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NG 'mlxg' 리우시유…'중체정'을 넘어 '세체정'으로
MSI 풀리그에서 1위를 차지한 팀은 로열클럽 네버 기브업(이하 RNG)이다. 대회 개최지 소속 팀이기 때문에 홈 코트 어드밴티지가 있다고는 하지만 RNG의 경기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모든 포지션에서 안정적인 기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 RNG는 특히 미드 라이너와 정글러의 케미스트리가 돋보인다.
리우시유의 데이터를 보면 93개의 어시스트가 눈에 띈다. 정글러가 아무리 전투에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더라도 평균 9.3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이번 MSI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서포터 가운데 가장 많은 어시스트를 낸 'Aphromoo' 자케리 블랙이 116개, 'Mata' 조세형이 112개를 기록한 것을 보면 리우시유는 또 하나의 서포터라고 불러도 부족한 점이 없다. 최근 정글러들이 공격적인 챔피언인 그레이브즈, 니달리, 킨드레드 등을 자주 쓰고 있기에 공포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리우시유의 장기는 미드 라이너와 동반해 초반 분위기를 주도한다는 점이다. 'Xiaohu' 리유안하오가 라인을 지키고 있을 때 1차 정글 사냥을 마치고 개입해 확실하게 킬을 내면서 초반 분위기를 장악하는 플레이가 일품이다.

◆CLG 'Stixxay' 트레버 헤이예스…톱5는 괜히 들어가나
카운터 로직 게이밍(이하 CLG)는 이번 MSI에서 원거리 딜러의 실력 하나는 끝내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팬들 사이에서도 CLG가 선전하는 과정에서 가장 돋보인 선수를 꼽으라면 'Stixxay'라고 입을 모은다. 7승3패라는 성적을 거두는 동안 다른 선수들은 기복이 있었지만 'Stixxay' 트레버 헤이예스는 꾸준했다.
헤이예스는 72킬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그 어느 선수들보다도 많은 킬을 기록했다. 2위인 RNG의 원거리 딜러 'wuxx' 왕쳉보다 무려 20킬이나 더 많다. 이유는 간단하다. 헤이예스에게는 멀티킬이 너무나 쉬웠기 때문이다.
MSI 첫 경기인 RNG와의 대결에서 헤이예스는 쿼드라킬을 두 번이나 기록했다. 동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지만 화력 자체도 가공할 만했다. 이후 헤이예스는 두 자리 킬을 낸 경기를 세 번 더 만들어내면서 킬 장인의 자리를 차지했다.
헤이예스의 활약은 풀리그에서 포지션별로 가장 빼어난 선수를 뽑는 올 토너먼트 팀에서 원거리 딜러 부분 1위를 차지했다는 지표로도 드러났다.

◆플래시 울브즈 'Swordart' 후슈오지에…알리스타 공포증을 선사하다
플래시 울브즈의 서포터 'Swordart' 후슈오지에는 이번 MSI를 통해 알리스타 달인으로 거듭났다. 이번 대회에서 5번 이상 쓰인 챔피언 가운데 알리스타는 8승1패로 가장 높은 승률을 기록했는데 그 중에 4승을 만들어낸 선수가 'Swordart' 후슈오지에다.
RNG의 서포터 'mata' 조세형도 알리스타를 잘 쓰기로 유명하지만 플레이 스타일은 상당히 다르다. 조세형이 동료들과 함께 있다가 순식간에 점멸과 분쇄로 상대를 공중에 띄우면서 싸움을 여는 이니시에이터 역할을 하는 반면 후슈오지에는 상대 정글 지역에 매복해 있으면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후슈오지에의 알리스타가 보여준 진면목은 SK텔레콤과의 1차전에서 드러났다. 하단 2차 포탑까지 밀어내자 후슈오지에는 SK텔레콤의 레드 버프 지역에 매복하기 시작했다. 근처에 와드를 매설해 놓은 뒤 SK텔레콤 선수들이 지나갈 때마다 깜짝 등장해서 공중에 띄운 뒤 동료들에게 어시스트를 해주는 장면은 상대에게 정신적 스트레스를 가중시켰고 플래시 울브즈의 낙승으로 이어졌다. 2차전에서도 알리스타를 고른 후슈오지에는 SK텔레콤의 시야에 보이지 않는 것만으로도 공포심을 만들어내기에 충분했다.

◆SK텔레콤 '듀크' 이호성…안정감은 세계 1위
SK텔레콤 T1이 4강에 들 수 있었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듀크' 이호성이 갖고 있는 안정감 덕분이다. 4연패를 당하면서 팀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이호성은 톱 라이너로서 가져야 하는 덕목을 가장 충실하게 지켜냈다.
톱 라이너가 탱커 역할을 해야 하는 이번 대회에 메타에서 이호성은 가장 적게 죽은 톱 라이너 1위에 올랐다. 이호성은 10 경기를 치르는 동안 14번밖에 잡히지 않았다. 경기당 1.4회의 데스는 플래시 울브즈의 미드 라이너 'Maple' 후앙이탕, RNG의 정글러 'Mlxg' 리우시유와 함께 동반 1위다.
이호성은 MSI 풀리그를 치르는 동안 에코를 5번, 뽀삐를 3번, 마오카이를 두 번 플레이했다. 세 챔피언 모두 현재 버전에서 톱 라이너들이 선호하는 챔피언으로, 초반에는 탱커, 후반에는 딜러로 활약하기에 최적화되어 있다. 아무리 그렇다손 치더라도 톱 라이너들 중에 가장 적은 데스를 기록했다는 점은 이호성이 안전판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는 점이다. RNG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할 때에도 50분 이후에 벌어진 두 번의 교전에서 이호성이 정확한 순간이동 사용을 통해 맷집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면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