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회 시작 전부터 최강으로 꼽히던 전남과학대학교의 아성에 많은 팀들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e스포츠 특성화 대학의 면모를 유감 없이 과시한 전남과학대학교는 숱한 강자들의 도전을 뿌리치고 2회 연속 우승이라는 성과를 냈습니다.
두 번째 시즌을 맞아 결승전 규모도 커지고 삼성전자가 메인 스폰서로 참여하며 대학생 배틀이 자리매김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학기 중에 진행된 대회이다보니 참가 팀은 다소 줄었지만 전반적인 선수들의 수준은 한층 높아졌고, 방송 경기에서도 명승부가 지속적으로 연출돼 롤챔스와는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대회 상위 입상 팀 선수들은 대부분 프로를 지망하고 있고, 일부 선수들의 기량은 충분히 프로에서도 통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인터뷰를 통해 프로를 희망한다는 말을 하는 것 외에는 대회를 통해 선수들이 프로 도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은 적습니다.
대학생 배틀 상위 입상 팀에게 롤챔스 하부리그인 챌린저스 예선 시드를 부여하는 것은 어떨까요. 팀 단위로 프로에 도전하기를 원하는 대학생 LoL 고수들에게 보다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상위 입상 팀의 개인을 대상으로 각 게임단에서 선수를 선발하는 드래프트를 여는 것도 고려해볼 법하고요.
실제로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한 전남과학대학교 '뉴메타' 팀 선수들은 멤버를 대부분 유지하고 프로에 도전할 의사를 피력했습니다. '뉴메타'는 대학생 배틀을 통해 출중한 기량을 과시했지만 프로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오프라인 예선부터 도전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차기 시즌 대학생 배틀 상위 입상 팀에게 챌린저스 예선 상위 라운드 시드가 주어지거나 프로 입단과 직결되는 제도적인 혜택이 주어진다면 보다 많은 대학생 고수들이 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거라고 생각됩니다.
라이엇은 롤챔스와 챌린저스뿐만 아니라 대학생 배틀과 직장인 대회, PC방 대회 등 다양한 풀뿌리 LoL e스포츠 대회를 열고 있습니다. 이들 대회는 LoL의 저변 확대와 인기 지속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열린 풀뿌리 대회들은 프로 대회와 다소 동떨어진 채 열리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 풀뿌리 대회와 프로 대회간에 긴밀한 연계를 이룬다면 LoL 저변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대학생 배틀 출신 프로 선수가 지속적으로 배출되는 구조가 마련된다면 각 게임단 전력 강화는 물론 스타 메이킹에도 도움이 될 것이고요.
프로와 아마추어간의 연결고리. e스포츠가 정식 스포츠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