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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기획] kt 스포츠단 임종택 단장 "직접 페이스북을 하는 이유? 책임감 있는 소통"

[창간 기획] kt 스포츠단 임종택 단장 "직접 페이스북을 하는 이유? 책임감 있는 소통"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축구팀의 감독이었던 알렉스 퍼거슨 경은 SNS(사회 관계망 서비스)에 대해 "인생의 낭비다"라고 말했다. 퍼거슨 감독이 SNS에 대해 혹평한 이유는 다른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사적으로 활용하다가 실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말 한 마디에 따라 여론을 좌우할 수 있는 사람들이 고민하지 않은 글을 올리고 사회 전반적으로 퍼져 나가면서 부작용이 발생할 것을 염려하는 퍼거슨의 고민이 담긴 평가였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SNS는 소통의 수단이다.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알리고 싶을 때,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알고 싶을 때 이용하는 매개체다.

e스포츠 분야에서 SNS는 게이머 또는 게임단이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온라인을 통해 시작한 e스포츠는 팬부터 온라인 매개체에 대한 거부감이 적기 때문에 SNS를 통해 소식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소중한 창구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프로게임단들은 공식 SNS 계정을 보유하고 있고 담당자를 선임해서 운영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팀은 kt 롤스터다. 스포츠단을 맡고 있는 임종택 단장이 직접 SNS를 통해 팀 소식을 알린다. 본인이 팀 계정을 관리하지는 않지만 개인 계정을 통해 팬들과 직접 소통에 나선다. 선수단을 방문하면 선수들과 사진을 찍고 직접 멘트를 달아서 올리고 중요한 경기가 있을 때면 '당근'을 제시하면서 사기를 끌어 올리기도 한다.

임종택 단장은 왜 SNS를 시작했을까. 데일리e스포츠가 만나봤다(물론 이 인터뷰를 진행했다는 사실도 임 단장의 페이스북에 올라갔다).

[창간 기획] kt 스포츠단 임종택 단장 "직접 페이스북을 하는 이유? 책임감 있는 소통"

◆SNS는 효과적인 소통 수단
kt 스포츠단에서 임종택 단장이 맡고 있는 분야는 다양하다. 가장 규모가 큰 종목은 애석하게도 e스포츠가 아닌 프로 농구다. 부산에 연고를 두고 있는 kt 소닉붐 프로 농구단을 중심으로 프로게임단인 롤스터와 아마추어 종목인 사격, 하키의 책임자가 임 단장이다. kt 스포츠단 안에서는 멀티 스포츠라고 부른다. 신경 쓸 종목이 많다 보니 기존의 홍보 방식을 따르다 보면 발빠르게 소식을 전하기 어려웠다. 고민하던 중에 임 단장은 직접 SNS를 하기로 했다.

2015년 1월27일 kt 스포츠단 단장으로 부임한 임 단장은 10개월 가까이 기존 방식을 따랐다. 각 팀들의 소식을 보고 받고 보도 자료가 나가는 것을 확인하고 여러 매체에 기사가 나가는 것을 확인하는, 일상적인 방식이었다.

"여러 매체에 보도 자료를 보내는 것이 기존 홍보 방식이었죠. 보도 자료를 내고 소식에 가치가 있다고 매체가 판단하면 기사로 작성하고 신문, 방송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해지는 것이 고전적인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몇 명 되지 않는 인원으로 다종목을 꾸리다 보니 한계가 보이더군요. 그래서 페이스북에 제 계정을 만들었고 직접 소통하기 시작했죠."

10월에 페이스북 계정을 만든 임 단장은 방문하는 곳마다 소식을 올리기 시작했다. 농구단을 챙기기 위해 부산에 내려가면 직접 선수들의 사진을 찍어서 올렸다. 부상 당한 선수들의 병문안을 위해 병원에 갔을 때에도 사진을 올리면서 근황을 전했고 FA 선수들과 계약을 완료했다는 소식도 사진을 통해 간접적으로 알렸다.

"팀과 관련된 소식들을 SNS로 전하다 보니 다른 팀 관계자들과도 연락이 닿더라고요. 창원 LG 세이커스 김완태 단장과의 페이스북 입담 대결이 벌어졌죠. LG가 KBL 5,000 번째 경기를 치르는데 우리 팀과 대결하더라고요. 제가 이기고 나서 부산 자갈치에서 술을 사고 싶다고 글을 남겼는데 김 단장이 받아치면서 재미있는 스토리가 만들어졌어요. 그 때 SNS의 파급 효과를 느꼈죠."

농구에서 성공 사례를 만든 임 단장은 온라인 스포츠의 본류인 프로게임단에도 같은 방식을 접목시켰다. 프로게임단 소식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시작한 것. 기사를 링크하면서 팀 소식을 전하는 것을 시작으로 게임단을 방문했을 때에는 직접 선수들의 모습을 촬영해 올리고 회식이나 워크숍에서는 뒷 이야기까지 속속 알려주면서 e스포츠 팬들과도 소통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농구 팬들이 대부분이었던 임 단장의 페이스북 친구는 누가 봐도 e스포츠 팬인 사람들이 늘기 시작했다. 1020 세대의 젊은이들은 물론, 외국 팬들도 친구 신청을 해왔다.

"e스포츠의 파괴력을 실감했죠.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종목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글로벌 파괴력도 대단했어요. 외국어로 이름이 적혀 있는 분들로부터 친구 요청이 들어오는데 솔직히 놀랐죠. 차세대 스포츠로 각광 받는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창간 기획] kt 스포츠단 임종택 단장 "직접 페이스북을 하는 이유? 책임감 있는 소통"

◆스스로, 공식, 긍정
임종택 단장은 SNS로 소식을 전할 때 지켜야 하는 원칙을 정해 놓았다. 본인 계정으로 운영하는 만큼 직접 소식을 전해야 한다는 것과 공식적으로 확인된 팩트만을 전달할 것, 다른 팀들과 상생할 수 있는 내용을 전한다는 것이다.

"SNS 운영을 하겠다고 나섰을 때 제1의 원칙은 제가 스스로 올리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현장에 직접 가서 선수들을 직접 만나면서 찍은 사진들과 나눈 이야기들로 채워야만 믿음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kt 스포츠단 단장이라는 직책을 맡고 있는 사람이 운영하는 공식 페이스북이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아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개인적인 생각을 전달하려다 보면 단장이라는 직책과 부딪히는 경우도 있기에 임 단장은 가급적이면 공식적으로, 확정된 사항을 전달하려 한다.

"SNS는 사생활을 기반으로 사람을 연결하는 매개체입니다만 kt 스포츠단의 단장 자격으로 SNS를 시작했기 때문에 제 개인 생활이나 개인적인 생각을 올릴 생각은 없습니다. 초기에 몇 번 개인적인 생각을 피력한 적이 있지만 운영 취지와 맞지 않아서 지운 적도 있어요."

마지막 운영 원칙은 긍정적인 내용을 전달한다는 것이다. LG 세이커스 김완태 단장과의 에피소드가 대표적이다. 물고 뜯기 위해 SNS를 쓰는 사람들이 많지만 팀의 홍보와 업계의 진흥을 목표로 하고 있기에 때문에 대상이 되는 사람 또는 조직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글을 올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좋은 일만 전해도 모자란 세상이잖아요.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재미있는 이슈를 만들어내는 쪽으로 노력하고 있어요."

[창간 기획] kt 스포츠단 임종택 단장 "직접 페이스북을 하는 이유? 책임감 있는 소통"

◆e스포츠 부흥 위한 아이디어 모읍니다
임 단장은 평소에 SNS를 통해 팬들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한다. 시즌이 한창 진행되고 있을 때에도 글을 올려 비시즌에는 어떤 이벤트를 하면 좋을지 아이디어를 수집한다. 이를 바탕으로 비시즌에도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이벤트를 기획하고 추진한다. 그 덕분에 kt 농구단은 비약적으로 팬이 늘었다.

"팬이 없는 프로 스포츠는 허망합니다. 커다란 농구장에 팬들이 한 명도 없다고 생각해보세요. 운동 선수들이 가장 싫어하는 경기는 지는 경기가 아니라 팬이 없는 경기일 것입니다."

임 단장은 프로게임단인 kt 롤스터를 위한 이벤트 제안도 조만간 진행할 계획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시즌과 프로리그 3라운드가 한창 진행되고 있긴 하지만 사무국 입장에서는 차기 시즌 구상도 서서히 해야 하는 타이밍이다.

"1년 조금 넘게 e스포츠 업계를 들여다 보고 있는데 기존 프로 스포츠를 따라가고는 있지만 팬 서비스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더라고요. 1년 농사를 정리하는 자리에 팬들이 빠지는 경우도 있고요. 팬들이 원하는 이벤트를 만들 수 있도록 브레인 스토밍을 할 계획인데 팬들도 동참해주시기 바랍니다. 물론 SNS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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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게임단 자생력 높여야
kt 롤스터 프로게임단은 2014년 말 큰 위기를 맞았다.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의 첫 우승이었던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우승을 이끌었던 선수들이 중국으로 떠나면서 인원 공백이 생겼던 것. 2015 시즌 스프링에서 고전했던 것도 그 때문이다.

"요즘 외국에서 큰 손들이 움직인다는 보도가 자주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이 저인망식으로 한국 선수들을 끌어 모으는 것은 저희도 체감한 바 있고 북미에서는 셀리브리티들이 직접 e스포츠 게임단을 꾸리고 있고 유럽에서는 축구 클럽 중심으로 e스포츠팀을 운영하려는 움직임이 있죠. 한국도 변화에 대비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농구단을 운영하고 있는 임 단장은 기존 프로 스포츠와 e스포츠의 차이점을 현격하게 느끼고 있다. 프로 스포츠를 움직이는 두 축은 중계권 수입과 경기장 운영인데, e스포츠는 두 축 모두 게임단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중계권은 게임사에 있고 경기장은 방송사가 직접 운영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e스포츠 콘텐츠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게임단에 직접적인 이익이 되는 상품으로 만들어내기가 어렵습니다. 스트리밍과 협찬으로 이어지기는 하지만 직접 마케팅 포인트로 이어가기가 쉽지 않죠."

현황도 그리 좋지 않다. 한국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선수들에게는 매년 외국 팀으로부터 러브콜이 들어오고 있고 선수들은 국방의 의무를 완수해야 한다는 마지노선이 있기에 유혹을 거절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해마다 연봉이 높아지고 있어 게임단을 유지하는 기업에게는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성장하는 산업은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윤을 창출하고 산업에 재투자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면 자연스레 파이가 커지죠. 한국의 e스포츠 산업은 심각하게 되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성장하고 있지만 되려 악순환이 되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죠."

임종택 단장은 한국e스포츠협회와 소속 게임단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게임단들의 모임인 협회가 게임사나 방송사와 대등할 정도의 파워를 가져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마케팅 조직을 만들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 수익이 게임단으로 돌아가서 훌륭한 선수들을 보호하고 나아가 신인 육성을 통해 발전해야만 기반이 닦인다는 의미다.

"SNS를 하면서 한국 e스포츠에 관심을 갖고 있는 세계인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들에게 한국 e스포츠가 더욱 강한 임팩트를 주기 위해서는 자생력을 보유해야 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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