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프로게이머 가운데 미남이라고 꼽히는 선수는 몇 명 있습니다. 자타가 공인한 미남 CJ 엔투스 블레이즈 '플래임' 이호종과 더불어 얼마 전 데일리e스포츠가 진행한 스타크래프트2 선수들이 뽑은 LOL 최고 미남 프로게이머로 선정된 나진 소드 '와치' 조재걸 등이 있습니다
조재걸이 스타크래프트 선수가 될 수 있었던 것에는 이경민의 역할이 컸습니다. 지금은 추억 속의 이름이지만 당시 온게임넷 스파키즈 팬들이라면 순수하면서도 귀여웠던 하지만 경기는 거칠게 했던 이경민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한때 '츠보미'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던 이경민은 조재걸을 프로게이머로 데뷔시킨 장본이기도 합니다.

조재걸과 이경민은 절친이었습니다. 둘의 인연은 예전 MBC게임이 방영한 '엘리트 스쿨리그' 시절로 올라갑니다. 조재걸과 이경민은 2008년 엘리트 스쿨리그에서 동아공고 소속으로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두며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해 관계자들의 눈에 들었습니다.
두 선수를 가장 먼저 알아본 것은 현 진에어 차지훈 감독이었습니다. 당시 온게임넷 스파키즈 코치였던 차지훈 감독은 이경민의 가능성을 보고 결승도 가기 전인 8강부터 미리 접근해 온게임넷 스파키즈로 오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습니다.

당시 이경민은 딱 그 나이 때 할 수 있는 대답을 했습니다. 조재걸은 이경민을 가리키며 부산 사투리로 "얘랑 같은 팀 하게 해주면 들어갈게요"라고 했다더군요.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제안이었지만 당시 차 감독 입장에서는 나쁠 것이 없었다고 하네요. 조재걸의 실력도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한 번에 두 명이나 자진해서 팀에 들어온다면 온게임넷 스파키즈 입장에서는 손해 볼 일은 없었으니 말이죠.
결국 이경민의 당찬(?) 제안으로 조재걸은 온게임넷 스파키즈에 입단하게 됩니다. 이후에도 둘은 찹쌀떡처럼 붙어 다니며 서로의 우정을 과시했죠. 둘은 힘들 때 편의점에서 우유를 사먹으며 서로를 다독였다고 합니다.

처음 주목 받았던 것은 조재걸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너는 게임만 잘하면 돼"라는 말을 조재걸에게 자주 했죠. 잘생긴 외모를 가졌기 때문에 게임만 잘하면 스타가 될 수 있다는 뜻이었는데 어린 조재걸 입장에서는 그런 부분이 부담스러웠었나 봅니다. 조재걸은 김택용에게 이긴 뒤 내리막길을 걸었고 결국 10연패를 기록하며 초라한 성적으로 프로게이머를 마감해야 했습니다.
이와 달리 이경민은 초반에는 조재걸에 밀려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습니다. 특이한 빌드를 자주 사용하는 경기 스타일 때문에 연습실 승률이 좋지 않기도 했고요. 조재걸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 이경민은 뒤에서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이경민에게도 기회가 왔습니다. 2008년 처음으로 MSL(MBC게임 스타리그의 줄임말) 예선을 뚫어낸 것입니다. 이경민은 뛸 듯 기뻤지만 조를 보는 순간 한숨을 내쉬어야 했습니다. 같은 조에 '프로토스 킬러'라 불리는 KT 롤스터 이영호와 '대인배' 저그 김준영이 포진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땐그랬지] '나진 와치'와 '츠보미'의 과거를 아시나요?](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4012214021138392_20140122142912_5.jpg&nmt=27)
이경민은 만약 이 조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이대로 끝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하네요. 조재걸 역시 친구의 데뷔전을 도왔고 서로 머리를 맞대며 몇 일 동안 빌드를 짰습니다. 이경민은 결국 이영호와 김준영을 연달아 잡아내며 16강 진출에 성공했고 팬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이경민이라는 이름을 머리 속에 새겼습니다.
초반과는 다르게 이후 두 선수의 운명은 엇갈리기 시작했습니다. 조재걸은 계속 연패를 했고 이경민은 개인리그를 바탕으로 프로리그에서도 출전 기회를 얻으며 승승장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조재걸은 2010년 프로게이머 은퇴를 선언한 채 쓸쓸하게 물러났습니다. 초반에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그의 마지막 길은 쓸쓸했습니다.
이경민은 초반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이영호를 이긴 뒤 계속 꾸준한 성적을 보여줬고 추후 온게임넷 스파키즈가 CJ 엔투스로 인수될 때 신상문과 함께 유일하게 살아남기도 했습니다. CJ에서도 좋은 성적을 유지했던 이경민은 스타크래프트2에 적응하지 못했고 결국 2011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이경민이 은퇴를 선언하자 이제는 조재걸이 LOL 프로게이머로 돌아오면서 두 선수의 운명은 또다시 엇갈렸습니다. 조재걸은 스타 프로게이머로서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나진 소드에 입단해 결국 롤챔스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인생 최고의 시기를 보냈습니다. 신기하게도 두 선수의 운명은 항상 이렇게 반대로 흘러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아직도 절친입니다. 현재 군대에 가 있는 이경민은 휴가 나올 때마다 조재걸에게 전화를 건다고 하네요. 두 사람의 우정은 어떤 운명에도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믿음이 존재하기에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항상 미소로 대답하며 관계자들까지 기분 좋게 만들어 줬던 조재걸, 다소 엉뚱하지만 순수한 매력 덕분에 관계자들 마저도 팬으로 만들었던 이경민, 두 사람의 미소가 더욱 그리워 지는 요즘입니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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