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라운드를 마치고 SK텔레콤은 무모한 실험에 들어갔다. IEM 월드 챔피언십에 한국 대표 자격으로 출전하는 SK텔레콤은 정글러 '벵기' 배성웅을 아예 동행하지 않고 백업 멤버였던 '블랭크' 강선구를 데리고 갔다. 1라운드에서 강선구는 SK텔레콤의 패배 원인으로 지목될 정도로 성적이 좋지 않았다. 세트 기준으로 1승4패를 기록했고 1승도 거의 존재감이 없었다. 그나마 팀이 5승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도 '벵기' 배성웅의 노련미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 이유였다.
IEM 월드 챔피언십은 SK텔레콤에게 엄청난 보상을 가져다줬다. 내로라하는 팀들을 만나 한 세트도 패하지 않으면서 무실 세트 우승을 달성했다. 2015년 월드 챔피언십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은 이상혁, 배준식, 이재완은 그렇다 치더라도 '듀크' 이호성과 '블랭크' 강선구에게는 세계 무대에서 통한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진에어 그린윙스와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는 과정에서도 SK텔레콤은 순탄치 않았다. 1세트에서 승리했고 2세트에서도 킬 스코어 차이를 벌리면서 앞서 갔지만 진에어 특유의 늘어지는 운영에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역전패를 당했다. 3, 4세트에서도 진에어의 지연 운영 능력에 휘둘릴 뻔했지만 집중력을 발휘한 덕에 승리했다.
하루 뒤인 16일 SK텔레콤은 최대 난적인 kt 롤스터를 상대했다. 2015년 이후 한 번도 SK텔레콤을 이기지 못해 트라우마에 빠져 있던 kt는 2라운드 맞대결에서 2대0으로 SK텔레콤을 잡아내면서 기세가 올랐던 상황이었다. 게다가 SK텔레콤은 하루 전에 준플레이오프에서 네 경기를 치르면서 패를 모두 보여주기도 했다. SK텔레콤은 특유의 자신감으로 밀어붙였다. 1세트는 추격을 허용하긴 했지만 승리를 지켜냈고 2, 3세트는 무난히 승리하면서 완승을 거두고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최병훈 SK텔레콤 감독은 "1라운드가 끝날 때까지만 하더라도 우리 팀이 스프링 시즌 결승에 갈 것이라고는 누구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해냈고 우승까지 내달려보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