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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0대 뉴스] '승부조작 양심선언' 천민기 자살 시도…⑤

2014년 e스포츠계는 뜨거웠다. 리그 오브 레전드와 스타크래프트2를 중심으로 진행된 e스포츠 대회들에서 명승부가 이어지면서 팬들은 연일 볼거리, 즐길거리를 만끽했다. 국내 대회에서 실력을 키운 한국 선수들은 국제 대회에서도 빼어난 실력을 발휘하며 'e스포츠 코리아' 브랜드를 전세계에 각인시켰다. 국산 종목으로 펼쳐진 대회 또한 여느 해보다 풍성했으며 대회 개최와 운영에 대한 노하우가 높아지면서 질적 성장 또한 도모했다.

호사에는 마가 낄 수 있다고 했다. 마냥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승부 조작을 자백한 선수가 자살을 시도했고 훌륭한 한국 선수들이 외국팀으로 이적하는 등 자원이 빠져 나가는 일도 있었다. 데일리e스포츠는 2014년에 일어난 e스포츠계의 10대 뉴스를 선정했다.<편집자주>

승부조작 양심선언 후 자살을 기도해 e스포츠계를 떠들썩 하게 만들었던 천민기.
승부조작 양심선언 후 자살을 기도해 e스포츠계를 떠들썩 하게 만들었던 천민기.

ahq 코리아에서 원거리 딜러 포지션으로 활동하던 '피미르' 천민기가 자살을 시도해서 2014년 e스포츠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천민기는 3월13일 리그 오브 레전드 커뮤니티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ahq 감독의 강요로 인해 승부 조작에 가담, 고의적으로 패배하는 데 일조했다는 내용으로 양심 선언을 한 것.

ahq 코리아 소속의 원거리 딜러로 '프로미스(Promise)'라는 공식 아이디를 썼던 천민기는 승부 조작의 시작은 노대철 당시 감독의 협박으로부터 시작됐다고 밝혔다. 천민기의 글에 따르면 노대철 감독이 "'대기업 팀에게 져주지 않으면 본선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하겠다'라는 협박이 들어왔다"라고 거짓말을 했고 천민기는 이를 믿고 본선 경기에서 제 플레이를 하지 않는 방법으로 승부 조작에 가담했다. 일부 경기에서는 노 감독의 지라는 지시를 어기면서 자존심을 지키려 했지만 몇몇 경기에서는 대규모 교전에서 공격을 하지 않는 등 고의 패배를 만들었다고 털어 놓았다.

[2014 10대 뉴스] '승부조작 양심선언' 천민기 자살 시도…⑤

천민기는 당시 ahq 코리아 팀의 상황에 대해서도 상세히 적었다. 대만에 본사를 둔 ahq는 노대철이라는 감독을 고용한 적이 없는 상황에서 노대철을 중심으로 팀이 꾸려졌고 노대철은 팀 운영비를 갚기 위해 불법 베팅 사이트에 팀이 지는 걸로 돈을 걸었던 것. 노 감독은 선수들에게 고의 패배를 강요했고 불법 베팅을 통해 돈이 나오면 선수들에게 지급하는 식으로 팀을 운영했다고 털어 놓았다.

팀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가는 것을 감지한 ahq 코리아 선수들은 대만의 매니저와 직접 연락한 끝에 노 감독이 정식 감독이 아니며 ahq 본사는 장비와 이름만 지원했을 뿐 숙소나 생활비, 컴퓨터, 급여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승부 조작에 가담하지 않겠다며 팀을 나오는 과정에서도 노 감독은 거짓말로 일관했고 팀을 해체해 버렸다.

천민기는 "노 감독이 심리적 압박을 심하게 줬고 승부 조작까지 해야 했던 상황은 연습에 매진할 수 있는 마음을 먹지 못하게 했고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며 "이제 와서 이 사실을 공개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너무 힘들어서 떠난다"라며 글을 마쳤다.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뒤 천민기는 투신 자살을 시도했으며 다행히도 목숨을 건졌고 부산 백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한국e스포츠협회와 라이엇게임즈 등 관련 기관은 천민기 사태에 대해 신속히 대응했다. 협회는 담당자를 부산으로 내려 보내 천민기의 건강 상태와 상황을 파악했고 노대철 감독에 대한 검찰 수사를 요구했다. 협회와 라이엇게임즈는 추가적인 승부 조작이 일어나지 않았는지 파악하는 등 철저한 조사를 진행했고 관련자에 대한 처벌을 내렸다.

목숨을 건진 천민기는 협회, 라이엇게임즈의 치료비 지원을 통해 2개월 가량 치료를 받았으며 5월에 퇴원했다. 10월에는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을 관전하며 건강하게 지내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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