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의 e스포츠 상설 경기장은 2006년부터 e스포츠 경기 시설로 쓰였습니다. 제2기 한국e스포츠협회가 꾸려지면서 e스포츠용 경기장 사업을 추진했고 아이파크몰 운영 업체인 현대역사와 제휴를 맺으면서 새 경기장을 마련했습니다. 초창기에는 방송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서 아마추어 대회가 주로 열렸습니다. 그러던 중 OGN(당시 온게임넷)이 협회와 경기장 사용 시설 계약을 맺은 뒤 방송 시설과 조명 장치 등 시설 투자를 했고 공식 경기장으로 썼습니다.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가 한창 인기를 끌 때여서 프로리그를 비롯해 스타리그 등 수많은 대회들이 열렸죠. 서든어택, 카트라이더, 스페셜포스, 던전앤파이터 등 당대에 인기를 끌었던 종목들의 e스포츠 대회도 열렸고 홍진호의 은퇴식도 진행된 적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리그 오브 레전드, 하스스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등의 리그도 개최됐죠. OGN의 각종 방송 프로그램들도 제작됐습니다. e스포츠 경기장이기도 하지만 OGN의 여러 방송들을 위한 녹화 스튜디오이기도 했지요.

메인 무대입니다. 왼쪽과 오른쪽에 마련된 개인 부스에는 엄청나게 많은 선수들이 들어가서 경기를 치렀죠. 가운데에 위치한 중계석에서는 그들의 플레이를 팬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캐스터와 해설진들이 목청 높여 상황을 전달했죠.

텅 비어 있는 선수 대기실입니다. 경기를 치르기 전에 현장에 도착한 선수들이 순서를 기다리며 손을 풀거나 다른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본 곳이지요.

5명 이상 팀을 꾸려야 하는 종목들이 늘어나면서 특별히 설치된 경기 부스입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필두로, 스페셜포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종목의 선수들이 이 곳에서 경기를 치렀죠.


현장 관람객들에게 가장 익숙한 장소죠. 팬들을 위한 자리인 관람석입니다.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웃고 울면서 희로애락을 느꼈던 바로 그 곳입니다. 불편하지만 익숙해졌던(?) 플라스틱 의자와도 이별이네요.


e스포츠 상설 경기장은 팬들에게만 익숙한 곳은 아닙니다. 기자들, 방송 스태프들에게도 특별한 추억들이 많은 장소인데요. '통제구역'이라고 쓰여진 곳으로 들어가면 기자실과 부조정실 등이 있습니다. 큰 경기가 있을 때면 서서 관전하시던 팬들을 밀치고 들어가면서 죄송함을 느꼈던 곳이기도 합니다.

선수들에게는 이 곳도 익숙할 겁니다. 사진 찍을 장소가 마땅치 않아 사진 기자들이 고민 끝에 찾아낸 곳입니다. 용산 경기장에서 찍은 인터뷰 사진들 대부분의 배경이 회색인 이유이기도 하죠.


팬들에게 익숙한 곳이 또 있지요. 경기장으로 들어가는 정식 입구와 보조 경기장 바로 앞입니다. 추운 겨울 경기장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면서 발을 동동 구르며 팬들이 기다리던 장소죠. 경기가 끝나면 선수들과 팬들이 오손도손 모여 팬미팅을 진행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이제 그 모습도 추억으로 남겨야 하겠네요.

용산 경기장의 입구입니다. 유료 관람 문화가 정착된 이후에는 발권기가 놓여졌던 장소이지요. 이전에는 경기를 보기 위해 아이파크몰이 문을 여는 시간부터 팬들이 입장해서 기다렸던 줄의 시작 지점이기도 했죠.
용산 e스포츠 시대여, 안녕.
글=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사진=박운성 기자 (phot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