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혁이 "무조건 이긴다"라며 투지를 불사른 반면 배어진은 "동료들이 지면 숙소에 들어오지 말라고 했는데 안 들어갈 생각이다"라며 허허실실 전략을 구사하더니 내리 세 세트를 모두 따냈다. 아쉬움 섞인 표정이 얼굴에 가득한 이상혁과 만면에 웃음을 띈 배어진의 희비가 교차한 순간이었다.
Q 1대1 이벤트 매치를 한 소감은.
A 이상혁(Faker)=이기려고 왔는데 져서 아쉽다. 1대1은 물론 5대5 이벤트 매치도 재미있었다. 재미있게 놀다가는 느낌이다.
A 배어진(dade)=즐거운 마음으로 나왔다. 1대1 대결에서 이길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결과가 재미있게 나온 것 같다. 5대5에서 져서 아쉽다. 이상혁 선수가 미드에 올 줄 알아서 미드로 갔는데 완전 뒤통수를 맞았다(웃음).
Q 이번 대결은 많은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한 쪽의 일방적인 승리는 누구도 예상하기 힘들었다.
A 이상혁(Faker)=배어진 선수가 킬 타이밍을 잘 잡더라. 결정적인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다.
A 배어진(dade)=이상혁 선수가 강한 챔피언을 고르지 않아서 이길 수 있었다. 운이 좋았다.
Q 1세트에서 체력이 적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역전승을 거뒀다.
A 배어진(dade)=계속 맞고만 있으면 질 것 같아서 모 아니면 도로 들어간 것이다.
A 이상혁(Faker)=역시 미니언은 강했다(웃음).
Q 배어진에게 이즈리얼을 주고 티모를 골랐는데.
A 이상혁(Faker)=실수로 영약을 빨리 먹고 말았다. 그 뒤로 스노우볼이 굴러간 것 같다. 또 이즈리얼의 사정거리가 길어서 생각보다 힘들게 플레이 했다.
A 배어진(dade)=영약을 먼저 먹은 것을 보고 편하게 했다(웃음). 초반에 끝을 보려고 했는데 소환사 주문인 회복의 이동 속도 버프가 1초로 줄어서 못 끝냈다.
Q 사전에 계속 자신을 낮추면서 정작 게임은 다 이겼다. 허허실실 전략이었나.
A 배어진(dade)=방송의 재미를 위해서였다(웃음).
Q 5대5 대결은 초반 인베이드에서 '페이커팀'이 4킬을 따내면서 일찌감치 기울었는데.
A 이상혁(Faker)=알리스타로 춤추면서 상대를 농락하는 게 재미있더라.
Q 배어진의 판테온만 보이면 더 저돌적으로 달려들더라. 1대1 패배의 복수였나(웃음).
A 이상혁(Faker)=상대도 똑같았다. 배어진 선수가 나만 보면 죽이고 싶어하는 것 같길래 '생존 아이템 3종 세트'를 들었다. 재미있었다.
A 배어진(dade)=조금 당하긴 했지만 나도 이상혁 선수의 알리스타를 소고기로 많이 만들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만족한다.
Q 혹시 둘이 친해질 생각은 없나.
A 이상혁(Faker)=원래 다른 팀 선수들과 친하게 지내지 않는다. 롤챔스 서머 16강에서 진데다가 오늘도 졌기 때문에 친해질 수가 없다(웃음).
A 배어진(dade)=이상혁 선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과 친해지고 싶은데 날 좋아하는 선수는 없더라. 혼자 쓸쓸하게 살겠다(웃음).
Q 더 하고 싶은 말은.
A 이상혁(Faker)=이번 이벤트 매치를 재미있게 보셨으면 좋겠다.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많이 나오도록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
A 배어진(dade)=나 역시 이런 기회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또 불러주셨으면 한다(웃음).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