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16강 결산] 미드 라이너 실종 사건](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5101510394901664_20151015104418dgame_1.jpg&nmt=27)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2015(이하 롤드컵)의 조별 리그가 막을 내린 뒤 라이엇 게임즈는 선수들의 성적을 공개했다. 그 중 한 부문의 결과치가 유독 눈에 띄었다. 바로 킬 랭킹이었다. 본선 기간 동안 선수들이 낸 킬의 총합을 합한 수치인데 순위에서 미드 라이너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1, 2위는 원거리 딜러가 차지했고 3위와 4위는 톱 라이너가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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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 라이너는 공동 9위까지 내려가서야 찾을 수 있었다. 공동 순위를 포함한 톱10의 11명의 선수 중 미드 라이너는 단 한 명. 그마저도 30킬을 넘기지 못했다. '캐리의 주역'으로 꼽히는 미드 라이너가 킬 랭킹 상위권에서 빠져 있는 모습은 생소하다. 도대체 이번 롤드컵에선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메타'의 변화가 가져온 역할 교대
지난 시즌 롤드컵의 상황은 어땠을까. 원거리 딜러의 영향력은 비슷했다. 2014 시즌 롤드컵에서도 원거리 딜러들은 상위 랭크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삼성 갤럭시 화이트와 블루 소속이었던 원거리 딜러 '임프' 구승빈과 '데프트' 김혁규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10위권에 총 5명의 원거리 딜러가 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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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롤드컵과 다른 점은 미드 라이너의 랭킹이다. 2014년엔 미드 라이너가 5위부터 8위까지 차지했다. 반면 톱 라이너는 보이지 않는다. 톱 라이너 중에서는 24킬로 15위에 오른 스타 혼 로얄 클럽의 '콜라' 지앙난이 최고 등수였다.
불과 1년 만에 중단과 상단의 희비가 엇갈린 상황이 나온 이유는 당시 대회에서 선수들이 선택했던 챔피언과 1년 간 변화된 '메타'에 있다. 메타의 변화는 쉽게 얘기해 누가 원거리 딜러를 보호하느냐로 살펴볼 수 있다. 그 역할을 2014년엔 톱 라이너가 도맡았고 2015년엔 미드 라이너에게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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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상단 챔피언은 라이즈였다. 라이즈는 대회 전체를 통틀어 31번의 금지와 37번의 선택을 받았을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2순위는 마오카이였다. 2014 롤드컵이 진행되던 시기에 상단은 '소나무 메타'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었다. 소와 나무라고 불린 알리스타와 마오카이로 대표되는 탱커들이 상단을 맡았다. 서포터로도 쓰일 수 있는 알리스타는 대회 내내 73번이라는 가장 많은 금지를 당했을 정도였다.
럼블과 이렐리아도 많은 선택을 받았지만 올시즌 롤드컵에선 등장한 적 없는 케일 또한 선수들이 즐겨 사용했다. 케일은 궁극기 '중재'로 자신 혹은 아군을 보호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지닌 챔피언이다. 이 외에도 룰루가 9번, 문도 박사가 5번 선택되는 등 상단에는 탱커 혹은 보조적인 챔피언들이 주로 선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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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2015년 롤드컵에선 그 역할이 정반대로 바뀌었다. 1년 간 중단에서 아리, 피즈, 제드로 대표되는 암살자 챔피언들이 하향을 겪었고 야스오나 신드라 또한 성능이 약화됐다. 상단의 탱커 메타는 최근 패치에서 다리우스, 피오라, 갱플랭크 등이 리메이크 혹은 상향되면서 자연스럽게 그 흐름을 내줬다.
갱플랭크는 이번 롤드컵에서 가장 많은 45번의 금지를 당했을 만큼 좋은 챔피언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리우스는 가장 많이 선택됐고 피오라는 '마오라'라는 별명을 탄생시켰을 만큼 등장할 때마다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또한 말파이트나 올라프 같은 공격적인 챔피언들도 사용되고 있다. 과거의 상단 챔피언들이 아군을 보호하기 위한 방패였다면 최근의 그들은 적 챔피언에게 돌진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창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상단의 챔피언들이 공격적으로 변모하면서 보조적이고 안정적인 역할은 미드 라이너들이 맡았다. 암살, 포킹, 누커 챔피언들이 대거 사라지고 타워 수성에 용이하거나 다른 라인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유틸리티가 뛰어난 챔피언들이 사용됐다.
룰루는 이동 속도 증가와 보호막 형성을 통해 아군 원거리 딜러를 보호하는 데 특화된 챔피언이다. 거기에 아지르나 오리아나는 타워 수성에 용이하고 대규모 교전에서의 영향력이 높으며 트위스티드 페이트는 궁극기 '운명'을 통해 다른 라인을 성장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처럼 이번 롤드컵에서 미드 라이너들은 보조적인 속성을 강화해 조합에 부족한 안정성을 채워주고 있다.
1년 동안 바뀐 상단과 중단의 역할과 사용한 챔피언은 킬 수에 영향을 미쳤다. 톱 라이너들은 지난 롤드컵보다 많은 킬을 올렸고 미드 라이너들은 어시스트를 상대적으로 더 획득했다. 메타와 역할의 변화가 1년 사이에 킬 랭킹을 뒤흔들었다.
◆랭크에만 없을 뿐 미드 영향력은 여전
미드 라이너가 킬 랭킹에서 종적을 감췄다면 이들의 캐리력이 감소했다고 봐야 할까? 그렇지 않다. 킬 랭킹에서만 보이지 않을 뿐 전체적인 킬은 상단보다 중단에서 더 많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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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별 리그에서 한 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들의 킬과 어시스트 기록을 살펴보면 킬의 총합과 평균에서 미드 라이너들이 앞서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시스트도 마찬가지다. 미드 라이너들이 평균적으로 6개의 어시스트를 더 챙겼다. 킬 관여에 있어 미드 라이너들의 영향력은 여전히 높다.
다만 미드 라이너들이 킬 랭킹에 오르지 못한 이유는 상단에 등장한 '포식자' 다리우스 때문이다. 다리우스는 최근 일주일 북미와 한국의 솔로 랭크에서 독보적으로 금지 1위에 올라 있을 정도로 'OP(Over Powered) 챔피언'으로 꼽히고 있다. 이번 롤드컵에서도 엘리스와 함께 가장 많이 선택되며 높은 성능을 증명했다.
다리우스는 대상을 처치할 경우 재사용 대기 시간이 초기화되는 궁극기 '녹서스의 단두대'로 멀티 킬을 올리기에 특화된 챔피언이다. 지난 5일(한국 시간) 클라우드 나인(이하 C9)과 프나틱의 경기에서 C9의 톱 라이너 '볼스' 안 레가 다리우스로 대회 첫 펜타킬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리우스의 존재감은 킬 랭킹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실제로 톱10에 이름을 올린 3명의 톱 라이너 SK텔레콤 T1의 '마린' 장경환과 KT 롤스터의 '썸데이' 김찬호, KOO 타이거즈의 '스멥' 송경호도 다리우스 덕을 톡톡히 봤다. 세 선수는 조별 리그에서 다리우스를 즐겨 사용했고 높은 킬 수를 올렸다. 김찬호는 두 경기에서 17킬을 올렸고, 송경호는 세 경기에서 22킬을 올렸다. 다리우스가 없었다면 이 선수들의 킬 랭킹은 좀 더 아래 쪽에 위치하고 있었을 것이다.
킬 랭킹엔 등장하지 않았지만 각 팀의 중단을 맡고 있는 선수들은 모두 제 역할을 충실히수행하고 있다. 다만 그 역할이 적 원거리 딜러를 '순간 삭제'시키는 역할에서 아군 원거리 딜러를 보조하는 것으로 바뀌었고, 다리우스라는 포식자의 등장으로 인해 상위 랭크를 톱 라이너들에게 넘겨줬을 뿐이다.
미드 라이너들을 의심하지 말자. 그들은 여전히 경기의 승패를 좌우하는 캐리의 주역이다.
이윤지 수습 기자 (ks58yj@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