던 아버지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지어졌다. 조성호로서는 처음 보는 아버지의 표정에 또 다시 놀랐다.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면서 집보다 숙소에 보낸 시간이 더 많았어요. 부모님과 같이 지낸 기억이 별로 없었고 아버지는 엄하기만한 존재라고 생각했죠. 대부분의 아버지들이 그렇겠지만 저희 아버지께서는 감정 표현을 거의 하지 않으세요. 충청도 분이라서 말도 거의 없으시고요. 그러던 아버지께서 웃으시니까 정말 놀랐어요. 제 평생 가장 큰 효도를 한 것 같았어요."

STX 소울 출신으로 프로리그에서 우승한 뒤 4개월만에 조성호는 프로리그에 참가하는 협회 팀으로 복귀했다. 체감상으로는 몇 시즌 치른 느낌이었지만 조성호는 비시즌 동안 잠시 떠났던 것일 뿐이라며 웃었다. 조성호가 들어간 IM은 GSTL에서 최강 팀으로 평가받았지만 프로리그에는 처음 나선다. 최용화, 홍덕, 박현우 등이 속해있는 IM은 리퀴드와의 연합을 통해 송현덕이 합류하면서 최강의 프로토스 라인을 구성했다.

"전략 공유만 잘하면 프로토스가 많은 팀에 속한 것이 장점이 될 것 같아요. 5명의 프로토스가 출전하더라도 실력으로 이기면 되죠. 또 이번 시즌에는 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갔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는 60% 이상의 승률을 기록하고 싶어요. 개인리그는 실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면 성적은 저절로 따라오겠죠. 이번 시즌에는 결승전 MVP가 아니라 정규 시즌과 결승전 동시 MVP가 되고 싶습니다."


[데일리e스포츠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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